대한항공 조현아 보직 사퇴, 부사장직-계열사 대표이사직 유지…무늬만 사퇴?
동아닷컴
입력 2014-12-10 08:31 수정 2014-12-10 08:31
조현아 보직 사퇴. 사진=동아일보 DB
조현아 보직 사퇴
견과류 서비스 방식이 규정에 맞지 않는다며 항공기를 되돌려 승무원을 내리게 해 구설에 오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40·사진)이 9일 대한항공의 모든 보직에서 사퇴했다. 하지만 부사장 직위와 계열사 대표이사직은 그대로 유지해 ‘무늬만 사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9일 파리 출장을 마친 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곧바로 공항에서 임원회의를 열어 큰딸인 조현아 부사장의 보직 사퇴를 결정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현아 부사장은 임원회의에서 “본의 아니게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고객 및 국민 여러분에게 죄송스러우며 저로 인해 상처를 입으신 분이 있다면 너그러운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조현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부터 대한항공 기내서비스 및 호텔사업부문 총괄 부사장으로 기내식기판사업본부 본부장, 호텔사업본부 본부장, 객실승무본부 본부장을 겸임해 왔다. 이번 논란으로 조현아 부사장은 본부장 직책에서 모두 물러났지만 부사장 직위와 대한항공 등기이사, 칼(KAL)호텔네트워크,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은 유지해 ‘반쪽 사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임원회의에 앞서 조양호 회장은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현아 부사장이) 업무 수행 중이었지만 고객들에게 불편을 끼쳐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모든 과정을 조사한 뒤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조현아 부사장의 보직 사퇴 배경은 대한항공 측 사과문 발표에도 불구, 비난 여론이 오히려 확산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8일 밤만 해도 회사 명의의 보도 자료를 통해 “승무원(사무장)이 규정과 절차를 무시했고, 매뉴얼 사용법조차 모른 채 변명과 거짓으로 둘러댔으며, 이에 대한 지적은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일의 잘못을 승무원에게 돌리는 해명으로 오히려 화를 키웠다.
9일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대한항공은 제대로 사과하고 책임져라’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책임은 조현아 부사장이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토교통부도 인천공항의 대한항공 사무실을 찾아 조사를 지속했다.
인터넷에는 조현아 부사장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이어진다. ‘조현아 부사장이 술에 취해 있었다’,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대응논리를 담은 메일을 보냈다’는 등의 추가 의혹도 나온다. 또 조현아 부사장이 비행기에서 강제로 내리게 한 사무장이 회사로부터 비행정지 처분을 받았다는 미확인 보도도 나왔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모두 부인했다. 대한항공은 특히 사무장의 비행정지 처분설에 대해 “절대 아니다. 지위는 변함없으며 해당 사무장이 4주 병가를 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종일 조종사 노조 홈페이지가 접속이 되지 않으면서 디도스 공격설도 나오고 있다.
한편 “10일 서울서부지검에 조현아 부사장을 고발할 것”이라고 한 참여연대는 “사퇴와 관계없이 그대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조현아 보직 사퇴. 사진=동아일보 DB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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