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우리銀 경영권 매각, 2015년으로 넘어갈듯
유재동기자
입력 2014-11-15 03:00 수정 2014-11-15 03:00
정부 “무리해서 팔 생각 없다”… 교보생명에 넘기면 특혜 논란 우려
中 ‘안방보험’에 팔면 각계 반발 부담… 둘 중 한곳만 빠져도 입찰효력 잃어
총자산 273조 원인 우리은행의 경영권 매각이 내년 이후로 연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관계자는 14일 “우리은행을 인수해 경영할 만큼 경쟁력을 갖춘 후보군이 나타나지 않았고 현재까지 인수 의사를 표시한 곳도 모두 결격 사유가 있다고 당국이 보는 것으로 안다”며 “결국 이번 입찰은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은행 매각은 정부(예금보험공사) 지분 30%를 한꺼번에 넘기는 경영권 매각과 18%를 희망자에게 나눠 파는 소수 지분 매각 등 ‘투트랙’으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이 중 소수 지분 매각은 연기금과 국내외 펀드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경영권 매각은 현재까지 교보생명과 중국의 안방(安邦)보험, 그리고 또 다른 중국계 자본 등 세 곳 정도만 참여 의사를 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매각은 이달 28일 입찰이 마감된다.
문제는 지금까지 인수 의사를 보인 곳들이 국내 금융계의 현실과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할 때 인수 후보로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점이다. 교보생명은 신창재 회장이 지분 34%를 갖고 있는 최대 주주라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만약 교보생명이 우리은행의 경영권을 가져가면 우리은행은 개인 대주주가 ‘오너십’을 행사하는 사상 첫 은행이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산분리 규제에 따라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도 인정하지 않는 마당에 개인에게 은행을 넘기면 엄청난 특혜 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18일 이사회를 열고 우리은행 인수전 참여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저성장·저금리로 은행 경영에 대한 회의론이 교보생명 내부에서도 나오는 가운데 금융당국마저 부정적인 신호를 준다면 이사회가 이날 인수 의사를 철회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덩샤오핑(鄧小平) 전 중국 최고지도자의 손녀사위가 경영을 맡고 있는 중국의 안방보험은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우리은행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중국 자본에 국내 은행을 넘기는 것에 대한 각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공식적으로는 외국 자본의 입찰 참여를 허용하고 있지만 실제 거대 시중은행의 경영권을 넘기려면 정치적인 부담이 크다. 결국 이들이 입찰에 참가한다 해도 당국이 어떤 식으로든 이유를 들며 후보 자격을 인정하지 않거나, 입찰자가 두 곳 이상 나오지 않아 ‘유효경쟁 불성립’으로 판이 깨질 가능성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크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도 “만약 지금 상태에서 새로운 인수 후보가 갑자기 부상하지만 않는다면 자연스레 경영권 매각은 내년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며 “무리해서 팔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우리은행 매각을 연기한다면 어느 정도 명분도 있다.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경남은행 광주은행 등 우리금융의 다른 계열사들을 모두 팔아버린 데다 이번에 우리은행 소수 지분까지 성공적으로 매각하면 “공적자금 회수를 할 만큼 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정권에서 우리금융그룹 전체를 한꺼번에 파는 ‘통매각’만 고집했다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것에 비하면 무시할 수 없는 성과라는 분석이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 경영권 매각이 이번에 안 된다는 것에는 대부분이 그럴 수밖에 없다고 공감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中 ‘안방보험’에 팔면 각계 반발 부담… 둘 중 한곳만 빠져도 입찰효력 잃어
총자산 273조 원인 우리은행의 경영권 매각이 내년 이후로 연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관계자는 14일 “우리은행을 인수해 경영할 만큼 경쟁력을 갖춘 후보군이 나타나지 않았고 현재까지 인수 의사를 표시한 곳도 모두 결격 사유가 있다고 당국이 보는 것으로 안다”며 “결국 이번 입찰은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은행 매각은 정부(예금보험공사) 지분 30%를 한꺼번에 넘기는 경영권 매각과 18%를 희망자에게 나눠 파는 소수 지분 매각 등 ‘투트랙’으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이 중 소수 지분 매각은 연기금과 국내외 펀드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경영권 매각은 현재까지 교보생명과 중국의 안방(安邦)보험, 그리고 또 다른 중국계 자본 등 세 곳 정도만 참여 의사를 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매각은 이달 28일 입찰이 마감된다.
문제는 지금까지 인수 의사를 보인 곳들이 국내 금융계의 현실과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할 때 인수 후보로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점이다. 교보생명은 신창재 회장이 지분 34%를 갖고 있는 최대 주주라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만약 교보생명이 우리은행의 경영권을 가져가면 우리은행은 개인 대주주가 ‘오너십’을 행사하는 사상 첫 은행이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산분리 규제에 따라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도 인정하지 않는 마당에 개인에게 은행을 넘기면 엄청난 특혜 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18일 이사회를 열고 우리은행 인수전 참여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저성장·저금리로 은행 경영에 대한 회의론이 교보생명 내부에서도 나오는 가운데 금융당국마저 부정적인 신호를 준다면 이사회가 이날 인수 의사를 철회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덩샤오핑(鄧小平) 전 중국 최고지도자의 손녀사위가 경영을 맡고 있는 중국의 안방보험은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우리은행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중국 자본에 국내 은행을 넘기는 것에 대한 각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공식적으로는 외국 자본의 입찰 참여를 허용하고 있지만 실제 거대 시중은행의 경영권을 넘기려면 정치적인 부담이 크다. 결국 이들이 입찰에 참가한다 해도 당국이 어떤 식으로든 이유를 들며 후보 자격을 인정하지 않거나, 입찰자가 두 곳 이상 나오지 않아 ‘유효경쟁 불성립’으로 판이 깨질 가능성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크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도 “만약 지금 상태에서 새로운 인수 후보가 갑자기 부상하지만 않는다면 자연스레 경영권 매각은 내년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며 “무리해서 팔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우리은행 매각을 연기한다면 어느 정도 명분도 있다.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경남은행 광주은행 등 우리금융의 다른 계열사들을 모두 팔아버린 데다 이번에 우리은행 소수 지분까지 성공적으로 매각하면 “공적자금 회수를 할 만큼 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정권에서 우리금융그룹 전체를 한꺼번에 파는 ‘통매각’만 고집했다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것에 비하면 무시할 수 없는 성과라는 분석이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 경영권 매각이 이번에 안 된다는 것에는 대부분이 그럴 수밖에 없다고 공감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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