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근절” 무색한 공기업 낙하산 행진

동아일보

입력 2014-02-24 03:00 수정 2014-02-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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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안전公-광물公-동서발전… 여권인사 줄줄이 사장-감사로

정부가 상반기에 ‘낙하산 인사 근절 대책’을 마련하기로 한 가운데 최근 정치권 인사들이 잇달아 공기업 기관장, 감사로 임명돼 정부의 공공부문 개혁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23일 홍표근 전 선진통일당 최고위원(61·여)을 상임감사위원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홍 신임 감사는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이 합당하면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여성본부장으로 활동했다. 공기업의 상임감사는 기획재정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기재부가 20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낙하산 인사 근절 대책을 만들겠다”고 밝혔지만 사흘 만에 여권 인사가 공기업 감사로 내정된 것이다.

또 이날 한국동서발전감사로는 2012년 대선에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에서 활동했던 강요식 씨(53)가 임명됐으며 21일에는 이상권 전 새누리당 의원(59)이 전기안전공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1월에는 대한석탄공사, 예금보험공사, 기술보증기금, 한국자산관리공사, 근로복지공단의 감사로 새누리당 출신들이 임명됐다. 이명박 대통령 때였던 2011년 대거 물갈이됐던 공기업 기관장, 감사들의 임기가 올해 만료될 예정이어서 낙하산 인사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의 ‘낙하산 인사 근절 대책’이 도입도 되기 전에 ‘헛구호’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정희 한국외국어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최근 공기업 인사를 보면 낙하산 인사 근절이 말잔치에 그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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