캬∼ 소리 줄겠네… 소주 18도 시대
동아일보
입력 2014-02-17 03:00 수정 2014-02-17 03:00
‘처음처럼’ 17일부터 1도 내려
‘참이슬’도 검토… 순한 전쟁 불붙어
업체 “소비자 부드러운 소주 원해”… 일각 “소비늘리기 꼼수 아니냐”
소주 도수, 어디까지 내려갈까.
한동안 잠잠했던 소주 업계의 ‘순한 소주’ 경쟁이 다시 불붙는 양상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주력 소주 ‘처음처럼’의 알코올 도수를 현재 19도에서 18도로 1도 내리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처음처럼의 도수 내리기는 2년 만이다. 18도짜리 처음처럼 제품은 17일 강원 지역에 우선 선보인 뒤 서울 등 수도권으로 출시 지역을 넓힐 예정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알코올 도수가 더 낮은 ‘처음처럼 쿨’(16.8도)이 이미 나와 있지만 주력제품의 도수를 18도까지 내린 건 업계 처음”이라고 말했다.
소주 점유율 1위인 하이트진로의 ‘참이슬’도 조만간 도수를 내릴 예정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 달 18도대의 참이슬 제품이 나올 예정”이라며 “정확한 도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원래 35도의 증류식 소주는 1965년 희석식 소주가 등장하면서 30도로 내려왔다. 1973년 도수를 5도 낮춘 뒤 20년 넘게 ‘25도 소주’ 시대를 유지했다. 1998년 업계 1위였던 진로(현 하이트진로)는 23도 참이슬을 내놓으며 도수 낮추기를 시도했고, 2001년(22도) 2004년(21도)에도 잇달아 도수를 낮췄다.
두산주류(2009년 롯데칠성음료가 인수)는 21도 소주가 주류였던 2006년 20도짜리 신제품 ‘처음처럼’을 내놓았다. 이 회사는 ‘목 넘김이 부드러운 소주’라는 콘셉트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5%대에 머물던 시장 점유율을 두 배로 끌어올렸다. 소주업계 관계자는 “당시 순한 신제품에 소비자들이 반응하자 참이슬도 20.1도로 바로 따라 내리며 도수 낮추기 경쟁에 불이 붙었다”고 말했다.
이후 소주 판매 1, 2위 구도를 갖춘 참이슬과 처음처럼은 2007년(19.5도) 2012년(19도)에도 경쟁적으로 도수를 낮춰 왔다.
이 같은 ‘도수 낮추기’ 경쟁은 순한 소주를 원하는 소비자의 계속된 욕구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소비자 조사를 하면 ‘부드럽고 순한’ 소주를 원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다”며 “특별한 신제품을 내놓기 어려운 소주 시장에서 소비자의 이목을 끌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소주 소비를 늘리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뒤따른다. 실제 20도, 19도 소주가 나온 2006년과 2012년에 전체 소주 출고량이 예년보다 높은 5% 내외의 증가세를 보였다. 취기를 올리려면 과거보다 더 많은 양을 마셔야 하는 탓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새 제품 출시에 맞춰 마케팅 및 영업 역량을 집중했기 때문”이라며 “도수가 낮아져 소주를 더 마시게 됐다는 건 오해”라고 말했다.
소주 도수 ‘하한선’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한 소주업체 관계자는 “소주 도수의 심리적 저항선이 점점 내려가고 있다”며 “10년 전만 해도 20도 이하 소주는 실패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으나 이제는 주력 제품을 17도대로도 낮출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낮은 도수의 주류와 경쟁을 벌여야 해 도수를 더 낮추긴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청주는 16도, 와인은 12도 내외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참이슬’도 검토… 순한 전쟁 불붙어
업체 “소비자 부드러운 소주 원해”… 일각 “소비늘리기 꼼수 아니냐”
소주 도수, 어디까지 내려갈까.
한동안 잠잠했던 소주 업계의 ‘순한 소주’ 경쟁이 다시 불붙는 양상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주력 소주 ‘처음처럼’의 알코올 도수를 현재 19도에서 18도로 1도 내리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처음처럼의 도수 내리기는 2년 만이다. 18도짜리 처음처럼 제품은 17일 강원 지역에 우선 선보인 뒤 서울 등 수도권으로 출시 지역을 넓힐 예정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알코올 도수가 더 낮은 ‘처음처럼 쿨’(16.8도)이 이미 나와 있지만 주력제품의 도수를 18도까지 내린 건 업계 처음”이라고 말했다.
소주 점유율 1위인 하이트진로의 ‘참이슬’도 조만간 도수를 내릴 예정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 달 18도대의 참이슬 제품이 나올 예정”이라며 “정확한 도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원래 35도의 증류식 소주는 1965년 희석식 소주가 등장하면서 30도로 내려왔다. 1973년 도수를 5도 낮춘 뒤 20년 넘게 ‘25도 소주’ 시대를 유지했다. 1998년 업계 1위였던 진로(현 하이트진로)는 23도 참이슬을 내놓으며 도수 낮추기를 시도했고, 2001년(22도) 2004년(21도)에도 잇달아 도수를 낮췄다.
두산주류(2009년 롯데칠성음료가 인수)는 21도 소주가 주류였던 2006년 20도짜리 신제품 ‘처음처럼’을 내놓았다. 이 회사는 ‘목 넘김이 부드러운 소주’라는 콘셉트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5%대에 머물던 시장 점유율을 두 배로 끌어올렸다. 소주업계 관계자는 “당시 순한 신제품에 소비자들이 반응하자 참이슬도 20.1도로 바로 따라 내리며 도수 낮추기 경쟁에 불이 붙었다”고 말했다.
이후 소주 판매 1, 2위 구도를 갖춘 참이슬과 처음처럼은 2007년(19.5도) 2012년(19도)에도 경쟁적으로 도수를 낮춰 왔다.
이 같은 ‘도수 낮추기’ 경쟁은 순한 소주를 원하는 소비자의 계속된 욕구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소비자 조사를 하면 ‘부드럽고 순한’ 소주를 원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다”며 “특별한 신제품을 내놓기 어려운 소주 시장에서 소비자의 이목을 끌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소주 소비를 늘리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뒤따른다. 실제 20도, 19도 소주가 나온 2006년과 2012년에 전체 소주 출고량이 예년보다 높은 5% 내외의 증가세를 보였다. 취기를 올리려면 과거보다 더 많은 양을 마셔야 하는 탓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새 제품 출시에 맞춰 마케팅 및 영업 역량을 집중했기 때문”이라며 “도수가 낮아져 소주를 더 마시게 됐다는 건 오해”라고 말했다.
소주 도수 ‘하한선’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한 소주업체 관계자는 “소주 도수의 심리적 저항선이 점점 내려가고 있다”며 “10년 전만 해도 20도 이하 소주는 실패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으나 이제는 주력 제품을 17도대로도 낮출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낮은 도수의 주류와 경쟁을 벌여야 해 도수를 더 낮추긴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청주는 16도, 와인은 12도 내외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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