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경영진 ‘글로벌 DNA’가 해외진출 성패 가른다

동아일보

입력 2014-02-13 03:00 수정 2014-02-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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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시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 글로벌 시장을 노려라.” 한국 중견기업들과 중소기업들이 언론과 학계 전문가로부터 지겹게 듣는 말이다. 하지만 해외시장 공략이 그리 말처럼 쉽지 않다. 창업 초기부터 해외에서 척척 매출을 올리는 기업도 있지만 그건 소수다. 중소기업 대부분은 국내에서 잘 팔리는 물건과 서비스를 들고 야심만만하게 해외에 진출했다가 투자금은 날리고 아픈 상처만 입고 돌아온다. 국제화에 성공한 기업과 그러지 못한 기업, 이 둘의 운명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얼까.

플로리다주립대와 미시간주립대 공동 연구팀은 기업, 특히 신생 중소기업들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살펴봤다. 연구팀은 900여 개의 중소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해외 진출에 성공한 젊은 중소업체들은 무엇보다도 경영진의 국제화에 대한 욕구가 왕성했다. 또 신시장 진출에 대한 비전, 진출 방안, 그리고 이를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기업가적 역량 등 혁신적 기업문화가 자리 잡고 있었다. 해외 마케팅 전략 수립과 시장분석에 자본이나 인력을 아낌없이 투자한다는 공통점도 있었다. 이에 비해 기술력이나 인적·물적 자원의 보유 여부 등 기업의 외형적 경쟁력은 해외 진출 성공 여부와 연관성이 떨어졌다.

다시 말해 국제화를 잘 이뤄낸 기업들은 창립 당시부터 해외 진출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국제화 전략을 추진했다. 이는 물적, 인적 자원이 아니라 경영진의 열망과 역량 덕분에 가능했다. 해외 진출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건 경영자 개인의 비전과 능력임이 밝혀졌다.

바꿔 말하면 대기업이라고 해외 진출을 잘하고 중소기업이라고 어려운 게 아니라는 뜻이다.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벤처기업이라도 해외시장에서도 통할 상품과 서비스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탐구하는 혁신적 기업문화를 만들고 이를 정착시키면 승산이 있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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