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도요타 대형세단 ‘아발론’ 타보니… 조용하게 빠르다

동아일보

입력 2014-02-11 03:00 수정 2014-02-11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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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높여도 엔진소리 작고… 묵직한 느낌의 스티어링휠
물위를 미끄러지는 것 같아… 장거리 운전해도 피로 덜해


“누가 일본 차 아니랄까봐. 소음 작은 것 좀 봐.”

서울을 벗어나 본격적으로 속도를 올리기 시작하자 조수석에 앉은 지인은 불만 아닌 불만을 쏟아냈다. 엔진에서 나는 소리가 작아 드라이빙의 재미가 떨어진다는 이야기였다. 지난달 기자가 시승한 도요타 대형 세단 ‘아발론’(사진)의 첫인상은 고요함이었다. 고대 켈트 신화의 아서왕이 전투를 치른 뒤 상처를 치유하러 간 낙원에서 이름을 따왔다는 설명이 이해되는 대목이었다. 실제로 아발론은 주행 내내 안정적인 승차감을 유지했다.

지난해 10월 국내에 선보인 아발론은 한국토요타자동차가 꺼내놓은 ‘비장의 카드’다. 아발론은 1995년 1세대 모델이 출시된 이후 세계적으로 110만 대 이상이 판매된 모델. 2009년 도요타가 한국에 진출한 이후 내놓은 세단 중 가장 고급 차량이기도 하다. 나카바야시 히사오(中林尙夫) 전 한국토요타자동차 사장은 지난해 출시 행사 당시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와 경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V6 3.5L급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아발론은 퍼포먼스 면에서는 역동성을 뽐냈다. 아발론의 최고출력은 277마력, 최대토크는 35.3kg·m 수준이다. 속도가 높아질수록 무게중심이 아래로 쏠리는 느낌이 드는 것이 마치 수면 위를 미끄러지는 듯한 느낌을 줬다. 묵직한 느낌을 주는 스티어링휠 또한 주행 시 안정감을 더했다.

널찍한 실내공간도 만족도를 높였다. 4세대 신형 아발론은 이전 모델에 비해 좌석을 뒤로 10mm, 위로 10mm 더 움직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운전석을 끝까지 뒤로 밀자 무릎 위 스티어링휠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공간에 여유가 있었다. 장거리 운전 중 차를 휴게소에 대놓고 잠시 휴식을 취하기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운전석에 장착된 4방향 조절 가능한 요추받침대는 야간운전 특유의 피로감을 덜어주는 역할을 했다.

외관 디자인 측면에서는 대형 세단에서 보기 어려운 날렵한 라인이 인상적이었다. 널찍한 대형 세단의 내부공간과는 대조적으로 차량 외관은 마치 중형 세단을 연상케 하듯 매끄러운 느낌이었다. 더욱 커진 전면부 그릴은 대형 세단의 자존심을 잃지 않으려는 듯한 인상을 줬다.

가격은 신형 제네시스의 최저가 모델(3.3L급 모던 트림 4660만 원)에 비해 다소 높은 4940만 원.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국내 대형 세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겠다”던 포부대로 한국토요타자동차가 과연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을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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