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카지노 국내진출 쉬워져

동아일보

입력 2014-02-04 03:00 수정 2014-02-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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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기준완화… 일각 특혜 우려
종합병원 용지에 호텔 건립 허용… “큰 병원만을 위한 제도” 지적도


정부가 3일 내놓은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방안으로는 메디텔(의료관광 호텔업) 규제 완화와 복합리조트 사업 기반 마련이 눈에 띈다.

정부는 종합병원 용지 안에 의료관광객을 위한 숙박시설 설치를 허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관광진흥법 시행령을 개정해 메디텔을 허용한 데서 한발 더 나아가 도시계획시설에 종합의료시설로 묶인 종합병원에도 호텔을 세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부는 종합병원 메디텔 설치를 위해 올 상반기 ‘도시·군 계획시설 설치기준 규칙’을 개정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외국인 의료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종합병원 부대시설을 늘리는 것”이라며 “메디텔 확대로 환자 가족들이 병원 바로 옆에서 묵으며 관광을 즐길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숙박시설 면적은 병상 면적의 50% 이하로 제한하는 등의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대학병원 등 대형 병원은 외국인 환자 대상 마케팅이 수월해졌다며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면 병원업계 일각에선 ‘큰 병원만을 위한 제도’란 지적도 나온다. 한 중소병원 관계자는 “개별적으로 열심히 의료관광객 유치에 힘쓰던 중견 병원들이 대형 병원에 환자를 빼앗길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 기업의 국내 복합리조트 사업 심사기준도 완화한다. 복합리조트는 카지노를 중심으로 호텔 회의시설 쇼핑몰 등이 연계된 리조트를 말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현행 카지노 사전심사제를 공모제로 관련 법을 개정하면서 사업자의 신용등급 기준을 낮추기로 했다. 공모제를 도입하는 것은 투자하겠다는 업체 모두 심사하는 사전심사제로 인해 자격 요건이 안 맞는 투자자가 난립하자 공모를 통해 사업자들끼리 경쟁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지금까지는 ‘투자적격(BBB등급 이상)’ 이상 신용등급인 사업자에게만 사업 기회를 줬지만 앞으로는 이에 미달하더라도 종합적인 자금조달 능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허용할 계획이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적용된다. 문체부는 복합리조트를 통해 7조6000억 원의 생산효과와 5만4000명의 고용효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인도네시아 리포그룹과 미국 시저스엔터테인먼트의 합작사인 리포-시저스(LOCZ)코리아에 대한 심사를 벌이고 있다. 이 업체는 지난해 한 차례 부적합 판정을 받은 뒤 지난해 12월 심사를 다시 청구한 상황이다. 문체부는 이달까지 심사를 끝낼 방침이다. 하지만 개정을 앞둔 제도에 따라 카지노 허용을 결정하게 되면 특혜 시비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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