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신형 S클래스 “고속도로 달리는데 갑자기 핸들이…”
동아경제
입력 2014-01-01 08:00 수정 2014-01-02 09:58
“앗! 갑자기 핸들이 안 움직여…”
고속도로에서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바꾸려는데 갑자기 ‘두두둑!’ 하는 진동이 손바닥에 전해지더니 스티어링 휠이 움직이지 않았다. 차는 운전자의 의도를 완전히 무시하고 스스로 스티어링 휠을 조정해 반듯하게 직진했다. 순간 방향지시등을 켜자 비로소 스티어링 휠이 움직여 차선을 바꿀 수 있었다. 운전하는 내내 조금이라도 차선을 넘으면 여지없이 같은 동작이 반복됐다. 능동형차선이탈방지어시스트(Active Lane Keeping Assist)가 작동한 것이다.
지난달 국내에 출시된 메르세데스벤츠 신형 S클래스의 최첨단 안전장치 중 하나인 ALKA는 차에 부착된 카메라와 레이더가 주변의 자동차 및 차선을 감지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 운전자가 부주의나 실수로 차선을 넘으려고 하면 차가 스스로 알아서 사고에 대처한다. 점선의 경우는 넘으려는 차선에 차가 있어 사고위험이 있다면 바퀴에 제동을 걸어 차선 변경을 막고, 만약 차가 없다면 스티어링 휠에 진동을 보내 경고한 뒤 차선을 넘도록 허락한다. 하지만 점선이 아닌 실선일 경우엔 차의 유무에 상관없이 강력하게 제어해 차선을 넘지 못하게 한다. 이는 ‘사각지대정보시스템(Radar Blind Spot Information System)’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최첨단 안전장치다. 신형 S클래스는 이런 안전장치의 총 집합체로, 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안전장치를 대부분 장착했다고 보면 된다.
# 800km 달린 뒤 측정한 실제 연비 12.7km/ℓ
시승을 위해 S클래스 중에서 가장 연료효율이 좋은 S350 블루텍 롱(BlueTEC Long)을 타고 서울-속초를 왕복했다. 공인연비는 13.0km/ℓ(복합연비 기준). 이 차는 2987cc V형 6기통 디젤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58마력(3600rpm), 최대토크 63.2kg.m(1600~2400rpm)을 발휘한다. 엔진은 가벼운 알루미늄 소재와 연료를 정확히 분사하는 피에조 인젝터를 적용했다. 트랜스미션은 7단 G-트로닉 자동변속기를 맞물렸다. 변속이 빠르고 정교한 것이 장점이고, 급한 가감속에서는 기어의 단수를 뛰어넘어 변속되기도 해 운전자의 차량 통제력을 높여준다.
‘공차중량 2톤(2180kg)이 넘는 거함을 250마력짜리 6기통 엔진으로 움직이려면 좀 버겁지 않을까?’ 출발 전부터 이런 의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시동을 걸고 주차장을 빠져나와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꽉 막힌 서울 도심을 어렵게 빠져나왔다. 고속도로에 올라서기 전까지 도심을 19km가량 달리는데 약 1시간이 걸렸고, 연비는 9.9km/ℓ를 기록했다. 정차 시 시동이 꺼지는 스톱앤드스타트 기능 덕분에 도심 운전에서 연료를 아낄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번 시승에서 고속도로 7, 국도 및 도심 3의 비율로 약 800km를 달렸는데, 실제 연비는 12.7km/ℓ를 기록했다.
# “디젤엔진 맞아?” 정숙성 최고수준
짧은 도심 운전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가다 서다를 반복해도 실내에선 소음과 진동을 거의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조수석에 앉은 동승자는 디젤엔진이라는 설명을 듣기 전까지 “가솔린 엔진인줄 알았다”고 말할 정도로 조용했다.
고속도로에 올라서 차가 좀 뜸해진 틈을 타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았다. 순간 몸이 시트에 파묻히는가 싶더니 차가 쏜살같이 튀어나갔다. 정지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6.8초. 그러나 몸으로 느껴지는 가속은 더욱 빨랐다. 그렇다고 고속에서 불안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초고속 영역에 도달해서도 차는 안정적으로 나아갔다. 스티어링 휠의 느낌은 한 단계 아래인 E클래스보다 훨씬 묵직한 느낌이다. V6 엔진은 차를 충분히 제어할 정도로 힘이 넘쳤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국도에 들어섰다. 구불구불한 산간도로를 만나 브레이크를 거의 쓰지 않고 핸들링과 가속페달만을 이용해 코너링을 해도 무리 없이 차를 제어할 수 있었다. 강한 차체와 정교한 조향장치(Steering System) 덕분이다. 차체가 단단하면 비틀림 강도도 덩달아 높아져 코너링이 쉬워진다.
# 차의 전구 모두 없애고 LED로만 꾸민 최초의 자동차
신형 S클래스의 특별한 점은 차량에 쓰인 전구를 모두 없애고 발광다이오드(LED)로 꾸민 최초의 자동차라는 것이다. 차 1대에 500여개의 LED가 들어갔으며, 반영구적인 LED는 에너지를 적게 사용해 연료효율을 높여준다.
외관은 최근 출시되는 벤츠의 역동적인 디자인을 그대로 반영했다. 전면은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입체적인 크롬트림, 4개의 루브르가 조화를 이뤘다. 옆면은 아크형 루프라인으로 넓은 공간과 다이내믹한 우아함을 표현하고, 후면은 V자형 트렁크와 보석을 연상시키는 LED램프로 강렬하게 꾸몄다.
전체적으로 이전 모델이 전통과 중후함에 무게를 뒀다면, 신차는 젊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표현했다. 최근 벤츠는 디자인 변화를 통해 브랜드의 이미지를 젊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차체 크기는 길이 5250mm, 폭 1900mm, 높이 1500mm이다.
# 화려한 실내 “마이바흐 대신한 S클래스”
신형 S클래스가 표방한 실내 인테리어 콘셉트는 ‘집에 있는 듯한 편안함’이다. 하지만 실제로 타보면 더 이상 꾸밀 수 없을 만큼 화려하게 치장한 집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벤츠는 이에 대해 “용도가 다른 방이 6개 달린 아름다운 최고급 아파트를 연상하도록 만들었다”고 밝혔다. 벤츠는 그들의 최상급 브랜드인 ‘마이바흐’를 없애면서 S클래스에게 그 역할을 맡기려고 하고 있다. S클래스가 더욱 화려해진 이유다.
운전석에 앉으면 계기반과 센터페시아 상단에 나란히 자리 잡은 2개의 12.3인치 대형 디스플레이 창이 한 눈에 들어온다. 마치 태블릿PC 2개를 연결해 놓은 듯한 디스플레이 창은 차에 관한 모든 정보를 운전자에게 시시각각 전달한다. 오디오는 독일의 하이앤드 브랜드 부메스터(Burmester)가 신형 S클래스를 위해 개발한 1500W, 24스피커, 3D서라운드 기능을 갖춘 최고급 제품이 들어갔다.
# 사고 막아주는 최첨단 안전장치들
신차의 안전·편의장치는 일일이 소개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인텔리전트 드라이브시스템이다. 차에 달린 카메라와 레이더가 주변 상황을 체크해 차선 이탈을 방지하고 충돌을 예방한다.
또한 앞차와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지면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내고 감속을 돕는다. 만약 앞에 주차된 자동차나 보행자가 있다면 경고를 보내고 필요시에는 스스로 차를 세우기도 한다.
교통체증 속에서는 차선이 없어도 앞차를 따라가는 기능이 있다. 앞차와의 거리를 계산해 일정한 거리를 두고 앞차를 따라가도록 제어하며 앞차가 멈췄다가 출발할 경우도 따라간다. 이 때는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지 않아도 차가 차선 가운데도 주행하도록 제어한다. 뒤에서 차가 추돌할 경우 탑승자를 보호하는 기능도 있다. 차는 충돌위험이 감지되면 뒤차에 램프를 깜빡여 경고를 보내고 충돌 직전에 탑승자를 보호하는 프리세이프 기능을 작동시킨다.
이밖에 LED인텔리전트 라이트시스템, 취향에 따라 7가지 선택이 가능한 엠비언트라이트, 키레스-고 기능, 전동트렁크, 핸즈프리액서스, 한국형 내비게이션 등이 있다.
국내 판매가격은 1억4430만 원이고, 롱 모델보다 차체 길이가 130mm 짧은 S350 블루텍은 1억2990만 원이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고속도로에서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바꾸려는데 갑자기 ‘두두둑!’ 하는 진동이 손바닥에 전해지더니 스티어링 휠이 움직이지 않았다. 차는 운전자의 의도를 완전히 무시하고 스스로 스티어링 휠을 조정해 반듯하게 직진했다. 순간 방향지시등을 켜자 비로소 스티어링 휠이 움직여 차선을 바꿀 수 있었다. 운전하는 내내 조금이라도 차선을 넘으면 여지없이 같은 동작이 반복됐다. 능동형차선이탈방지어시스트(Active Lane Keeping Assist)가 작동한 것이다.
지난달 국내에 출시된 메르세데스벤츠 신형 S클래스의 최첨단 안전장치 중 하나인 ALKA는 차에 부착된 카메라와 레이더가 주변의 자동차 및 차선을 감지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 운전자가 부주의나 실수로 차선을 넘으려고 하면 차가 스스로 알아서 사고에 대처한다. 점선의 경우는 넘으려는 차선에 차가 있어 사고위험이 있다면 바퀴에 제동을 걸어 차선 변경을 막고, 만약 차가 없다면 스티어링 휠에 진동을 보내 경고한 뒤 차선을 넘도록 허락한다. 하지만 점선이 아닌 실선일 경우엔 차의 유무에 상관없이 강력하게 제어해 차선을 넘지 못하게 한다. 이는 ‘사각지대정보시스템(Radar Blind Spot Information System)’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최첨단 안전장치다. 신형 S클래스는 이런 안전장치의 총 집합체로, 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안전장치를 대부분 장착했다고 보면 된다.
# 800km 달린 뒤 측정한 실제 연비 12.7km/ℓ
‘공차중량 2톤(2180kg)이 넘는 거함을 250마력짜리 6기통 엔진으로 움직이려면 좀 버겁지 않을까?’ 출발 전부터 이런 의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시동을 걸고 주차장을 빠져나와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꽉 막힌 서울 도심을 어렵게 빠져나왔다. 고속도로에 올라서기 전까지 도심을 19km가량 달리는데 약 1시간이 걸렸고, 연비는 9.9km/ℓ를 기록했다. 정차 시 시동이 꺼지는 스톱앤드스타트 기능 덕분에 도심 운전에서 연료를 아낄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번 시승에서 고속도로 7, 국도 및 도심 3의 비율로 약 800km를 달렸는데, 실제 연비는 12.7km/ℓ를 기록했다.
# “디젤엔진 맞아?” 정숙성 최고수준
짧은 도심 운전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가다 서다를 반복해도 실내에선 소음과 진동을 거의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조수석에 앉은 동승자는 디젤엔진이라는 설명을 듣기 전까지 “가솔린 엔진인줄 알았다”고 말할 정도로 조용했다.
고속도로에 올라서 차가 좀 뜸해진 틈을 타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았다. 순간 몸이 시트에 파묻히는가 싶더니 차가 쏜살같이 튀어나갔다. 정지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6.8초. 그러나 몸으로 느껴지는 가속은 더욱 빨랐다. 그렇다고 고속에서 불안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초고속 영역에 도달해서도 차는 안정적으로 나아갔다. 스티어링 휠의 느낌은 한 단계 아래인 E클래스보다 훨씬 묵직한 느낌이다. V6 엔진은 차를 충분히 제어할 정도로 힘이 넘쳤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국도에 들어섰다. 구불구불한 산간도로를 만나 브레이크를 거의 쓰지 않고 핸들링과 가속페달만을 이용해 코너링을 해도 무리 없이 차를 제어할 수 있었다. 강한 차체와 정교한 조향장치(Steering System) 덕분이다. 차체가 단단하면 비틀림 강도도 덩달아 높아져 코너링이 쉬워진다.
# 차의 전구 모두 없애고 LED로만 꾸민 최초의 자동차
# 화려한 실내 “마이바흐 대신한 S클래스”
# 사고 막아주는 최첨단 안전장치들
또한 앞차와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지면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내고 감속을 돕는다. 만약 앞에 주차된 자동차나 보행자가 있다면 경고를 보내고 필요시에는 스스로 차를 세우기도 한다.
이밖에 LED인텔리전트 라이트시스템, 취향에 따라 7가지 선택이 가능한 엠비언트라이트, 키레스-고 기능, 전동트렁크, 핸즈프리액서스, 한국형 내비게이션 등이 있다.
국내 판매가격은 1억4430만 원이고, 롱 모델보다 차체 길이가 130mm 짧은 S350 블루텍은 1억2990만 원이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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