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BMW 급발진 의심 사고 “처참한 현장”

동아경제

입력 2013-12-02 16:46 수정 2013-12-03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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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광주광역시의 한 아파트단지 부근에서 발생한 7중 추돌사고로 4명이 다친 것과 관련해 운전자가 급발진 사고를 주장하며 당시 정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과 사진들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2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오후 4시50분경 광주 서구 풍암동 시티은행사거리에서 A씨(40·여)가 운전하던 BMW GT x-Drive 모델이 앞서 가던 택시의 뒷부분을 들이받았다.

A씨의 BMW는 이후에도 빠른 속도로 15미터 가량을 더 달려 길가에 주차된 승합차에 부딪친 후에야 멈췄다. 이 사고로 A씨가 들이받은 택시는 30미터 가량 튕겨나가 주차된 다른 차량 3대를 잇달아 부딪친 후 멈췄으며, 정차되 있던 승합차 역시 밀리면서 주변의 카렌스를 들이 받았다.

이 사고로 7대의 차량이 파손됐으며 이중 택시 운전기사 B씨가 크게 다쳐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경찰 진술에서 “가속페달을 밟지도 않았는데 차가 엄청난 속도로 갑자기 돌진했으며, 그 과정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지만 제동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당시 촬영된 차량용 블랙박스 영상을 증거 자료로 경찰에 제출했으며 급발진에 의한 사고를 입증하기 위해 법적인 대응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씨는 2일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판에 사고 당시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과 사고 사진들을 올리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남겼다.

A씨는 ‘BMW GT 급발진 사고 겪었습니다.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아파트 CCTV를 통해 사고 차량이 충돌직전 브레이크 등이 들어오며 질주하는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사건을 겪고 나니 제어되지 않는 흉기를 타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급발진은 원인이 없다’라는 제조사 말은 전혀 믿을 수 없게 됐다”며 “향후 다른 운전자들도 이런 사건을 언제 어디서든지 경험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수많은 인명피해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너무 끔찍하다”고 밝혔다.

A씨는 앞으로 국과수의 조사를 받을 예정이고 이를 토대로 BMW를 상대로 소송에 들어갈 것을 밝혔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급발진 의심 상담은 해마다 200~300건에 달하지만 관련 구제사례는 현재까지 단 한건도 없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당시 운전 형태와 동영상을 분석해 급발진 여부를 가려주는 등 별도의 심의기구의 필요하다”며 “지난 10월 미국에서 처음으로 도요타 캠리 차량의 전자장치 결함으로 급발진 평결이 내려진 만큼 국내에서도 이와 관련된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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