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잠 이불’ 어디 없나요?

동아일보

입력 2013-11-22 03:00 수정 2013-11-22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유난히 일찍 찾아온 추위… ‘수면의 질’에 관심 갖는 사람들 급증

이마트에서 침구를 담당하는 김수경 바이어는 올해 해외 출장을 20여 차례나 다녀왔다. 호주와 헝가리, 중국 등에서 겨울철 이불 소재를 들여오거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에 주문을 하기 위해서였다. 김 바이어는 “과거에는 국산 목화솜이나 명주솜 이불을 최고로 쳤다면 요즘에는 헝가리산 거위털 이불과 호주산 양모 이불이 인기”라며 “겨울 이불의 국적과 소재가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올해는 유난히 추위가 일찍 찾아왔다. 여기에 ‘수면의 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이 겹치면서 다양한 소재의 겨울 이불이 벌써부터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이마트의 최근(올 9월부터 11월 20일까지) 거위털 및 양모 침구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8%나 늘었다. 거위털 이불은 오리털 이불보다 가벼우면서도 냄새가 덜 나는 게 특징이다.

거위털과 양모 가격은 최근 5년 사이 2배 이상으로 급등했다. 세계적으로 거위고기와 양고기 소비가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위털과 양모 수요는 관련 침구류와 의류 생산이 늘면서 오히려 매년 증가하고 있다.

다양한 다른 소재의 이불도 인기다. 이마트에서 올 9월부터 11월 20일까지 ‘따뜻한 면’으로 불리는 플란넬 침구는 지난해보다 매출이 73.3%나 늘었고, 아토피 억제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초극세사(Micro-Fiber) 이불 역시 매출이 99.4% 증가했다. 반면 예전에 인기 있던 아크릴 담요(―38.9%)나 폴리에스테르 담요(―69.2%)는 매출이 크게 줄었다.

이달 7일 홈쇼핑 GS샵에서 판매한 헝가리산 거위털 침구세트의 가격은 109만 원으로 웬만한 모피코트 가격과 맞먹는다. 하지만 이 침구세트는 방송 시작 70분 만에 800여 개가 팔려나갔다. 강희은 GS샵 토털패션팀 바이어는 “겨울 침구를 판매할 때마다 목표치를 20∼30%가량 넘기고 있다”며 “올해는 겨울 침구 물량을 지난해보다 30% 더 준비했다”고 말했다.

CJ오쇼핑 역시 올해는 침구 브랜드 숫자를 크게 늘렸다. 지난해 9개 브랜드 물건을 취급했던 이 회사는 올해 이탈리아의 양모침구 브랜드 ‘벨로라’와 초극세사 이불 브랜드 ‘까사미아 까사온’을 영입하며 취급 브랜드 숫자를 15개로 늘렸다. 이달 6일 방송을 내보낸 벨로라의 40만 원대 침구세트는 무려 1600여 개가 팔려나갔다.

겨울 이불이 인기를 끌자 호텔도 이불 판매에 뛰어들었다. 롯데호텔은 거위털 이불 등이 포함된 침구브랜드 ‘해온’을 내놓고 현재 호텔 안에서 제품을 판매 중이다. 롯데호텔의 홍보를 담당하는 신혜원 씨는 “30, 40대 여성들이나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이 많이 사간다”고 전했다.

김유영 abc@donga.com·박선희 기자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