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PEOPLE] 문성학 “오토GP 우승까지 2초…F1 보인다”

스포츠동아

입력 2013-11-08 07:00 수정 2013-11-08 07: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금호타이어의 후원으로 2014 시즌부터 F1 등용문인 오토GP에 도전하는 문성학이 지난 9월 스페인 카탈루냐 서킷에서 실차 테스트를 거친 뒤 머신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금호타이어

■ 한국인 최초 F1 드라이버 도전하는 문성학

금호타이어 후원으로 ‘오토GP’ 출전
실차 첫 테스트서 우승권 2초차 근접
“풍부한 경험 앞세워 시즌챔피언 목표”


“2초의 벽을 넘어라!”

한국인 최초의 F1(포뮬러원) 드라이버 탄생은 가능한 일일까? 전 세계 11개 팀 22명뿐인 F1 드라이버가 된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뚫는 것보다 어렵다. 철저한 상업 스포츠인 F1 드라이버가 된다는 것은 무수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실력과, 든든한 후원, 그리고 현재 활약 중인 각 팀의 드라이버가 교체되는 시기까지 맞아 떨어져야 한다. 천운까지 따라주어야 하는 고난의 길이다.

문성학(23·성균관대)은 불가능해 보이는 그 길을 가기 위해 11세인 2001년 카트에 입문, 2003년 코리아카트그랑프리 챔피언에 오른 뒤 2004년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리고 7년 만에 각종 포뮬러 대회를 거쳐 2011년에는 한국인 최초의 F2 드라이버가 됐다. 하지만 갈 길은 멀었다. 성적은 쉽게 나오지 않았고, 스폰서도 없이 해마다 수억 원의 자비를 들여야 하는 머니 게임은 그를 지치게 했다.

하지만 유럽 무대에서 쌓아온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금호타이어 후원으로 내년부터 오토GP에 출전하게 됐다. F1 등용문이라 일컬어지던 GP2 대회들이 상당수 오토GP 대회로 흡수됐다. 내년부터는 F1과 동일한 규격의 타이어를 사용해 대회를 치른다. 오토GP에서 활약 여부가 F1 드라이버의 길을 열어줄 가능성도 더욱 커졌다.

문성학은 지난 9월 오토GP의 공식 타이어 스폰서인 금호타이어 후원으로 스페인에서 오토GP 실차 테스트를 했다. 첫 테스트였음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머신 적응력을 보이며 우승권에 2초차로 근접하는 기록을 냈다. 희망이 보였다. 현재 상황에서 F1 도전하고 있는 한국인 드라이버 가운데 가장 F1 드라이버가 될 확률이 높은 선수가 바로 문성학인 셈이다. 하지만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26세를 넘기면 실력과 관계없이 F1 드라이버가 될 가능성은 급격히 줄어든다. 한국 모터스포츠 역사를 바꿀 수 있는 생애 최고의 도전 기회를 잡은 문성학을 만났다.


- 지난 10월 영암에서 열린 코리아 그랑프리를 직접 관람했다고 들었다. 경기장에서 F1 드라이버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나?

“인맥이 있는 F1 팀이 있어 인사도 하고 여러 가지 대화도 나눴다. 그리고 관중석에서 경기를 보면서 내가 왜 여기에 앉아 있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은 바로 저 아래 트랙인데 하는 생각에 경기 자체는 재미있었지만 즐기지는 못했다.”


- 이전에 타던 F2와 오토GP 머신은 어떻게 달랐나?

“현재 오토GP 머신은 구형 F1 머신의 성능에 준한다. 금호타이어를 사용하는데 타이어의 그립력은 F2보다 훨씬 높았다. 또 체력적으로 F2보다 훨씬 더 큰 부담을 느꼈다.”


- 첫 테스트에서 기대 이상의 랩타임을 기록했는데.

“금호타이어의 F1 타이어 테스트를 위한 자리였기 때문에 부담은 됐지만 정말 즐거웠다. 우승권에 2초정도 뒤지는 기록을 냈다. 넘기 힘든 벽일 수도 있지만 불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 번의 테스트만으로도 이미 자신감과 기대가 충만한 상태다.”


- 오토GP 공식 타이어인 금호타이어의 후원을 받게 됐는데.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에 금호타이어의 후원 덕분에 큰 기회를 맞게 됐다. 금호타이어 연구소에서도 F1 타이어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내 경쟁력이 상위권 선수들에 비해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며 격려해 주었다. 좋은 기회이니만큼 반드시 실력으로 보답하겠다.


- 자신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풍부한 유럽 무대 경험이다. 유럽의 서킷은 다 타봤고, 어떤 서킷을 가도 자신 있다. 포뮬러 대회는 경험과 경험에 드는 비용과의 싸움이기도 하다.”


-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결국은 체력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개인 전담 트레이너와 함께 매일 2∼3시간씩 운동을 하며 내년 1월 윈터시즌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다.”


- 내년 시즌 오토GP에서의 목표는?

“당연히 시즌 챔피언이다. 오토GP는 그 규모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동양의 드라이버가 챔피언이 된다면 더욱 주목을 받게 될 것이고 그만큼 F1 드라이버가 될 확률도 높다고 생각한다. 물론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다. F1 드라이버를 하다가 내려온 선수들도 있다. 그들과 경쟁해야 한다. 늦어도 2∼3년 안에는 승부를 볼 것이다. 26세가 넘어가면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쳐다보지도 않는 것이 F1의 세계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트위터 @serenowon



관련기사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