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핵심산업 전기자동차, 한국만 제자리

동아일보

입력 2013-09-30 03:00 수정 2013-09-30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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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 업체들 시장 확대 나서는데 한국 정부는 보조금-R&D예산 줄여

에너지와 환경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미래 핵심 산업으로 각광 받고 있는 전기자동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배터리 전기차(BEV)는 올해 상반기(1∼6월) 세계 시장에서 3만7000대가 팔렸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3.5% 늘어난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11만3000대였던 전기차(배터리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 포함) 판매량이 2020년에는 연간 59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도 올해 2조 원에서 2020년 20조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컨설팅업체인 SNE리서치는 전망했다.

세계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정부 정책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2014년 예산안’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친환경차(전기차 포함) 연구개발(R&D) 예산으로 320억 원을 책정했다. 관련 예산이 가장 많았던 2011년(603억 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올해 예산(383억 원)보다 16% 이상 줄어든 것이다. 환경부가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지원하는 보조금도 지난해 573억 원에서 올해 276억 원으로 줄었다. 환경부는 “내년 예산도 세부 항목이 정해지지 않아 공개할 수 없지만 올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관련 업계는 글로벌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정부가 시장 초기 단계부터 강력한 지원책을 시행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지난달 28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10대 그룹 회장단 오찬 간담회에서 “전기차 보조금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형오 숙명여대 교수(경영학부)는 “미국 독일 등의 자동차 업체들은 정부 정책과 보조를 맞춰 전기차 시장을 새롭게 열어가고 있지만 한국은 정부 지원과 인프라 부족으로 시장 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전기차는 산업 파급 효과나 고용 창출 측면에서 창조경제의 핵심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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