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올해 파업 손실 2조원 사상최대

동아일보

입력 2013-08-26 03:00 수정 2013-08-26 08:4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9월 20∼24일에만 3203억 생산차질
노노갈등에 정규직 전환문제도 난항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현대차 노조)의 파업 및 특근 거부로 인한 현대차의 매출액 손실이 올해 들어서만 2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손실액 1조7000억 원은 물론이고 35일간 파업했던 2005년 손실액 1조9975억 원을 웃도는 사상 최대 규모다.

현대차 노조는 26일에도 부분파업을 이어갈 예정이어서 매출액 손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손실

25일 현대차와 노동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24일 휴일특근을 거부했다. 이로 인해 회사 측은 생산이 계획돼 있던 자동차 7104대를 만들지 못해 1452억 원의 매출액 손실을 입었다. 노조는 20일과 21일 주간 1, 2조가 각각 하루 2시간, 모두 8시간 동안 조업을 중단했다. 임단협을 위한 19차 본교섭이 이뤄진 22일에도 노조는 잔업(1시간)을 하지 않았다. 23일엔 파업 강도를 높여 총 8시간 동안 공장을 세웠다. 이달 초 ‘협상 결렬’을 선언한 노조가 20∼24일 벌인 파업 및 특근 거부 영향으로 현대차가 생산하지 못한 자동차는 1만5625대, 금액으로는 3203억 원어치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는 3월 주간 2교대제 시행 이후 노조가 수당 등을 문제 삼아 휴일특근을 거부하면서 8만3000여 대를 생산하지 못해 1조7000억 원 이상의 매출 손실을 냈다. 최근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을 더하면 매출액 손실이 올해 들어서만 2조 원을 웃돈다. 더구나 노조 측은 26일에도 주간 1, 2조가 4시간씩 총 8시간의 파업을 벌일 계획이어서 약 800억 원의 추가 손실이 예상된다.

2009∼2011년 파업 없이 노사협상을 타결했던 현대차는 지난해 강성 노조가 들어선 뒤 노사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해에도 7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이어진 파업 및 특근 거부(총 28일)로 1조7048억 원의 매출액 손실을 입었다. 다음 달 신임 지부장 선거를 앞둔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 ‘정년 61세 연장’ 등 75개 요구안(세부사항 포함 180개)을 제시한 뒤 파업 수순을 밟아 왔다.

파업으로 막대한 피해를 본 현대차로서는 해외 공장 생산량을 늘려 국내 생산 차질을 만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현대차 전체 판매량 중 국내 공장 생산 물량의 비중은 지난해 43.3%에서 올해 상반기(1∼6월) 39.1%까지 떨어졌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27일 현대차 노사의 20차 협상에서도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현대차 경영진이 ‘국내 생산물량 대폭 축소’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 ‘노노(勞勞)갈등’ 불거진 사내하청 노조

실무협상이 재개된 사내하청 노조 문제도 난항을 겪고 있다. 이달 8일 최병승, 천의봉 씨가 296일 만에 철탑에서 내려온 뒤 16일 회사와 사내하청 노조 간 실무협상이 열렸지만 이번에는 ‘노노 갈등’이 발목을 잡았다.

사내하청 노조 울산 및 전주공장 지회는 ‘회사가 기존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하면서 경력을 일부 인정해줄 경우 문제 해결을 시도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산공장 지회가 이런 내용을 ‘혁명적 사회주의 노동자당 건설현장투쟁위원회(노건투)’ 등 외부단체에 알린 뒤 울산·전주와 아산 지회 간 갈등이 불거졌다. 결국 23일로 예정됐던 노사 실무협상도 무산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규직 노조의 파업에 비정규직 노조 문제까지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회사 측으로서는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만이라도 노조는 파업이라는 ‘구태’를 멈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