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해외시장에서 돌파구 찾아야”

동아일보

입력 2013-07-17 03:00 수정 2013-07-17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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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기아 해외법인장 회의 주재

“해외시장에 답이 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올해 하반기(7∼12월) 국내 시장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룹의 성장동력을 해외시장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1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해외법인장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당분간 국내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외에서 품질경쟁력과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로 성장세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해외법인장들을 포함해 총 6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지역별 실적과 주요 현안 등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현대·기아차는 상반기(1∼6월) 해외시장에서 전년 동기보다 9% 많은 차를 판매했지만 국내에서는 수입 자동차의 공세에 밀려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오히려 줄었다. 해외에서의 선전이 국내 판매 부진을 떠받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시장 상황이 앞으로 악화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정 회장이 직접 나서 해외 전략 재정비를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법인장들에게 “미국의 경제정책 기조 변화와 중국 자동차시장 성장 둔화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시장별로 시나리오를 수립해 시장 변화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정책이 가시화함에 따라 유럽은 물론이고 인도,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도 부정적 여파를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이 최근 급격히 늘어났던 중국 자동차시장도 교통체증과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자동차 구매 제한 조치’가 확대 시행되면서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엔저와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효과 등으로 일본 및 유럽 자동차 브랜드들과 국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며 “노조 문제로 국내 생산의 불확실성도 커지는 등 힘겨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1년에 두 차례 현대·기아차의 해외법인장들을 본사로 불러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있다. 올해는 11월이나 12월에 내년을 대비한 해외법인장 회의를 한 차례 더 열 계획이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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