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투트랙 전략’ 통했다

동아일보

입력 2013-06-25 03:00 수정 2013-06-25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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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시장은 품질위주 고급화로 물량조절
폭발하는 中시장선 공장증설로 양적 확장


현대자동차그룹의 해외 판매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이 처음으로 4분의 1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 말까지 중국에서 70만3176대를 판매해 전체 해외 시장 판매 물량의 25.8%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이 판매하는 자동차 4대 중 1대는 중국 시장으로 팔리는 셈이다. 중국 비율이 25%를 넘어선 것은 2002년 현대차그룹이 중국에 진출한 후 처음으로 2008년 14.3%에서 5년 만에 1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국내외 시장을 모두 포함해도 현대차그룹이 판매하는 자동차 5대 중 1대는 중국에서 팔리고 있다.


○품질경영-양적확장 동시 전략으로

중국 판매 비율 증가는 다른 지역에선 ‘질적 성장’을 강조하면서 중국에서는 공격적 생산물량 확대 카드를 꺼내든 정몽구 회장의 ‘투 트랙 전략’ 덕택이다. 정 회장은 지금까지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선 내실 경영에 역점을 두면서 공장 증설 요청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선진국 시장에서는 공급량이 다소 모자라더라도 품질 확보에 주력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해외 공장 대부분은 공급 물량이 수요에 비해 부족한 상황이다.

그러나 중국 시장의 전략은 다르다. 중국 자동차 시장이 2020년 3000만 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지 공장 건설을 지속해 공급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지난해 30만 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세 번째 공장을 완공한 데 이어 이 공장의 생산능력을 내년 1월까지 45만 대로 늘릴 예정이다. 기아차도 2014년 완공 예정으로 중국 3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2014년까지 총 179만 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이 중국 시장에서 양적 팽창에 주력하는 이유는 지금 중국 자동차 시장을 놓치면 전 세계 자동차 시장 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현대차는 생산능력을 빨리 확충하지 못하면 중국 시장에서 폴크스바겐과 GM을 3위로 뒤쫓는 상황에서 중위권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미 중국에서는 시장점유율 상위 경쟁사들이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중국 내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상하이폴크스바겐은 현재 생산능력 140만 대에서 2016년 205만 대로, 이치폴크스바겐은 같은 기간 120만 대에서 180만 대로 증설할 예정이다. GM의 중장기 계획 역시 중국 시장에서 양적 팽창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5년까지 신공장 4개를 추가 건설해 현재보다 30% 이상 증가한 연 500만 대의 생산 규모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질적 성장’에도 주력


현대차그룹은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중국 시장 내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질적 성장 전략에도 고심하고 있다. 중국은 경제 성장에 따른 레저 인구 증가로 최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급성장하고 있는 지역이다. 현대차의 투싼과 ix35 모델은 올해 들어 각각 2만여 대와 5만9000여 대가 판매됐다. 기아차의 스포티지와 스포티지R도 각각 1만8000여 대와 3만5000여 대가 팔렸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 말 중국형 SUV 모델을 추가해 SUV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YF쏘나타보다 작은 중형차인 미스트라를 4월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서 공개하면서 중형차 라인업도 다변화하고 있다. 이 차는 중국 중형 프리미엄 시장을 잡기 위한 중국 전략 차종으로 개발 단계부터 중국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반영해 개발됐다.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YF쏘나타의 판매가 10만 대를 돌파한 데 이어 미스트라 출시로 중국 시장의 중형차 판매가 2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한국에서 생산해 중국 현지로 수출하는 제네시스, 에쿠스 등 럭셔리 모델의 경우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장 증설과 함께 현지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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