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볼보 V40, 화려한 5도어 해치백 ‘안전+디자인’ 기본
동아경제
입력 2013-03-06 07:00 수정 2013-03-06 07:00
보슬비가 살짝 내린 2월말. 유채꽃으로 노랗게 물들기 시작한 제주도를 볼보자동차의 신 모델을 타고 신나게 달렸다.
‘화려한 겉치레보다는 안전과 실용이 우선’이라며 좀처럼 변화를 거부하던 볼보가 최근 방향을 수정하고 있는 것은 기쁜 일이다. 더 이상 고집부리지 않고 스타일을 중시하는 요즘 고객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한 것이다.
과거 볼보는 ‘안전의 대명사’라고 불리는 것에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는 듯 역량을 온통 그쪽으로 집중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안전’이 볼보만의 독보적인 가치가 아니고, 그것만으로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새로운 볼보 V40, 전통 벗고 경쾌함을 입다
그 결과물 가운데 하나가 준중형 5도어 해치백 ‘V40’이다. 오는 28일 서울국제모터쇼를 통해 우리나라에 첫 선을 보이는 V40을 미리 경험했다.
시승은 서귀포를 출발해 산악도로와 시내, 해안도로를 달려 다시 서귀포로 돌아오는 120km구간에서 이뤄졌다. 이번에 국내에 들어오는 T5(가솔린엔진)와 D4(디젤엔진) 모델을 바꿔가며 운전했다.
V40은 단순한 직선과 평면을 조합해 만들던 기존 볼보 세단과 달리 곳곳을 화려하게 치장하고 곡선과 볼륨을 넣었다. 차체는 전장 4370mm, 전폭 1800mm, 전고 1440mm로 현대차 해치백 i30(전장 4300mm, 전폭 1780mm, 전고 1470mm)보다 약간 크고 낮아 안정감이 느껴졌다.
#화려하고 세련된 해치백
전면 디자인은 군더더기 없이 단순하고 세련됐다. 볼보 특유의 낮고 단단한 이미지에 LED 주간주행등으로 한껏 멋을 냈다. 물이 흐르듯 유연한 측면은 부드러운 곡선에 볼륨을 넣어 빵빵하다. 후면은 기존 밋밋한 해치백과 달리 입체적으로 꾸며 날카롭고 화려하다. 언뜻 미래의 자동차를 보는듯한 환상에 빠졌다.
묵직한 차문을 열자 간결하고 독특한 실내가 한 눈에 들어왔다. 프레임 없는 룸미러는 고급스럽고 시야가 넓다. V40에 새롭게 탑재된 크리스털 계기판은 속도계와 엔진회전수(RPM) 게이지 등 운행정보를 한 곳에 표시해 편리했다.
널찍한 파노라마 선루프에 LED로 장식한 짧은 기어레버는 그립감이 좋았다. 기존 볼보와 동일한 형식의 센터페시아를 적용하고 중간에 인체모양의 공조 표시와 뒤쪽에 수납공간을 따로 뒀다. 다만 일부 모델은 인조가죽으로 포인트를 준 직물시트를 사용해 가죽시트를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기호에는 맞지 않을 듯 보였다.
#강한 차체와 각종 안전장치로 거침없는 주행
먼저 T5에 올랐다. 2.0리터 직렬 5기통 터보 가솔린엔진에 완성도 높은 6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려 최고출력 213마력, 최대토크 30.6kg.m를 발휘하는 모델이다.
서귀포를 출발해 산악도로를 타고 1100고지까지 단숨에 치고 올라갔다. 가솔린엔진 특유의 민첩성에 강성을 50%까지 향상시킨 단단한 차체 덕분에 구불구불하고 경사진 도로에서도 거침없이 달렸다. 서스펜션은 전륜 멀티링크, 후륜 맥퍼슨 스트럿을 적용해 비교적 하중을 잘 흡수했고, 세팅은 동급의 국산 세단과 비교해 단단한 편이다.
주행 중 차량 후미가 흔들리거나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을 막아주는 다이내믹 스태빌리티 트랙션 컨트롤(DSTC)을 적용해 어지간한 커브에서도 안정감이 느껴졌다. DSTC는 핸들의 움직임과 차량의 방향, 휠의 회전 정보 등을 미리 파악해 만약 미끄러질 것으로 예상되면 스스로 엔진 출력을 감소시키거나 바퀴에 제동을 걸어 미끄러짐을 방지한다. 이와 함께 코너트랙션컨트롤(CTC)은 전륜구동 차량에서 자주 발생하는 언더스티어를 막는다.
또한 스포츠 세단 볼보 S60과 동일한 댐퍼(Demper 진동을 감쇠시키는 장치)와 복원 스티어링을 적용해 조향감이 정밀하고 응답성이 높았다.
#공인 연비 15.4km/ℓ로 수준급
약 60km를 달린 뒤 2.0리터 직렬 5기통 터보 디젤엔진의 D4로 바꿔 탔다. 이 차는 최고출력 177마력에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한다. 공차중량은 1530kg으로 T5보다 35kg가량 무겁다.
저속부터 시작하는 D4의 묵직한 토크감은 T5의 경쾌함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이런 토크감은 출발부터 고속영역까지 꾸준히 이어졌다. 우려했던 디젤엔진 소음이나 진동도 동급의 경쟁차와 비교할 때 충분히 합격점을 줄만했다. 다만 순간 가속이나 민첩성은 T5보다 떨어졌다. D4는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8.3초가 걸린다(T5 6.9초). 서스팬션이나 핸들링은 D5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공인 연비는 T5 10.4km/ℓ, D4 15.4km/ℓ로 시승이 끝난 뒤 직접 측정한 연비도 큰 차이가 없었다.
#각종 안전장치 구비돼
안전사양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지만 대표적으로 보행자 에어백과 운전석 무릎에어백, 차선유지 보조시스템, 사각지대정보시스템, 충돌경고시스템, 시티세이프티, 경추보호시스템 등이 있다. 단 일부 사양은 최고급형인 D4 프리미엄에만 적용돼 구입 전에 꼭 확인이 필요하다.
판매 가격은 보급형인 T5 스탠다드 3690만 원, T5 4190만 원, D4 3980만 원, 최고급형인 D4 프리미엄 4590만원이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화려한 겉치레보다는 안전과 실용이 우선’이라며 좀처럼 변화를 거부하던 볼보가 최근 방향을 수정하고 있는 것은 기쁜 일이다. 더 이상 고집부리지 않고 스타일을 중시하는 요즘 고객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한 것이다.
과거 볼보는 ‘안전의 대명사’라고 불리는 것에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는 듯 역량을 온통 그쪽으로 집중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안전’이 볼보만의 독보적인 가치가 아니고, 그것만으로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새로운 볼보 V40, 전통 벗고 경쾌함을 입다
그 결과물 가운데 하나가 준중형 5도어 해치백 ‘V40’이다. 오는 28일 서울국제모터쇼를 통해 우리나라에 첫 선을 보이는 V40을 미리 경험했다.
시승은 서귀포를 출발해 산악도로와 시내, 해안도로를 달려 다시 서귀포로 돌아오는 120km구간에서 이뤄졌다. 이번에 국내에 들어오는 T5(가솔린엔진)와 D4(디젤엔진) 모델을 바꿔가며 운전했다.
V40은 단순한 직선과 평면을 조합해 만들던 기존 볼보 세단과 달리 곳곳을 화려하게 치장하고 곡선과 볼륨을 넣었다. 차체는 전장 4370mm, 전폭 1800mm, 전고 1440mm로 현대차 해치백 i30(전장 4300mm, 전폭 1780mm, 전고 1470mm)보다 약간 크고 낮아 안정감이 느껴졌다.
#화려하고 세련된 해치백
전면 디자인은 군더더기 없이 단순하고 세련됐다. 볼보 특유의 낮고 단단한 이미지에 LED 주간주행등으로 한껏 멋을 냈다. 물이 흐르듯 유연한 측면은 부드러운 곡선에 볼륨을 넣어 빵빵하다. 후면은 기존 밋밋한 해치백과 달리 입체적으로 꾸며 날카롭고 화려하다. 언뜻 미래의 자동차를 보는듯한 환상에 빠졌다.
묵직한 차문을 열자 간결하고 독특한 실내가 한 눈에 들어왔다. 프레임 없는 룸미러는 고급스럽고 시야가 넓다. V40에 새롭게 탑재된 크리스털 계기판은 속도계와 엔진회전수(RPM) 게이지 등 운행정보를 한 곳에 표시해 편리했다.
널찍한 파노라마 선루프에 LED로 장식한 짧은 기어레버는 그립감이 좋았다. 기존 볼보와 동일한 형식의 센터페시아를 적용하고 중간에 인체모양의 공조 표시와 뒤쪽에 수납공간을 따로 뒀다. 다만 일부 모델은 인조가죽으로 포인트를 준 직물시트를 사용해 가죽시트를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기호에는 맞지 않을 듯 보였다.
#강한 차체와 각종 안전장치로 거침없는 주행
먼저 T5에 올랐다. 2.0리터 직렬 5기통 터보 가솔린엔진에 완성도 높은 6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려 최고출력 213마력, 최대토크 30.6kg.m를 발휘하는 모델이다.
서귀포를 출발해 산악도로를 타고 1100고지까지 단숨에 치고 올라갔다. 가솔린엔진 특유의 민첩성에 강성을 50%까지 향상시킨 단단한 차체 덕분에 구불구불하고 경사진 도로에서도 거침없이 달렸다. 서스펜션은 전륜 멀티링크, 후륜 맥퍼슨 스트럿을 적용해 비교적 하중을 잘 흡수했고, 세팅은 동급의 국산 세단과 비교해 단단한 편이다.
주행 중 차량 후미가 흔들리거나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을 막아주는 다이내믹 스태빌리티 트랙션 컨트롤(DSTC)을 적용해 어지간한 커브에서도 안정감이 느껴졌다. DSTC는 핸들의 움직임과 차량의 방향, 휠의 회전 정보 등을 미리 파악해 만약 미끄러질 것으로 예상되면 스스로 엔진 출력을 감소시키거나 바퀴에 제동을 걸어 미끄러짐을 방지한다. 이와 함께 코너트랙션컨트롤(CTC)은 전륜구동 차량에서 자주 발생하는 언더스티어를 막는다.
또한 스포츠 세단 볼보 S60과 동일한 댐퍼(Demper 진동을 감쇠시키는 장치)와 복원 스티어링을 적용해 조향감이 정밀하고 응답성이 높았다.
#공인 연비 15.4km/ℓ로 수준급
약 60km를 달린 뒤 2.0리터 직렬 5기통 터보 디젤엔진의 D4로 바꿔 탔다. 이 차는 최고출력 177마력에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한다. 공차중량은 1530kg으로 T5보다 35kg가량 무겁다.
저속부터 시작하는 D4의 묵직한 토크감은 T5의 경쾌함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이런 토크감은 출발부터 고속영역까지 꾸준히 이어졌다. 우려했던 디젤엔진 소음이나 진동도 동급의 경쟁차와 비교할 때 충분히 합격점을 줄만했다. 다만 순간 가속이나 민첩성은 T5보다 떨어졌다. D4는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8.3초가 걸린다(T5 6.9초). 서스팬션이나 핸들링은 D5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공인 연비는 T5 10.4km/ℓ, D4 15.4km/ℓ로 시승이 끝난 뒤 직접 측정한 연비도 큰 차이가 없었다.
#각종 안전장치 구비돼
안전사양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지만 대표적으로 보행자 에어백과 운전석 무릎에어백, 차선유지 보조시스템, 사각지대정보시스템, 충돌경고시스템, 시티세이프티, 경추보호시스템 등이 있다. 단 일부 사양은 최고급형인 D4 프리미엄에만 적용돼 구입 전에 꼭 확인이 필요하다.
판매 가격은 보급형인 T5 스탠다드 3690만 원, T5 4190만 원, D4 3980만 원, 최고급형인 D4 프리미엄 4590만원이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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