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CAR] 로드스터-둘만을 위한 초콜릿이 쌔앵~

동아일보

입력 2013-01-25 03:00 수정 2013-01-2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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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승 오픈카는 사치일까?

시트가 두 개뿐이어서 두 사람만 탈 수 있는 소형 컨버터블 자동차를 ‘로드스터’라 부른다. ‘로드스터’란 이름은 사람들이 마차를 타고 다니던 때부터 있었다. 작은 말 한 마리에 1인승 마차를 매단 날렵한 모습이 특징이었다. 요즘엔 산악자전거나 사이클이 아닌, 평범한 모양의 자전거를 로드스터라 부르기도 한다. ‘길(Road)’에 ‘사람’이라는 뜻의 접미사 ‘-ster’를 붙여 ‘바람을 느끼며 달릴 수 있는 가볍고 간략한 구조의 탈 것’을 지칭한다.

햇빛을 좋아하는 유럽 사람들에게 로드스터는 ‘꿈의 단어’다. 유럽 어느 도시를 가나 지붕을 열고 달리는 작은 로드스터 자동차를 볼 수 있다. 소박한 모습의 자전거를 타고 유유자적 달리는 사람도 자주 만날 수 있다. 자동차라면 무조건 세단, 자전거라면 산악자전거 혹은 로드 사이클인 우리나라에선 보기 힘든 풍경이다.

영화배우 제임스 딘은 2인승 로드스터 애호가였다. 1955년 ‘에덴의 동쪽’으로 인기를 얻자마자 ‘포르셰 550 스파이더’를 샀다. 촬영이 없을 때는 그 차를 타고 아마추어 레이스에 참가하곤 했다. 포르셰는 당시의 미국 차와 비교하면 엔진 기통 수와 배기량이 절반밖에 안 됐다. 하지만 차체가 가벼워 미국 차보다 속도감이 뛰어났다. 1955년 9월 30일, 캘리포니아의 한 교차로에서 스물네 살의 짧은 인생을 마감할 때도 제임스 딘은 그 차에 타고 있었다. 소녀들이 그의 죽음을 슬퍼하며 눈물 흘릴 때 수많은 남자는 “나도 죽기 전에 저런 차를 타야지” 하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동차란 ‘다섯 명이 탈 수 있고 짐까지 실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2인승 자동차는 ‘괴짜’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이 가격에 왜 두 명밖에 못 타느냐”, “골프 백 네 개가 안 들어가는 게 무슨 차냐”라는 등의 비난도 쏟아진다. 값이 중형 수입 세단과 비슷하다는 얘기를 하면, 빚내서 명품 가방 산 여대생처럼 손가락질을 받게 된다.

로드스터는 ‘럭셔리’의 상징과도 같은 차다. 가격이 비싸서가 아니다. 단 둘이 나란히 앉아 하늘을 바라보며 달리는 ‘맛’을 느낄 수 있어서다. 선루프로 내다보는 하늘과는 다른 느낌이다. 두 사람이 간신히 앉을 수 있는 ‘밀착감’은 널따란 고급 세단이 주는 풍족함과는 또 다른 맛이다. 문이 네 개 달린 세단을 탈 때보다 문이 두 개 달린 쿠페를 탈 때 더 멋져 보이는 것과 비슷하다. 로드스터는 실용성을 버리고 ‘멋’을 위해 존재하는 차인 셈이다.

영어 단어 ‘럭셔리’는 우리말의 ‘사치’와는 의미가 약간 다르다. 사치는 필요 없는 곳에 돈을 낭비하는 걸 의미하지만, 럭셔리는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삶을 풍요롭게 해 주는 것’이란 뜻도 내포한다. 영영사전에서는 럭셔리란 단어의 예문에 ‘초콜릿’이 등장한다. 우리는 초콜릿이 없어도 살아갈 수 있지만, 그 달콤함은 삶에 행복감을 더해 준다. 로드스터는 어른을 위한 초콜릿이다. 사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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