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1조2000억원 보상금 지급… 속내는?
동아경제
입력 2012-12-27 15:05 수정 2012-12-27 15:14
토요타자동차가 지난 2010년 미국에서 발생한 급발진 우려 관련 소송으로 약 11억달러(한화 1조2000억 원)에 달하는 합의금을 지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토요타 전·현 소유자들이 집단으로 제기한 소송을 심리하는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이 합의를 승인하게 되면 미국 역사상 자동차 결함과 관련한 소송에서 지금까지 지불된 최대 액수의 판결이 될 예정이다.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제출된 관련 문건에 따르면 토요타는 매트 결함 등 급발진이 우려되는 문제들로 인해 차량의 전·현 소유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한다. 또한 325만대에 달하는 해당 차량에 브레이크 우선 작동 장치인 ‘브레이크 오버라이드 시스템(BOS brake override systems)’을 설치하기로 했다. 토요타는 이미 260만대의 차량에 BOS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원고 측 변호사 스티브 버먼은 “토요타가 제시한 보상의 크기와 범위에 만족한다”며 “개인에게 돌아갈 보상의 규모는 피해의 크기에 따라 추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소송은 지난 2009년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관 마크 세일러 가족이 탄 토요타 차량이 브레이크가 작동되지 않는다고 911에 신고한 뒤 얼마 후 충돌해 일가족이 모두 사망한 사고로부터 촉발됐다. 이후 토요타 차량의 급가속 추정 사례가 광범위하게 접수되기 시작했으며 2010년 집단 소송이 제기됐다.
당시 토요타는 미국에서 800만대를 포함해 세계에서 1200만대를 리콜하고 미국 의회의 조사를 받았으며 미국에서 6000만 달러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한편 미국 현지 반응은 이번 합의는 집단 소송과는 별개로 진행되는 급가속 관련 개인 손해 배상 소송과 불공정거래 소송 등에서 자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을 기대한 움직임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리치몬드대의 칼 토비어스 교수는 “대규모 합의의 타이밍으로 볼 때 토요타는 앞으로 진행될 개인들과의 소송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따라서 이번 합의는 주행 중 급가속 스캔들을 매듭짓기 위한 장기적인 전략의 하나”라는 판단이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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