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터지는 ‘錢爭’
동아일보
입력 2012-12-18 03:00 수정 2012-12-18 10:12
국산-수입차 치열한 가격 경쟁… 신차 발표땐 막판 눈치작전
올 한 해 수입차가 국내 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며 국산차와 수입차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단돈 몇만 원이라도 가격을 낮게 책정하기 위해 신차 발표회 직전까지 가격을 조율할 만큼 막판 눈치작전도 극심하다. 수입차가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를 이뤄가면서 과거 물과 기름 같았던 수입차와 국산차 가격 차이가 이제는 상당히 좁혀졌기 때문이다.
○ 그랜저 26년 만에 가격동결
하반기(7∼12월) 선보인 국산 자동차 브랜드 연식 변경 모델 가운데 가격이 오르지 않은 모델은 현대차 ‘그랜저’가 유일하다. 1986년 첫 출시 이후 매년 가격을 인상했던 그랜저가 26년 만에 가격 동결이라는 ‘강수’를 둔 것도 수입차를 의식해서다. 특히 수입차 브랜드들이 그랜저와 타깃 고객층이 겹치는 패밀리 세단 시장을 겨냥해 공격적인 가격으로 공세를 펼치는 것도 한몫했다.
가격 동결뿐 아니라 그랜저는 차급별로 타깃 수입차종에 견줘 가격은 물론 각종 편의장치까지 감안해 가격 메리트를 부각하는 마케팅을 한창 펼치는 중이다. 일선 영업점에서는 그랜저 2.4L급을 도요타 ‘캠리’와 많이 비교한다. 내비게이션을 포함한 2.4L급 그랜저의 가격은 3099만 원으로 캠리(3350만 원)보다 251만 원 싸다. 과거 선택 편의장치이던 각종 기능을 기본으로 적용해 가격 인상 요인이 최소 100만∼200만 원 정도 있었지만 캠리와 비슷한 가격으로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중형 및 준대형세단 시장을 놓고 수입차와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며 “이미 시장에서 신뢰도가 쌓인 그랜저를 통해 차급별로 가격 대비 상품성을 부각하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 수입차는 도요타가 기준
그랜저를 겨냥해 공세를 펼치고 있는 수입차 브랜드에서는 캠리를 기준으로 국내 판매 가격이 정해지고 있다. 캠리는 1월 출시돼 지난달 말까지 모두 6742대가 판매됐다. 이는 지난해 한국토요타자동차가 판매한 전체 5020대보다 30% 많은 물량이다. 국내 승용차시장 베스트셀러 1∼5위에 유일하게 캠리가 진입했고 나머지 네 자리는 독일 브랜드들이 차지했다.
수입차업계에서 권토중래(捲土重來)를 꾀하는 한국닛산은 10월 신형 ‘알티마’를 출시하며 가격을 캠리와 같은 3350만 원으로 내놨다. 지난주 혼다가 출시한 신형 ‘어코드’가 이보다 100만 원 싼 3250만 원으로 가격을 책정한 것은 다분히 캠리와 알티마를 의식해서다.
국내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독일 브랜드 차종들도 다양한 국가에서 수입된 동급 모델들 사이에서 가격의 기준이 되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10월 신형 ‘파사트’ 2.5L급 가솔린 모델을 내놓으면서 가격을 3740만 원으로 정했는데 최근 포드가 출시한 중형세단 ‘퓨전’ 역시 1.6 에코부스트 모델이 3645만 원, 2.0 모델은 3715만 원으로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했다.
한 수입차 브랜드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이 커지면서 현재 세단에 한정된 가격 경쟁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소형차급으로 번질 것”이라며 “수입차와 국산차 간의 피 말리는 영토 싸움은 내년에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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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수입차가 국내 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며 국산차와 수입차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단돈 몇만 원이라도 가격을 낮게 책정하기 위해 신차 발표회 직전까지 가격을 조율할 만큼 막판 눈치작전도 극심하다. 수입차가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를 이뤄가면서 과거 물과 기름 같았던 수입차와 국산차 가격 차이가 이제는 상당히 좁혀졌기 때문이다.
○ 그랜저 26년 만에 가격동결
하반기(7∼12월) 선보인 국산 자동차 브랜드 연식 변경 모델 가운데 가격이 오르지 않은 모델은 현대차 ‘그랜저’가 유일하다. 1986년 첫 출시 이후 매년 가격을 인상했던 그랜저가 26년 만에 가격 동결이라는 ‘강수’를 둔 것도 수입차를 의식해서다. 특히 수입차 브랜드들이 그랜저와 타깃 고객층이 겹치는 패밀리 세단 시장을 겨냥해 공격적인 가격으로 공세를 펼치는 것도 한몫했다.
가격 동결뿐 아니라 그랜저는 차급별로 타깃 수입차종에 견줘 가격은 물론 각종 편의장치까지 감안해 가격 메리트를 부각하는 마케팅을 한창 펼치는 중이다. 일선 영업점에서는 그랜저 2.4L급을 도요타 ‘캠리’와 많이 비교한다. 내비게이션을 포함한 2.4L급 그랜저의 가격은 3099만 원으로 캠리(3350만 원)보다 251만 원 싸다. 과거 선택 편의장치이던 각종 기능을 기본으로 적용해 가격 인상 요인이 최소 100만∼200만 원 정도 있었지만 캠리와 비슷한 가격으로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중형 및 준대형세단 시장을 놓고 수입차와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며 “이미 시장에서 신뢰도가 쌓인 그랜저를 통해 차급별로 가격 대비 상품성을 부각하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 수입차는 도요타가 기준
그랜저를 겨냥해 공세를 펼치고 있는 수입차 브랜드에서는 캠리를 기준으로 국내 판매 가격이 정해지고 있다. 캠리는 1월 출시돼 지난달 말까지 모두 6742대가 판매됐다. 이는 지난해 한국토요타자동차가 판매한 전체 5020대보다 30% 많은 물량이다. 국내 승용차시장 베스트셀러 1∼5위에 유일하게 캠리가 진입했고 나머지 네 자리는 독일 브랜드들이 차지했다.
수입차업계에서 권토중래(捲土重來)를 꾀하는 한국닛산은 10월 신형 ‘알티마’를 출시하며 가격을 캠리와 같은 3350만 원으로 내놨다. 지난주 혼다가 출시한 신형 ‘어코드’가 이보다 100만 원 싼 3250만 원으로 가격을 책정한 것은 다분히 캠리와 알티마를 의식해서다.
국내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독일 브랜드 차종들도 다양한 국가에서 수입된 동급 모델들 사이에서 가격의 기준이 되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10월 신형 ‘파사트’ 2.5L급 가솔린 모델을 내놓으면서 가격을 3740만 원으로 정했는데 최근 포드가 출시한 중형세단 ‘퓨전’ 역시 1.6 에코부스트 모델이 3645만 원, 2.0 모델은 3715만 원으로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했다.
한 수입차 브랜드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이 커지면서 현재 세단에 한정된 가격 경쟁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소형차급으로 번질 것”이라며 “수입차와 국산차 간의 피 말리는 영토 싸움은 내년에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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