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운전 사고도 車보험 보상 받는다

동아일보

입력 2012-11-07 03:00 수정 2012-11-0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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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약관 10년만에 개정… 원하는 보장만 가입 가능, 자차보험료 35% 내릴듯

이르면 내년 4월부터는 무면허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도 자동차보험 보상을 받고, 필요한 위험 보장만 골라서 자동차 보험도 들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내용의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안을 마련해 6일 발표했다.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이 2002년 전면 개정된 이후 10년 만이다.

개정안은 보험약관 중 상법 규정보다 소비자에게 불리한 조항 등을 삭제했다. 무면허운전 중 사고, 마약·약물복용 상태에서 운전 중 사고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무면허나 약물복용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무보험 차량에 치여도 보상받을 수 있다.

강한구 금감원 보험감독국 특수보험팀장은 “보험 약관에서는 중과실이라는 이유로 보상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상법에서는 중과실로 인한 사고도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또 소비자가 원하는 위험만 골라서 보험에 들 수 있도록 했다. 보험사가 보장하는 손해는 충돌(추돌사고 포함), 접촉, 폭발, 도난 등을 포함하지만 실제로는 전체 사고의 90% 이상이 충돌사고다. 현행 표준약관에서는 보험사가 정한대로 보험에 가입하도록 돼 있어 원치 않는 보험을 들고 보험료를 내야만 했다. 금감원은 개정안대로 표준약관이 바뀌면 자차보험료가 약 35% 절감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수봉 금감원 부원장보는 “불공정한 약관조항을 정비하고 표준약관에 의한 규제를 완화해 소비자 권익을 높이기로 했다”며 “다양한 상품 출시와 함께 보험료 절약 효과도 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개정안은 또 자동차를 빌린 사람이 고의 사고를 냈을 때 자동차를 빌려 준 차주는 사고와 관계없음이 확인되면 보상을 받도록 했다. 또 보험약관 설명의무를 체결시점에서 청약시점으로 고치고 계약자의 자필서명이 없으면 1개월 내 계약을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보험사는 계약자의 보험청약 승낙 여부 통보기간을 현행 30일에서 15일로 줄이고, 정당한 이유 없이 7일을 초과해서 보험금을 지급하면 지연이자를 내도록 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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