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쏘나타’ 부활? 흰 장갑의 렉서스 장인들…

동아경제

입력 2012-08-27 16:41 수정 2012-08-2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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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를 굽히고 차량을 꼼꼼히 살피던 한 직원이 황급히 조립라인 옆에 드리워진 흰색 줄을 잡아당기자 경고등이 켜지면서 바쁘게 돌아가던 공정이 순간 멈춰 섰다. 약 20m가량 떨어진 곳에 있던 책임자급 기술자가 뛰어와 차량을 꼼꼼히 확인한 뒤에야 조립라인은 다시 움직였다.

24일 오후 일본 후쿠오카현 미야와카시 토요타자동차 규슈 미야타 공장 생산 현장에서 만난 직원들의 눈빛은 진지했다. 특히 품질 검사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흰색 장갑을 착용한 채 차량 곳곳을 손으로 더듬어가며 아주 작은 불량이라도 잡아내기 위해 온 신경을 집중했다. 만약 불량이 발견되면 원인과 해결책을 내놓기 전까지 공정을 멈춘다. 덕분에 미야타 공장의 불량률은 0%에 가깝다.

토요타 규슈의 니하시 이와오 사장은 “우리 공장은 경영진부터 생산직 사원까지 품질을 최우선으로 한다”면서 “만약 문제가 발생하면 수정이 끝날 때까지 다음 공정으로 넘어가지 못하는데, 이것이 렉서스를 세계 최고의 차로 만드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미야타 공장에는 7700명의 직원들이 국내 출시를 앞둔 렉서스 뉴 ES를 비롯해 IS, HS, RX 등과 토요타 SAI, 하이랜더 등을 생산한다. 연간 최대 생산량은 43만대이고 2007년엔 44만대까지 생산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와 일본 대지진 등의 여파로 최근엔 30~35만대에 그치고 있다.

니하시 사장은 “40만대 이상으로 생산량을 늘렸으면 좋겠지만 현재의 국내외 상황을 보면 당장은 어려울 것 같다”면서 “30만대 수준에서도 충분히 수익을 내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경영방침”이라고 말했다.

미야타 공장이 고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원천은 렉서스 기술 장인(타쿠미)에 있다. 도장부터 검수까지 이들에게 합격을 받지 못하면 차량 출고는 불가능하다. 7700명의 직원 중 단 19명만 장인 호칭을 들을 수 있은데 최고의 기술자인 이들은 다양한 훈련을 통해 후배들에게 기술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이런 시스템 덕분에 공장의 전체적인 기술수준이 높아진다.

미야타 공장은 품질을 지키려는 그들만의 독특한 과정이 있다. 직원은 아침에 출근해서 작업장에 투입되기 전에 몸 상태를 점검 받는다. 만약 아프거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라는 판정을 받으면 생산라인에 투입되지 못하고 쉬거나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닌 상태에서 최상의 제품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직원들의 감각을 최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깨끗하고 조용한(Clean and Silent)’라고 명명된 프로젝트를 시행한다. 공장 내부를 원색이 아닌 흰색과 검정색 계열로만 칠하고 소음을 최대한 줄여 차분한 분위기에서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2시간 일하고 10분 휴식하는 직원들은 허리띠가 없는 정전기 방지용 옷을 착용해야 한다.

토요타 규슈의 니하시 이와오 사장.
토요타는 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내 생산현장을 3개 거점으로 나누고 있다.
아이치현(중부)는 신차와 신형 유닛 생산, 규슈는 렉서스 생산, 동북부는 콤팩트 차량 생산 등으로 특화됐다. 규슈는 지난해 렉서스를 81.3%, 하이브리드를 44.6% 비중으로 생산했다.

직접 확인한 렉서스 미야타 공장은 일본 대지진과 대규모 리콜사태로 움츠러들었던 과거의 모습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다음달 13일 한국에 출시하는 뉴 ES를 생산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미야타 공장 직원들의 눈빛과 표정에 자신감이 넘쳐났다.

니하시 사장은 “현재 미국과 중국에서도 뉴ES에 대한 반응이 좋고, 다음달 한국까지 출시된다면 생산량을 늘려야 할 것 같다”면서 “독일의 경쟁차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품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야와카=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확 길어진 기아차 씨드 왜건 “달라도 뭔가 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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