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영화관서 총기난사 12명 사망

동아일보

입력 2012-07-21 03:00 수정 2012-07-2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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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다크 나이트’ 상영중 방독면 쓴 괴한 20분간 총격
인근 주차장서 용의자 체포


새 배트맨 영화의 개봉 첫날 미국 영화관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12명이 숨지고 38명이 다쳤다. NBC방송은 20일 “방탄복을 입고 방독면을 쓴 괴한이 밤 12시 반경 최신 블록버스터 ‘다크 나이트 라이즈’가 상영되고 있던 콜로라도 주 오로라 시내 ‘센추리16’ 극장에 들어와 최루탄을 터뜨리고 총기를 난사했다”고 보도했다. 시 경찰은 “극장 뒤 주차장에서 25세의 용의자 제임스 홈스를 붙잡았다”며 “피살자 10명은 상영관에서, 2명은 병원으로 옮겨진 뒤 사망했다”고 밝혔다. 부상자 중에는 생후 3개월 영아와 여섯 살 소녀가 포함됐다.

지역 라디오 방송과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영화 시작 직후 상영관 정면에 나타난 범인이 천장을 향해 총을 몇 발 쏜 뒤 최루탄을 던지고 객석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시작했다. 한 목격자는 “가스탄 폭발음 뒤 50∼60발의 자동소총 소리가 들렸다”며 “코트를 입은 남자가 유유히 계단을 오르며 적어도 20분 동안 총격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일부 총탄은 벽을 뚫고 옆 상영관까지 들어갔다. 총소리를 깜짝 이벤트나 효과음으로 착각한 관객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관객들은 피투성이가 된 채 비명을 지르며 극장 밖으로 달려 나왔다. 범인은 검은색 옷에 헬멧과 고글을 착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용의자가 체포될 당시 방독면과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용의자의 차에서는 탄약이 발견됐다.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감옥을 탈출한 범죄자들이 대규모 무장 폭동을 일으켜 도시를 장악하는 내용이다. 악당 베인은 빈부격차로 인한 불만을 미끼 삼아 수많은 범죄자를 규합해 테러를 벌인다. 파리 시의 한 극장은 총기난사 소식이 알려진 뒤 이 영화의 상영을 취소했다. 한국에서도 19일 개봉했다.

오로라는 인구 32만7000명의 소도시다. 1999년 고등학교 내 무차별 총기난사 사건으로 학생 12명과 교사 1명이 살해된 콜럼바인 시에서 차로 30여 분 거리에 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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