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동 마니아 모여라”…우리 아이도 카톡 음란팸?
동아일보
입력 2012-07-13 03:00 수정 2012-07-13 09:26
청소년들 스마트폰 활용한 대화방, 탈선 수단으로 전락
음란 동영상 및 사진을 공유하는 ‘음란팸’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청소년들이 음란한 대화를 나눈 카카오톡 화면.척애.avi: ‘아침부터 음패해도 되겠니ㅋㅋ’
태민.avi: ‘마른 남자가 거기만 크면 진짜 웃기지 않겠냐.’
캡틴.avi: ‘ㅋㅋㅋㅋ’
11일 오전 6시 50분. 이른 아침부터 고교생 김모 양(16)의 스마트폰에 카카오톡 메시지가 왔다는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김 양은 카카오톡 그룹채팅 방에 들어갔다. 불과 40분 사이에 이 3명과 230여 개의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비슷한 또래인 이들의 카카오톡 그룹채팅은 수업시간을 제외하곤 하루 종일 이어졌다. 대화는 대부분 음담패설이다. 성관계를 연상시키는 사진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날 아침 4명이던 채팅방 인원은 오후 11시가 되자 6명으로 늘었다.
이 채팅방의 이름은 ‘AVI 팸’. ‘AVI(Audio Visual Interleaving)’는 동영상 파일을 뜻하는 정보기술(IT) 용어지만 중고교생들 사이에선 ‘야동(음란동영상)’을 의미하는 은어다. 팸은 ‘Family(가족)’의 줄임말. 야한 대화를 나누거나 야동을 공유하는 ‘절친’들의 모임인 셈이다.
● 가상애인 만들어 음담패설 나눠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청소년들 사이에서 ‘음란팸’ 문화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일부 청소년이 온라인 카페를 통해 다수의 카카오톡 아이디를 확보한 뒤 특정 채팅방에 이들을 초대하는 방식으로 음란팸이 형성된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한 카페에는 이런 ‘팸’을 모집하는 글이 하루 평균 5000개가량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 스마트폰 채팅을 통해 가상 성관계를 갖는 ‘섹스팅’을 하거나 성적 농담을 주고받자며 청소년 회원들을 끌어모은다. 모집 공고에는 ‘야동 마니아 다 모여! 나이는 중2 이상이면 좋겠음’ ‘막장 음담패설 무한 허용’ 등 선정적인 문구가 주로 사용된다.
음란팸은 채팅방에서 애인 사이처럼 음란한 대화를 주고받는 ‘애인 섭외’ 방식이 많다. 교사와 제자, 애완동물과 주인, 의사와 환자 등 특정 상황이나 관계를 가정한 뒤 역할에 맞게 대화를 하기도 한다. ‘야동’의 성관계 장면에 자주 등장하는 관계를 그대로 차용해 오는 것이다.
음란팸은 주로 그룹채팅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그중 일부가 일대일 대화방을 따로 만든 뒤 가상의 연애를 하는 경우도 많다. 관계가 진척되면 실제 만남을 갖는 청소년들이 있다. 이 과정에서 성범죄가 일어나기도 한다.
● 익명성이 ‘성(性) 탈선’ 부추겨
카카오톡은 이용자 아이디만 있으면 자유롭게 대화 상대를 정할 수 있다. 전화번호나 이름 등 개인 신분은 노출되지 않는다. 한 사람이 여러 계정을 만들어 동시다발로 다양한 역할을 즐기는 ‘멀티톡’이 널리 이용되기도 한다. 이런 익명성과 편리성 때문에 음란팸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온라인상에 음란물이 범람하고 있는 가운데 음란팸이 청소년들에게 어른의 간섭을 받지 않고 성에 대한 자극적 호기심과 음란물을 은밀히 주고받는 공간을 마련해 주고 있는 것이다.
중앙대 아동복지학과 이선미 교수는 “카카오톡은 부모들이 단순히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생각해 청소년들이 의심받지 않고 음란대화를 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며 “스마트폰 콘텐츠의 파급력은 나이가 어릴수록 더 크고 성인들도 범죄 수단으로 쓰일 위험이 크기 때문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권오혁 인턴기자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음란 동영상 및 사진을 공유하는 ‘음란팸’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청소년들이 음란한 대화를 나눈 카카오톡 화면.태민.avi: ‘마른 남자가 거기만 크면 진짜 웃기지 않겠냐.’
캡틴.avi: ‘ㅋㅋㅋㅋ’
11일 오전 6시 50분. 이른 아침부터 고교생 김모 양(16)의 스마트폰에 카카오톡 메시지가 왔다는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김 양은 카카오톡 그룹채팅 방에 들어갔다. 불과 40분 사이에 이 3명과 230여 개의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비슷한 또래인 이들의 카카오톡 그룹채팅은 수업시간을 제외하곤 하루 종일 이어졌다. 대화는 대부분 음담패설이다. 성관계를 연상시키는 사진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날 아침 4명이던 채팅방 인원은 오후 11시가 되자 6명으로 늘었다.
이 채팅방의 이름은 ‘AVI 팸’. ‘AVI(Audio Visual Interleaving)’는 동영상 파일을 뜻하는 정보기술(IT) 용어지만 중고교생들 사이에선 ‘야동(음란동영상)’을 의미하는 은어다. 팸은 ‘Family(가족)’의 줄임말. 야한 대화를 나누거나 야동을 공유하는 ‘절친’들의 모임인 셈이다.
● 가상애인 만들어 음담패설 나눠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청소년들 사이에서 ‘음란팸’ 문화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일부 청소년이 온라인 카페를 통해 다수의 카카오톡 아이디를 확보한 뒤 특정 채팅방에 이들을 초대하는 방식으로 음란팸이 형성된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한 카페에는 이런 ‘팸’을 모집하는 글이 하루 평균 5000개가량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 스마트폰 채팅을 통해 가상 성관계를 갖는 ‘섹스팅’을 하거나 성적 농담을 주고받자며 청소년 회원들을 끌어모은다. 모집 공고에는 ‘야동 마니아 다 모여! 나이는 중2 이상이면 좋겠음’ ‘막장 음담패설 무한 허용’ 등 선정적인 문구가 주로 사용된다.
음란팸은 채팅방에서 애인 사이처럼 음란한 대화를 주고받는 ‘애인 섭외’ 방식이 많다. 교사와 제자, 애완동물과 주인, 의사와 환자 등 특정 상황이나 관계를 가정한 뒤 역할에 맞게 대화를 하기도 한다. ‘야동’의 성관계 장면에 자주 등장하는 관계를 그대로 차용해 오는 것이다.
음란팸은 주로 그룹채팅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그중 일부가 일대일 대화방을 따로 만든 뒤 가상의 연애를 하는 경우도 많다. 관계가 진척되면 실제 만남을 갖는 청소년들이 있다. 이 과정에서 성범죄가 일어나기도 한다.
● 익명성이 ‘성(性) 탈선’ 부추겨
카카오톡은 이용자 아이디만 있으면 자유롭게 대화 상대를 정할 수 있다. 전화번호나 이름 등 개인 신분은 노출되지 않는다. 한 사람이 여러 계정을 만들어 동시다발로 다양한 역할을 즐기는 ‘멀티톡’이 널리 이용되기도 한다. 이런 익명성과 편리성 때문에 음란팸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온라인상에 음란물이 범람하고 있는 가운데 음란팸이 청소년들에게 어른의 간섭을 받지 않고 성에 대한 자극적 호기심과 음란물을 은밀히 주고받는 공간을 마련해 주고 있는 것이다.
중앙대 아동복지학과 이선미 교수는 “카카오톡은 부모들이 단순히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생각해 청소년들이 의심받지 않고 음란대화를 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며 “스마트폰 콘텐츠의 파급력은 나이가 어릴수록 더 크고 성인들도 범죄 수단으로 쓰일 위험이 크기 때문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권오혁 인턴기자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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