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CD플레이어 차에서 내린다

동아일보

입력 2012-07-10 03:00 수정 2012-07-1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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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8월 美출시 ‘쉐보레 스파크’서 없애
스마트폰 연결 외부입력 단자 설치하기로


CD플레이어가 설치된 ‘쉐보레 스파크’의 국내 판매 모델. 한국GM 제공
머지않아 자동차에서 콤팩트디스크(CD)로 음악을 들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9일 한국GM에 따르면 이 회사가 모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를 통해 다음 달 미국 시장에 내놓을 예정인 경차 ‘2013년형 쉐보레 스파크’에는 CD플레이어가 설치되지 않는다.

차량용 CD플레이어는 1984년 일본 파이오니아가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으며 199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대중화돼 최근까지의 신차에 광범위하게 적용돼 왔다. CD플레이어가 대중화하기 전까지 황금기를 누렸던 차량용 카세트플레이어는 2010년형 렉서스 ‘SC430’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차량용 CD플레이어도 이제 퇴장의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 스마트 기기 연결기능 확대

다음 달 미국에서 출시되는 2013년형 쉐보레 스파크는 기본형인 ‘LS’(1만2995달러·약 1481만 원)에 CD플레이어 대신 AM, FM 라디오와 외부입력(AUX) 단자만이 설치된다. 한 등급 위인 ‘1LT’부터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정보와 오락의 합성어) 시스템인 ‘마이링크’를 기본 적용한다. 마이링크는 스마트폰과 연결해 음악을 듣거나 애플 ‘아이폰’의 음성인식 기능을 사용할 수도 있다.

스파크는 이 밖에도 7인치급 컬러 터치스크린과 위성라디오, 블루투스 연결 기능, 인터넷 음악 서비스인 ‘판도라’ 등 다양한 인터넷 기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넣었지만 CD플레이어는 없다. GM 관계자는 “모바일기기에 친숙한 신세대들에게는 CD플레이어보다 이들이 갖고 있는 스마트폰 등을 차에 연결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한국에서 판매하는 스파크에는 당분간 CD플레이어를 유지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미국 포드자동차의 유럽법인도 지난해부터 유럽에서 판매하는 소형차 ‘포커스’ 일부 모델부터 순차적으로 CD플레이어를 빼기 시작했다.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와 AUX 단자, 블루투스가 CD플레이어를 대체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 디지털 음원, CD 판매량 추월

CD플레이어를 없애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마이링크’를 설치한 북미형 ‘2013년형 쉐보레 스파크’. 한국GM 제공
자동차업계는 GM의 이번 결정이 단순한 원가 절감 차원이 아니라 차량용 CD플레이어의 필요성이 과거에 비해 크게 낮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지난해 MP3 등 디지털 음원이 음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CD 등 실물 음원 판매를 넘어섰다.

미국 음반 시장 조사업체인 닐슨사운드스캔이 빌보드 차트와 함께 조사해 올 1월 발표한 ‘2011년 미국 음악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음원 시장의 전체 음원 판매 건수(CD 앨범, 싱글, 뮤직비디오, 디지털 음원 등의 총 합계)는 16억1100만 건. 이 중 디지털 음원 판매 건수는 시장의 절반을 넘는 50.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말까지 디지털 음원 판매 비중은 전체의 57.7%를 차지할 것으로 닐슨은 전망했다.

스마트폰의 보급에 힘입어 애플의 디지털 미디어 플레이어인 ‘아이튠스’와 온라인 디지털 콘텐츠 판매 사이트인 ‘아마존 앱스토어’, ‘구글플레이’ 등을 통해 디지털 음원 거래가 활발해지며 CD 판매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소비자가전연합(CEA)은 “전체 운전자의 98%가 최소한 하나 이상의 모바일 기기를 갖고 있다”며 “조만간 자동차에는 모바일 기기를 연결하는 시스템이 필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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