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뮌헨공장 가보니 “어! 자동차 공장이 도시 한복판에…”

동아일보

입력 2012-07-02 03:00 수정 2012-07-0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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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독일 뮌헨의 BMW 본사 공장 조립라인에서 근로자들이 신형 ‘3시리즈’의 배선 작업을 하고 있다. 생산라인은 근로자들의 편의를 위해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돼 차를 상하좌우로 움직이며 작업할 수 있다. BMW그룹코리아 제공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독일 남부 바이에른 주의 주도 뮌헨. 인구 130만여 명의 독일 3대 도시인 이곳은 세계 고급차업계 1위 BMW그룹의 본거지다. 뮌헨 올림픽공원 인근에는 BMW 본사와 복합 전시공간인 벨트(Welt·영어로 World),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50만 m²의 용지 위에 연간 20만 대의 완성차를 생산하는 뮌헨 공장이 있다.

대도시 한복판의 공장은 쉽게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지만 이곳은 올해로 설립 90주년을 맞았다. 1922년 모터사이클 생산으로 시작해 1928년 완성차를 만들기 시작했다. BMW의 전 세계 생산망 중 ‘1호 공장’이다.

“BMW 공장 투어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오후 2시 공장을 보기 위해 30여 명의 관람객이 줄을 섰다. 미취학 아동부터 백발이 성성한 노인까지 다양했다. 사전 예약을 하고 입장료를 내면 누구나 이 공장 라인 대부분을 볼 수 있다.

공장 안내인이 일행을 이끈 곳은 강판을 찍어 차체의 틀을 만드는 프레스공장. 자동화율은 97%다. 로봇이 대부분의 작업을 한다. 2층 건물 크기의 거대한 프레스기가 ‘쿵’ 하는 굉음을 내며 밋밋한 강판을 차의 형상으로 만들었다.

공장 안내인 아멜리 바이란트 씨는 “이곳의 최대 강점은 친환경성”이라고 소개했다. 차체 틀을 만들고 남은 부분은 로봇이 정교하게 잘라냈다. 이 찌꺼기를 수거해 협력업체로 보낸 뒤 녹여서 부품을 만들 때 재활용한다.

차체에 색을 칠하는 도장공장에서는 밀폐된 생산라인에서 로봇이 도료 스프레이를 분사했다. 도료는 물에 녹는 수용성 페인트다. 차에 칠해지고 남은 도료는 바람을 불어넣어 아래로 밀어냈다. 생산라인 아래에는 물이 흘렀다. 페인트가 녹아든 물은 정제 과정을 거쳐 재활용한다.

다음은 엔진 공장. 연간 30만 대의 엔진을 만든다. 기본 차종에 들어가는 4기통 엔진부터 최고급 브랜드인 롤스로이스의 12기통 엔진까지 다양하다. 엔진은 가솔린과 디젤 등 실제 연료를 이용해 테스트하지 않고 전자식으로 한다. 소위 ‘콜드(cold) 테스트’라는 방식으로 연간 90만 L의 연료를 절약한다.

지난해 10월부터 신형 ‘3시리즈’의 생산을 시작했다. 생산 차종의 절반가량이 기차를 통해 유럽 전역으로 보내진다. 나머지는 한국 미국 일본 등으로 수출한다. 기존에 쓰던 구형 생산설비는 협력업체로 이관해 애프터서비스(AS) 부품을 만드는 데 쓴다.

뮌헨 공장은 ‘대도시의 한복판’이라는 지리적 한계가 있다. 증설이나 용지 확장이 여의치 않고 환경 규제도 까다롭다. 하루 생산대수는 900대 안팎. 고급차라서 과정이 복잡하기도 하지만 그리 높은 생산 효율성으로 보기 어렵다. 시내 한복판에서 공장을 계속 운영하는 이유는 뭘까.

설립 90주년의 뮌헨 공장은 BMW의 출발점으로 이 회사의 대표 차종인 ‘3시리즈’를 생산한다. 노르베르트 라이트호퍼 BMW그룹 회장은 3시리즈의 신형이 투입될 때마다 공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한다. 누구나 볼 수 있는 도심 속 공장에서 대표 차종을 만든다는 상징성이 있는 것이다. 제휴 확대 방안을 발표하기 위해 BMW 본사를 찾은 일본 도요타 임원진도 이 공장을 둘러봤다. BMW와 도요타는 지난달 29일 친환경차 기술 제휴를 공식 발표했다.

‘숙련공 양성소’의 의미도 있다. 20년차 이상의 숙련공과 갓 들어온 청년 근로자가 함께 일한다. 1년에 학생 1300명에게 인턴 근무를 할 기회도 준다. 회사 관계자는 “뮌헨 공장은 BMW의 어머니(Mother Plant)”라고 소개했다.

뮌헨=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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