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 합법화..명예퇴직 당하는 마약탐지견들
노트펫
입력 2018-11-26 17:09 수정 2018-11-26 17:11
[노트펫] 캐나다와 미국 일부에서 대마초(마리화나)가 합법화되면서, 마약수사에 혼선이 빚어지자 마약탐지견들이 조기 은퇴를 당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지난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8년 경력의 경찰견 ‘툴로’는 170명 넘는 마약사범 검거 실적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 조기 은퇴했다. 대마초를 합법화한 콜로라도 주(州) 라이플 시(市)에서 대마초 탐지견이 마약 수사에 혼선을 빚는다는 이유로, 노란 래브라도 리트리버 툴로는 이제 평범한 반려견으로 여생을 보내게 됐다.
라이플 시 경찰서장 토미 클라인은 “개는 ‘마리화나 냄새를 맡았다’거나 ‘메타암페타민 냄새가 난다’라고 말할 수 없고, 훈련받은 마약에 같은 행동을 한다”며 “만약 툴로가 자동차에 마약이 있다고 알린다고 해도, 경찰이 더 이상 툴로의 경고 하나만 가지고 수색할 사유를 얻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마약탐지견 ‘킬로’가 콜로라도 주 모팻 카운티에서 한 트럭을 적발한 사건이 툴로의 은퇴를 앞당기는 계기가 됐다. 경찰은 그 트럭에서 메타암페타민 잔여물을 검출했지만, 재판에서 마리화나 탐지견 킬로의 신호에 따른 수색이 불법이란 재판부 판결에 따라 유죄가 뒤집혔다.
캐나다에서 지난달부터 마리화나 소매판매가 시작되면서, 노령 마약탐지견 14마리가 은퇴당했다. 캐나다 매니토바 주 위니펙 시 경찰은 올해 새 마약탐지견으로 활약할 벨기에 말리노이즈 강아지 ‘아이비’를 경찰견으로 맞이했다. 아이비는 마리화나에 반응하지 않는다고 한다.
콜로라도 주 알바다 시 경찰은 노령 경찰견 ‘비커’를 은퇴시키고, 코카인, 헤로인, 엑스타시, 메타암페타민 등 불법 마약 4종을 탐지할 수 있는 개 ‘루디’에게 후임을 맡겼다.
캘리포니아, 오리건, 메인, 버몬트 등 마리화나를 합법화한 많은 주들이 더 이상 경찰견에게 마리화나 탐지 훈련을 시키지 않는다. 마리화나를 금지한 주들 가운데 몇몇 주도 미래를 대비해 마리화나 탐지 훈련을 뺐다.
‘탑독 폴리스 K-9 트레이닝 & 컨설팅’의 사주 론 클로워드는 “텍사스 주 경찰이 경찰견 훈련에 마리화나를 빼달라고 요청해서 그렇게 했다”며 “텍사스 주에 변화가 올 수 있다는 예감으로 미리 준비하길 원했다”고 밝혔다.
반면에 콜로라도 주에 인접한 캔자스 주는 경찰견 조련 과정에 마리화나 탐지를 고수하고 있다.
주마다 마리화나 합법화에 대한 찬반이 갈리듯, 마약탐지견에 대한 처분도 주마다 제각각이다. 마리화나 탐지견들을 경찰서에 그대로 두는 지역도 있지만, 마리화나가 금지된 학교나 감옥으로 옮기는 지역도 있다.
이달 미시간 주는 미국에서 10번째로 마리화나를 합법화했다. 미시간 경찰은 마약탐지견 50마리를 어떻게 할지 아직 검토 중이다.
노령견에게 새 기술을 가르치기 정말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경찰견 조련 및 공급업체 벤토사 케널의 수석 조련사 데이비드 스미스는 재훈련을 권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설령 노령 경찰견이 마리화나 반응을 중단하는 훈련에 성공해도, 실수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은퇴한다고 해서 탐지견들이 거리로 내몰리는 것은 아니다. 보통 은퇴한 탐지견들은 조련사에게 입양돼 반려견으로 지낸다.
툴로도 경찰 개럿 던컨에게 입양됐다. 던컨은 툴로에게 하이킹, 캠핑, 공원 산책 등을 약속했지만, 강아지일 때부터 경찰견으로 뛴 툴로는 은퇴에 불만을 품고 쓰레기통을 완전히 박살냈다고 한다.
콜로라도 경찰 K-9협회 회장이자 비커와 루디의 조련사인 브라이언 라아스 경관은 “경찰견들은 우리 자식이다”라며 “경찰견이 은퇴했을 때, 경찰견들이 정말 잘 돌봐지고 있는지 조련사들이 확실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마약탐지견들의 앞날에 대한 걱정이 나왔다. 한 경찰견 조련사는 조기 은퇴로 마약탐지견들이 안락사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발언했다가, 비판 끝에 발언을 철회하고 단어 선택이 나빴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지난해 일리노이 주 의회에서 마리화나 합법화를 논의할 때, 워런 버핏의 아들이자 지역 보안관인 하워드 버핏은 일리노이 주 마약탐지견 275마리가 조기 은퇴를 강요당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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