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통장 조직에 범죄단체죄 적용…계좌번호 대여도 처벌
뉴시스
입력 2018-12-18 12:27 수정 2018-12-18 12:30
정부가 보이스피싱 근절을 위해 대포통장 조직에 범제단체죄를 적용해 가중처벌하고 범죄수익도 철저히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계좌번호를 빌려주거나 사기친 돈을 단순히 전달만 하는 행위도 처벌한다.
금융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외교부, 법무부, 방송통신위원회, 경찰청, 금융감독원 등 관계부처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전기통신금융사기 방지대책 협의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보이스피싱 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정부에 따르면 최근 보이스피싱 수단은 전화나 문자메시지(SMS) 뿐 아니라 메신저, 불법금융사이트·앱, 간편송금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그 결과 올 들어 10월까지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3340억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24억원) 대비 83.9%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포통장도 3만5155건에서 4만7520건으로 35.2% 늘었으며 40·50대 1817억원, 20·30대 730억원, 60대 이상 720억원 등 연령층을 가리지 않고 보이스피싱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는 보이스피싱의 통로로 작용하는 대포통장을 쉽게 마련할 수 없도록 전자금융거래법 등을 개정해 대포통장 거래에 대한 처벌을 징역 3년이하에서 5년 이하로 높이기로 했다. 이를 통해 대포통장 조직에 범죄단체죄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범죄단체죄는 사형, 무기 또는 장기 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목적하는 단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대포통장 양수도 처벌을 5년으로 높이면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범죄단체죄는 중대범죄에 해당해 범죄수익 환수가 가능하며 대포통장 양수도 범죄와 경합범으로 가중처벌도 가능하다.
또 계좌번호 등을 보이스피싱 조직원 등에게 대여하고 보이스피싱 피해자금을 전달하는 행위도 대포통장 거래와 비슷한 수준으로 처벌키로 했다. 대가를 전제로 통장의 매매나 대여를 ‘알선’하는 행위에 더해 ‘권유’나 ‘중개’하는 행위 역시 처벌한다.
대포통장 거래를 사전에 예방하는 조치도 강화한다.
현재는 대포통장 비율이 0.2%를 넘는 금융회사에 대해서만 금융당국이 개선계획 제출 명령을 내리고 있는데 앞으로는 0.1%만 넘어도 개선 권고 조치를 내리게 된다.
최근 대포통장 증가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과 관련해서는 비대면 계좌 개설시 직원들이 육안으로 직접 신분증 위·변조 여부를 전수조사토록 하는 등 관련 절차를 강화한다. 보이스피싱에 연루돼 전자금융거래가 제한된 이력이 존재할 경우 자금출처나 해외거래내역 등을 확인해 기준에 미달하면 계좌 개설을 제한한다.
또 보이스피싱 관련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을 경우 전자금융거래 제한을 일정 기간 지속토록 할 방침이다.
신종 보이스피싱 수단에 대한 대응도 강화한다. 최근 보이스피싱의 주요 창구로 떠오른 카카오톡 등의 메신저 이용시 해외에서 발송됐거나 친구등록이 되지 않은 사람이 보낸 메시지에 대해서는 경고 표시를 강화키로 했다.
선불전자금융업자를 통해 은행간 직접 계좌 이체 방식으로 피해자금이 송금되면 은행이 지급정지 조치를 충실히 이행하도록 지도하고 보이스피싱 사기자에 대해서는 선불업자가 앱 이용을 정지시키기로 했다.
불법 금융사이트에 대해서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 사업자에게 해당 사이트에 대한 삭제나 접속차단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페이스북 같은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올라온 불법 금융사이트 광고글 등에 대한 차단 조치도 해당 SNS에 요청할 방침이다.
전화나 SMS 등 기존 보이스피싱 수단에 대한 대응과 관련해서는 보이스피싱 등에 사용된 전화번호 이용중지 기간을 기존 90일에서 1~3년으로 강화한 데 이어 발신번호 조작 신고가 다수 접수된 통신사업자에 대해서는 현장점검을 강화키로 했다.
또 명의도용을 통한 보이스피싱 방지를 위해 다른 사람이 본인 명의로 이동통신 서비스에 가입하는 것을 사전에 제한하는 ‘가입제한서비스’와 본인 명의로 가입된 통신 서비스가 있는지를 조회할 수 있는 ‘가입사실현황조회서비스’ 제공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나아가 약 5000만개의 휴대전화 번호를 대상으로 가입자 본인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전수조사도 실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경찰청은 보이스피싱 특별단속을 추진하고 외교부는 해외에 체류 중인 보이스피싱 범죄자 및 혐의자 내역을 통보받아 여권 제재를 적극 시행키로 했다.
이밖에도 법무부는 보이스피싱 피해자에 대한 관련법상 구제가 어려운 경우 사기자의 재산을 몰수해 환급할 수 있도록 하는 부패재산몰수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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