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지 딱 30분 됐는데”…휴대폰 청약철회는 왜 어렵나
뉴시스
입력 2018-12-18 12:11 수정 2018-12-18 12:13
#. A씨는 2년 할부로 휴대폰을 샀다가 뒤통수를 맞았다. 구매 당시 시간이 늦어 판매점에서 계약서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판매점에선 “계약서는 내일 택배로 보내주겠다”고 했다. A씨는 이말을 믿고 계약서에 서명만 하고 돌아갔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었다. A씨는 기다리다 못해 어플리케이션으로 계약 내용을 확인해봤고, 자신이 2년 계약이 아닌 3년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 역시 할부계약으로 휴대폰을 산 B씨. 기기를 받고서 약 30분 만에 다시 대리점을 찾았다. 청약을 철회해달라고 요구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대리점에서는 “제품을 개봉한 후에는 불가능하다”며 거부했다. B씨는 이후 통신사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다시 청약철회를 요청했고 “조치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그 뒤로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접수된 국민신문고의 실제 사례다. 최근 휴대폰 할부계약과 청약철회에 관한 민원이 늘자 공정위는 지난 5월부터 휴대폰 제조사와 이동통신 3사, 대리점 5~10곳 등을 상대로 실태조사를 벌였다. 조사결과 할부계약서 미지급, 계약서상 필수항목 누락, 부당한 청약철회 거부 등의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휴대폰은 100만원돈이 넘는 고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청약철회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판매자가 적법한 청약철회를 거부하면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되지만 분쟁을 다투기 시작하면 법원 판결까지 가야 한다.
18일 공정위가 발표한 ‘휴대전화 할부거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관련 민원 건수가 1250건 가량인데, 여기서 상당수가 실제 위반 사례였던 것으로 적발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소비자가 청약을 철회하고자 하는 이유의 대부분은 ‘계약 단계에서 정확한 설명을 듣지 못하거나 거짓 안내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실제 조사 결과에서도 휴대폰 계약서에 ‘할부원금’ ‘월 납부액’ 등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할 내용이 공란으로 빈 경우가 적발됐고, 심지어는 계약서를 아예 주지 않거나 늑장 발급하는 사례도 다수 파악됐다. 일부 대리점에선 개통 이후에만 계약서를 주거나 소비자가 요청할 때만 주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모두 할부거래법상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특히 계약서 미지급은 고령층이나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홍정석 공정위 할부거래과장은 “계약서의 중요성을 상대적으로 잘 아는 젊은층에게는 계약서 발급을 신경쓰는데노약자나 학생들에게는 악의적인지 과실인지 대부분 계약서를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부당한 청약철회 거부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소비자가 청약철회를 요구하면 판매점에선 ‘개통 후에는 환불이 불가능하다’, ‘휴대전화는 청약철회 예외품목이다’라는 이유를 들며 거부한다. 하지만 이는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
할부거래법에 따르면 청약철회 제외품목에는 선박, 항공기, 자동차, 건설기계, 이미 설치된 냉동기·보일러 등이 있다. 휴대폰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다만 ‘소비자에게 책임이 있는 사유로 재화가 멸실 혹은 훼손된 경우’에 한해서 청약철회 거부를 인정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실태조사에서 적발된 내용들을 관할 지자체에 통보해 과태료 부과·징수 등에 대한 조치를 요청할 계획이다. 홍 과장은 “이후 휴대전화 할부거래에 관한 민원 및 신고 접수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공정위를 과태료 부과·징수 기관에 추가하는 방향으로 할부거래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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