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현대차 최대 10조 초과자본…주주에 돌려줘야”

미국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현대자동차그룹에 대해 수조원대에 달하는 초과자본을 주주들에게 환원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엘리엇 계열 펀드의 투자 자문사 엘리엇 어드바이저 홍콩(엘리엇)은 14일 현대모비스(012330)와 현대차(005380), 기아차(000270) 이사진에게 이 같은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글로벌 자동차 컨설팅사인 콘웨이 맥킨지가 현대차그룹의 자본구조를 분석한 독립 분석보고서를 그룹 이사진 등 이해관계자들과 공유했다.

독립 분석보고서는 현대차그룹이 심각한 초과자본 상태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8조~10조원, 현대모비스는 4조~6조원의 초과 자본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과거 잉여현금흐름의 불투명한 운영으로 상당한 자본이 비영업용 자산에 묶였고 주주환원 수준이 업계 기준에 지속 미달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일관되지 못한 보고 방식으로 인해 그룹 사업에서 발생하는 실제 현금흐름이 왜곡되거나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 기업구조 개편에 대해서도 기존안이 철회되고 반년이 지났지만 개편을 진전하기 위한 실질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간 가치 할인율과 지배구조 개선의 미흡함을 고려해 그룹 이사회가 이해할 사항을 제안했다.

이들은 그룹 각 계열사 이사회에 독립적인 사외이사를 추가 선임하는 것을 포함해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엘리엇 및 다른 주주들과 협업할 것을 요구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는 초과자본금을 환원하고 저평가된 현재 가치를 고려한 자사주매입 방안 우선 검토도 제안했다. 아울러 모든 비핵심 자산에 대해 전략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 현대모비스의 모듈·애프터서비스(AS)부품 사업을 분할해 현대글로비스(086280)와 합병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한 바 있다.

이에 엘리엇은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반대하면서 8월 현대모비스 AS 부문을 현대차와 합병하고 현대모비스의 모듈과 핵심 부품사업을 현대글로비스와 합치는 안을 제안했다. 현대차그룹은 법적인 제약을 근거로 거절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