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노량진 구시장 상인들에 최후통첩…“5시 이후 철거, 입주 신청하라”

뉴스1

입력 2018-11-09 12:53 수정 2018-11-09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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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장 상인들 “말도 안되는 협박…끝까지 투쟁할 것”

안재문 수협 노량진수산주식회사 대표이사가 9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량진수산시장 정상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18.11.9/뉴스1 © News1
6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구(舊) 수산시장에서 상인들이 촛불을 켠채 장사하고 있다. 2018.11.6/뉴스1 © News1

노량진 수산시장 신시장 입점 문제로 구시장 상인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수협이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보냈다.

수협은 9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 5층 브리핑실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이날 오후 5시까지 구시장 상인들의 입주신청을 받겠다고 밝혔다.

수협 안재문 대표이사는 “이날 오후 5시까지 신청을 마감한 뒤 이후 17일까지 입주절차를 마무리한다”면서 “마지막까지 입주를 하지 않는 상인들에 대해서는 강제 철거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강제 철거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구시장 부지는 자연적으로 퇴거가 되어야 하지만 부지가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면서 “입주신청을 마무리한 뒤 잔류 시장 규모에 따라 폐쇄와 철거의 방법과 시기 등이 유동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시장 입주 시작을 기준으로 808개 점포가 운영됐던 구시장은 상당수의 상인들이 신시장으로 떠나면서 10월말 기준으로 271개소가 남아 있었다. 수협 측은 11월 이후 100개소의 상인들이 추가로 이전을 해오거나 이전 의사를 밝혀왔다고 전했다.

수협 측은 안전검사에서 C등급 판정을 받은 기존 건물에서 더이상 장사를 허락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8월 대법원 최종판결 이후 자진퇴거기한이 경과된데다 구시장은 지어진지 48년 된 노후건물로 낙석, 추락사고, 주차장 붕괴위험, 정전사고 등 시설물 안전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장 이전 조건도 이미 2009년 양해각서를 통해 합의된 사항이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구시장을 지키고 있는 상인들은 현대화사업 자체가 잘못됐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비싼 임대료, 좁은 통로를 이유로 새 건물 입주를 거부하고 있다. 노량진수산시장은 서울시가 개설한 공영도매시장으로, 비록 토지와 건물은 수협의 소유라 할지라도 시장개설자 허락 없이는 강제로 시장을 폐쇄할 수는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앞선 4차례의 명도집행에서 상인들의 반발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했던 수협은 지난 5일 구시장에 전격적으로 단전·단수를 단행했고, 이에 구시장 측이 강하게 반발하며 마찰을 빚었다. 구시장 상인들은 신시장 주차장 입구 앞에서 농성을 벌이며 신시장 경매 차량의 진입을 막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수협 직원들과 구시장 상인들의 격한 몸싸움이 일어났고, 양 측은 서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구시장 상인들이 주장하는 부분이 대부분 잘못됐다”면서 “그들이 말하는 생존권과 인권이 무엇인 지 모르겠다. 먼저 입주해서 지금까지 생업에 종사하는 1200명 상인들의 인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수협의 강경한 태도에도 구시장 상인들은 끝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윤헌주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상인들이 일부 움직일 수도 있다고 본다. 물과 전기가 끊겼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것”이라면서도 “남아있는 상인들과 함께 투쟁을 이어갈 것이다. 수협 측의 강제철거를 거론하는 것은 전혀 현실성이 없는 협박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구시장 상인들은 지난 5일 국가인권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했고 6일에는 법원에 단전·단수금지 가처분 신청도 낸 상황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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