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일자리 81만개 늘린대”… 다시 붐비는 공시촌
정지영기자
입력 2017-05-18 03:00 수정 2017-05-18 08:38
대선공약 보고 공무원시험 준비 붐
중도 포기자-중학생까지 도전… “놓치면 후회” 노량진 학원가 북적
17일 한 청년이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이번 정부 끝나기 전에 공무원 되는 게 꿈이에요.”
취업 장수생의 희망이 아니다. 중학교 3학년인 이모 군(15·전북 전주시)의 ‘인생 목표’다. 이 군은 14일 학교 근처 서점에서 공무원 시험용 국사책을 구입했다. 그리고 공무원 9급시험 인강(인터넷 강의)도 신청했다. ‘9급 공무원’이라는 구체적 진로를 정한 건 대통령 선거 직후다. 이 군은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일자리 81만 개를 만들겠다고 공약했기 때문에 앞으로 공무원을 많이 뽑을 것 같다”며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공무원시험에 붙는 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 당선 후 ‘공시생(공무원시험 준비생) 사회’가 들썩거리고 있다. 포기했던 사람들이 재도전에 나서는가 하면 고교생은 물론이고 중학생까지 시험 준비에 나서고 있다. 당장 하반기에 1만 명 이상의 신규 채용이 예정돼 있어 공시생 숫자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7일 찾은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는 신규 학생을 받느라 분주했다. 본보 취재진이 찾은 A학원은 많을 때 5분에 한 번씩 상담전화가 걸려왔다. 문의가 많아 상담 연결도 쉽지 않았다. 학원 관계자는 “지난해 이맘때보다 신규 문의가 늘었고 공무원을 포기했던 사람들이 재등록하는 경우도 많다”며 “아무래도 대통령의 공약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수강생이 250명 정도인 B학원에는 문 대통령 당선 후 일주일 만에 20명이 새로 등록했다. 학원가에서 5월은 공무원시험 신규 수강생이 적은 비수기로 통한다. 다른 학원들 상황도 비슷하다. 근처 C학원에도 20대 여성 3명이 상담 중이었다. 이 중 한 명은 2년 동안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다 포기했지만 문 대통령 당선 후 다시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들은 “이번 정부가 끝나면 공무원 채용이 급감하지 않겠느냐”며 “앞으로 5년이 공무원 될 수 있는 최대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공무원 채용 확대가 적성이나 진로에 상관없이 청년들을 ‘너도나도 공시생’으로 만들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방의 한 대학원에서 화학을 공부한 유모 씨(28)는 한때 창업을 꿈꿨지만 기술 개발이 늦어지면서 손실이 커지자 포기했다. 그리고 소방공무원이 되기로 계획을 바꿨다. 전공을 포기해 아쉽지만 여러모로 따져봤을 때 평생직장에 연금까지 보장되는 공무원을 하는 게 낫다고 결론 내린 것이다. 공시생 온라인 카페 등에는 “5년 안에 이루리라” “지금 놓치면 후회할 타이밍”이라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부는 민간부문과 협동해서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며 “청년들이 공무원 외에도 더 과감하고 용기 있는 꿈을 꿀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중도 포기자-중학생까지 도전… “놓치면 후회” 노량진 학원가 북적
17일 한 청년이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이번 정부 끝나기 전에 공무원 되는 게 꿈이에요.”
취업 장수생의 희망이 아니다. 중학교 3학년인 이모 군(15·전북 전주시)의 ‘인생 목표’다. 이 군은 14일 학교 근처 서점에서 공무원 시험용 국사책을 구입했다. 그리고 공무원 9급시험 인강(인터넷 강의)도 신청했다. ‘9급 공무원’이라는 구체적 진로를 정한 건 대통령 선거 직후다. 이 군은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일자리 81만 개를 만들겠다고 공약했기 때문에 앞으로 공무원을 많이 뽑을 것 같다”며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공무원시험에 붙는 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 당선 후 ‘공시생(공무원시험 준비생) 사회’가 들썩거리고 있다. 포기했던 사람들이 재도전에 나서는가 하면 고교생은 물론이고 중학생까지 시험 준비에 나서고 있다. 당장 하반기에 1만 명 이상의 신규 채용이 예정돼 있어 공시생 숫자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7일 찾은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는 신규 학생을 받느라 분주했다. 본보 취재진이 찾은 A학원은 많을 때 5분에 한 번씩 상담전화가 걸려왔다. 문의가 많아 상담 연결도 쉽지 않았다. 학원 관계자는 “지난해 이맘때보다 신규 문의가 늘었고 공무원을 포기했던 사람들이 재등록하는 경우도 많다”며 “아무래도 대통령의 공약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수강생이 250명 정도인 B학원에는 문 대통령 당선 후 일주일 만에 20명이 새로 등록했다. 학원가에서 5월은 공무원시험 신규 수강생이 적은 비수기로 통한다. 다른 학원들 상황도 비슷하다. 근처 C학원에도 20대 여성 3명이 상담 중이었다. 이 중 한 명은 2년 동안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다 포기했지만 문 대통령 당선 후 다시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들은 “이번 정부가 끝나면 공무원 채용이 급감하지 않겠느냐”며 “앞으로 5년이 공무원 될 수 있는 최대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공무원 채용 확대가 적성이나 진로에 상관없이 청년들을 ‘너도나도 공시생’으로 만들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방의 한 대학원에서 화학을 공부한 유모 씨(28)는 한때 창업을 꿈꿨지만 기술 개발이 늦어지면서 손실이 커지자 포기했다. 그리고 소방공무원이 되기로 계획을 바꿨다. 전공을 포기해 아쉽지만 여러모로 따져봤을 때 평생직장에 연금까지 보장되는 공무원을 하는 게 낫다고 결론 내린 것이다. 공시생 온라인 카페 등에는 “5년 안에 이루리라” “지금 놓치면 후회할 타이밍”이라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부는 민간부문과 협동해서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며 “청년들이 공무원 외에도 더 과감하고 용기 있는 꿈을 꿀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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