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탈출? 연중 12도 ‘동굴 피서’가 있었네

김재범 기자

입력 2019-07-19 05:45 수정 2019-07-19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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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폐광에서 도시재생 사업으로 새롭게 변신해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콘텐츠가 된 광명동굴이 여름 무더위 도심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 사진은 광명동굴 예술의 전당에서 진행하는 미디어파사드 레이저쇼. 사진제공|광명시

■ 삼복더위 잊게 하는 도심 피서지 광명시 ‘광명동굴’

폐광 활용한 다채로운 콘텐츠 눈길
접근성 탁월, 국내외 방문객에 인기
동굴 외부 VR체험·전시관 등 풍성
내달 2일부터 사흘간 여름 축제도


본격적인 삼복더위가 시작되면서 저마다 무더위를 잊게 해줄 시원한 피서지를 찾아 나서고 있다. ‘휴가철에는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명 피서지를 찾아가는 과정은 만만치 않다. 짜증나는 교통체증에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리는 북적거림도 각오해야 한다. 예전보다 팍팍해진 주머니 사정이라 비용부담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피서여행에서도 이제는 ‘가성비’와 ‘가심비’가 중요한 키워드로 등장한다. 요즘 가성비 높은 여름 나들이 명소로 도심 피서지들이 주목받고 있다.

서울 인근에 있는 광명동굴은 그중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저렴한 비용, 쇼핑과 역사탐방 등의 주변 명소들로 인해 요즘 인기가 높은 곳이다.

광명동굴은 화산활동이나 석회암 침식활동 등의 자연현상으로 만들어진 천연동굴이 아니다. 이곳은 일제강점기인 1912년부터 금·은·아연·동 등의 광물을 채굴하던 시흥광산이 모태다. 60년간 광산으로 운영하다가 1972년 폐광했고, 이후 새우젓을 보관하는 것 외에 별다른 활용도를 찾지 못하고 방치됐다.

오랜 세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폐광 시흥광산이 다시 주목을 받은 것은 2011년. 광명시가 도시재생 사업의 하나로 폐광의 산업유산적 가치와 함께 수도권에서 드문 대형 동굴이라는 특성에 착안했다.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결합해 ‘광명동굴’로 재탄생시켰다. 2015년부터는 유료화로 전환했고, 이후 수도권을 대표하는 인기 관광시설이 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2017∼2018년과 2019∼2020년 연속으로 선정됐다.

자신의 소망을 담은 황금패를 살펴보는 외국인 관광객. 사진제공|광명시

● 예술의 전당·황금폭포 등 볼거리 다양

여름 피서지로 광명동굴의 매력은 초대형 천연 에어컨이라 부를 정도로 시원한 내부이다. 외부 기온이 아무리 높아도 내부가 연중 12도를 유지한다. 요즘처럼 30도를 훌쩍 넘는 무더위에도 이곳을 방문할 때는 가디건이나 바람막이 같은 겉옷을 꼭 챙겨야 할 정도이다.

또한 자연현상으로 생성된 동굴들은 대부분 내부 생태계나 환경이 살아있는 ‘활굴’이어서 자연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 내부 개발에 제한이 있다. 하지만 폐광이었던 광명동굴은 오히려 동굴을 활용한 다양한 아이디어나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다. 실제로 광명동굴의 인기 콘텐츠인 빛의 공간, 동굴 예술의 전당, 황금폭포, 황금길, 동굴지하세계, 근대역사관, 와인동굴 등은 생태계가 살아있는 활굴이라면 엄두도 못 낼 시설이다.

동굴 외부에도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광명동굴 VR체험관,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LED미디어타워문화예술, 미디어 융복합 아트체험시설 라스코전시관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갖추고 있다.

여름철 짙은 녹음을 느낄 수 있는 광명동굴 외부. 사진제공|광명시

● 편리한 접근성과 다양한 연계관광

콘텐츠 못지않게 광명동굴이 인기 높은 것은 편리한 접근성과 다양한 연계관광이다.

광명동굴은 서울, 인천과 경기권의 주요 도시에서 차로 1시간 이내면 올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30분, 도심공항터미널이 있는 KTX광명역에서는 5분이면 도착한다. 국내 방문객은 물론이고 외국인 방문객들도 입국 후 첫 여행지나 출국 전 마지막 여행지로 찾아올 수 있어 편리하다.

또한 인근에 이케아, 롯데아울렛, 코스트코 등 대형 쇼핑시설이 있고 충현박물과 기형도문학관, 오리서원 등 문화·역사 명소도 있어 가족과 함께 다양한 일정의 나들이를 계획할 수 있다.

화려한 조명으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SNS 인증샷 명소로 사랑받는 웜홀광장. 사진제공|광명시

● 동굴서 워터 슬라이드를…여름축제 진행

광명동굴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9월 1일까지 폐장을 3시간 연장해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한다. 단 입장권 판매는 관람시간을 고려하여 오후 8시까지로 제한한다.

또한 관내 라스코 전시관에서는 빛의 놀이터 ‘레인보우 팩토리’를 11월 24일까지 운영한다. 이곳도 야간개장 기간에 맞춰 오후 8시까지 연장운영한다. ‘레인보우 팩토리’는 디지털 놀이시설 ‘피지털’(phygital) 스타일의 시설로 3개의 존과 15가지 체험놀이를 갖추고 있다.

또한 8월 2일부터 4일까지는 광명동굴 여름축제도 열린다. 여름축제 행사는 오전 11시부터 빛의 광장에서 워터슬라이드, 미스트존과 스펀지 물총·바가지·비치볼 만들기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밖에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6월부터 청년창업 푸드 트럭 10대를 운영하고 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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