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여행, 홍콩 현지인처럼 삼시세끼 어때요”

김재범 전문기자

입력 2019-06-13 13:42:00 수정 2019-06-13 14: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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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식 분식점 차찬탱의 다양한 메뉴들. 사진제공|홍콩관광청

해외여행 로망, ‘로컬처럼 지내기‘ 명소
외식문화 발달한 홍콩 가성비 맛집 도전
콘지·딤섬, 소고기 국수까지 식도락 여정


‘로컬처럼 지내기’는 요즘 해외여행에서 누리고 싶은 로망 중 하나이다. 내가 찾아간 여행지에서 마치 오랜 세월 그곳에서 산 지역민들처럼 먹고 자고 즐기면서 그들의 일상 속으로 파고드는 것이다. 비록 캐리어를 끌고 찾아온 이방인이지만, 단 며칠이라도 현지의 삶과 일상에 섞여 지내며 그들의 문화를 온몸으로 느낄 때 여행의 참맛을 만끽하게 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홍콩처럼 로컬의 일상으로 들어가기가 쉬운 여행지도 없다. 다른 지역에 비해 문화적으로 차이가 덜해 단기간에 적응할 수 있고, 그런 가운데서도 우리네와는 다른 ‘낯설음’과 ‘신기함’도 두루 갖추고 있다.

특히 ‘로컬처럼 지내기’의 가장 큰 진입장벽 중 하나인 식생활에서 홍콩은 도전이란 부담감보다는 즐거운 체험과 새로운 발견이라는 재미를 준다. 홍콩은 외식이 일상화된 문화를 바탕으로 인구 대비 가장 많은 음식점이 있는 지역이다. 대략 꼽아도 홍콩에는 2만5000여개의 식당이 있다고 한다.

올 여름 또는 하반기 홍콩 여행을 계획한다면, 여행기간 동안이라도 한번 하루 ‘삼시세끼’를 현지식으로 즐기는 미션에 도전해 보자. 미슐랭 스타를 가진 고급 레스토랑이 즐비한 홍콩이지만 마음만 먹으면 한국과 비슷한, 아니 더 저렴한 비용으로 가성비 높은 식도락을 즐길 수 있는 맛집들을 찾을 수 있다.


● 아침 : 차찬탱에서 콘지 도전해 볼까

콘지(Congee)는 맴쌀을 갈아서 만든 광둥식 죽이다. 우리 죽보다는 더 걸죽하고 고소한 맛이 있는데,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해산물 등 기호에 따라 다양한 토핑을 추가해 먹는다.

홍콩에는 정말 많은 콘지 식당이 있는데 그 중에 이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미슐랭 스타를 받은 곳이 있다. 바로 코즈웨이의 호흥키( Ho Hung Kee)다. 1964년 노점으로 시작해 2015년과 2017년에는 미슐랭 1스타를 받았다.

차찬탱 (茶餐廳)은 차와 다양한 메뉴의 식사를 즐길 수 있는 홍콩의 종합분식점이다. 많은 홍콩인들이 아침에 동네 차찬탱에서 아침 식사를 즐긴다. 차찬탱의 메뉴 특성은 중국 광둥식 음식과 식민지 시절 전해진 영국식 식문화가 어우러져 독특한 음식을 구성한다는 점이다. 침사추이에 있는 호주우유공사(Australia Dairy Company)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달걀 요리로 명성이 높은 차찬탱이다.

홍콩을 대표하는 광동식 일품요리 딤섬. 사진제공|홍콩관광청

● 점심 : 딤섬과 완탕면, 홍콩서 이것을 안먹을 수 있나

딤섬 (点心)은 ‘마음에 점을 찍듯이’라는 이름처럼 원래는 가벼운 전채 요리지만 지금은 홍콩식 광둥요리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메뉴가 됐다. 홍콩에서는 200여 가지에 달하는 다양한 크기, 재료, 맛을 가진 딤섬을 즐길 수 있다. 삼수이포에 있는 팀호완(Tim Ho Wan)은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이란 별칭을 얻을 정도로 가성비가 좋은 딤섬 맛집이다.

꼬들거리는 면발의 식감과 부드러운 피가 매력인 새우만두가 어우러진 완탕면은 가성비 높은 홍콩의 인기 메뉴이다. 사진제공|홍콩관광청

완탕면은 중국 내전을 피해 홍콩으로 피난 온 피난민의 애환이 담긴 음식이다. 진하면서도 맑은 육수에 계란국수, 여기에 새우가 들어간 완탕을 곁들여서 먹는다. 살짝 꼬들거리는 면발과 하늘거리는 얇은 피를 지닌 새우만두의 식감은 한번 중독되면 쉽게 헤어나오기 힘들다. 센트럴에 있는 침차이키(Tsim Chai Kee)는 ‘미슐랭 가이드 홍콩 마카오’에 6년 연속 소개된 완탕의 인기 음식점이다.

홍콩 스트리트 푸드의 대표적인 군것질거리인 에그와플. 사진제공|홍콩관광청

● 디저트 : 스트리트 푸드의 간판 군것질거리, 에그 와플

에그와플은 일단 외양부터 눈길을 끈다. 동글동글한 원이 이어진 모양이 언뜻 심심할 때 손장난 소품으로 자주 쓰는 포장재를 떠올리게 한다. 식감이나 맛도 재미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거리는 식감을 지녔다. 속에 꿀, 초콜릿, 치즈 등을 넣어 먹는다. 홍콩 여행객의 SNS 인증샷 단골 아이템이기도 한다. 사우 케이 완의 마스터 로우키 푸드 숍(Master Low-key Food Shop)은 늘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가게 앞 풍경이 인상적인 에그와플 집이다.

홍콩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이한 것 중 하나가 한방차이다. 우리가 거리서 생수나 탄산음료를 마시듯 홍콩 사람들은 한방차를 즐겨 마신다. 시장 골목부터 한방차 전문 체인점까지 홍콩에서는 한방차 전문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센트럴의 굿 스프링 컴퍼니(Good Spring Company)는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방차 전문점이다.

홍콩은 면 종류부터 담아내는 그릇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면식가의 천국이다. 사진제공|홍콩관광청

● 저녁 : 어촌 마을 향수를 담은 해산물 요리

비퐁당은 홍콩 어부들이 삼판배에서 낚시로 잡은 해산물로 만든 요리를 말한다. 침차추이의 힝키(Hing Kee)는 ‘백종원의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에도 나온 명소로 해물요리를 좋아한다면 꼭 방문해야할 명소이다.

홍콩은 완탕면 외에도 다양한 면요리로 유명하다. 그중 중화권에서 즐겨 먹는 소고기 육수와 고명을 얹은 국수는 여행 기간 중 꼭 맛보는 것이 좋다. 한약재에 쇠고기 양지를 넣고 고은 뜨끈한 육수 국물이 일품이다. 센트럴 카우키(Kau Kee)는 영화배우 양조위의 단골집으로 국내에서도 유명세가 높다. 늘 긴 줄이 서 있고 좁은 홀에 빼곡히 들어찬 테이블과 의자, 그래서 합석이 당연시되는 곳이지만 진한 육수의 이곳 국수는 한번 맛보면 잊기가 쉽지 않다.

스포츠동아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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