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주말 관광비행 슬롯 따내기 눈치싸움 …3월도 다 채웠다

뉴스1

입력 2021-02-22 16:27 수정 2021-02-2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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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 계류장에 있는 제주항공 항공기의 모습./뉴스1 © News1

 일본 등 인접 국가 상공을 비행하고 돌아오는 무착륙 국제선 관광비행 슬롯 배분 경쟁이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특히 주말에 수요가 몰리면서 항공사별로 주말 슬롯을 차지하기 위한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2월 면세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국제선 관광비행 허가를 내준 후 저비용항공사(LCC)들은 국내선 관광비행을 국제선 관광비행으로 전환해 수익성 개선 효과를 거두고 있다.

무착륙 국제 관광 비행은 타국에 대한 입·출국이 없는 국제선 운항을 1년간 한시 허용하는 일종의 여행상품이다. 외국에 기착하진 않으나 외국 상공을 통과하는 만큼 면세품 구입이 가능하다는 점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현행 면세범위는 기본 600달러에 주류 1병(1ℓ, 400달러 이내), 담배 200개비, 향후 60㎖다.

LCC들은 티켓 가격 경쟁력과 면세혜택을 앞세워 주말 탑승권을 거의 완판하며 성공적인 실적을 거뒀다. 실제로 20일과 21일 이틀간 국제선 관광비행을 실시한 에어서울은 탑승률 약 9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등도 주말 티켓 파워에 힘입어 90% 이상 탑승률을 기록했다.

시작은 LCC들이 경영난을 타개하고자 운항하는 고육지책 성격이 강했지만, 수요가 뒷받침되자 대한항공도 주말 국제선 관광비행 슬롯 경쟁에 뛰어들었다.

당초 대한항공은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고려해 국제선 관광비행 운항에 소극적이었지만, 여객수요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자 대세를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운휴 중인 기체를 투입해 효율성을 높이면서 시뮬레이터로 운항자격을 유지 중인 조종사들의 조종감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은 오는 주말인 27일 무착륙 국제선 관광비행을 처음으로 운영한다. 초대형 형공기 A380(KE9021편)에 탑승해 오전 10시30분 인천공항을 출발, 강릉-동해안-부산-대한해협-제주 상공을 비행한 후 오후 1시에 다시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판매좌석은 퍼스트클래스 12석, 프레스티지클래스 47석, 이코노미클래스 164석 등 총 223석으로 클래스별 탑승 마일리지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국내 호텔 할인쿠폰 등을 제공한다.

대한항공은 3월 주말(토요일) 슬롯도 3개(6일·13일·27일)를 따냈다. 대항항공은 간접판매 방식을 통한 여행사와의 상생에 방점을 두고 국제관광 비행상품을 운영해 나갈 방침이다.

FSC(대형항공사) 중에서 A380 기종으로 발 빠르게 국제 관광비행 상품을 출시한 아시아나항공도 12월~2월에 이어 3월에도 주말인 14일과 20일, 28일 세 차례 운수권을 확보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항공권 가격이 높아 탑승률은 LCC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LCC(저비용항공사)들도 주말 위주로 운수권을 신청해 슬롯 확보 경쟁을 펼쳤다.

제주항공은 7일과 13일, 21일 등 세 차례, 티웨이항공은 20일·27일, 에어서울은 6일·14일, 에어부산은 13일·20일 등 모두 주말일정으로 운항허가를 받았다. 진에어 경우 평일인 1일과 주말인 7일·14일·21일·28일 등 총 5회 운항을 허가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2월 한 달 6개 항공사가 국제 관광비행 총 37편을 배정받은 가운데 3월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운수권 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운수권을 배분받은 항공사 또는 여행사 사정에 따라 일정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항공사간 모객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눈길을 끄는 마케팅이 등장하고 운임도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제주항공은 유류할증료, 공항시설 사용료를 포함해 편도총액운임 기준 9만9000원부터 관광비행 항공권을 판매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현재까지 총 11편의 무착륙 항공편을 운영했다.

티웨이항공은 기내 면세점 사전예약 주문시 최대 60% 할인 이벤트를 진행했다. 관광비행 운임은 10만8000원부터다.

진에어는 탑승객들에게 여행의 즐거움을 주기 위해 ‘딜라이트 지니’ 소속 객실 승무원들이 직접 기내 음악회, 퀴즈 이벤트 등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 오사카 여행 테마 항공권 경우 총액 운임 15만8000원부터 판매됐다.

에어부산 경우 평일인 오는 2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오후 4시30분 출발해 대마도 상공을 선회한 후 인천으로 돌아오는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항공편을 4만9000원으로 책정해 판매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위해 국제선 관광비행으로는 주말에 세 편만 띄울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며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확대가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어 “그렇다고 해서 국내 모든 항공사가 주말마다 신청해 경합을 벌인 것은 아니다”면서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는 날짜를 따내기 위한 눈치싸움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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