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불법노점과의 전쟁 끝… 공원 주변 깨끗해졌다

이경진 기자

입력 2021-03-03 03:00:00 수정 2021-03-03 14: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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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부터 31곳 단속 성과
내년 역사 문화관 건립 추진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 남문 진입도로에서 파라솔을 펼쳐 놓고 막걸리 등 음식물을 불법으로 판매하고 있는 모습(위쪽 사진). 현재는 남한산성 인근에서 운영되던 불법노점상 31곳이 모두 철거됐다. 경기도 제공

“무엇보다 쾌적한 남한산성을 관광객들에게 돌려줄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성과죠.”

박경원 경기도 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 소장은 불법 노점상과 한바탕 전쟁을 치렀지만 그만큼의 가치는 있었다고 평가했다.

남한산성 도립공원은 2014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연간 300만 명의 관광객이 찾을 정도로 국내에서는 손에 꼽히는 명소다. 하지만 10여 년 동안 공원 곳곳을 불법 노점상이 점거하면서 몸살을 앓아 왔다. 관광객들의 불편과 민원도 끊이질 않았다.


○불법 노점상 31곳 철거

경기도는 지난해 12월 불법 노점상 31곳을 모두 철거했다. 남한산성 복원을 위해 불법 행위 근절 대책을 마련해 놓은 상황에서 더 이상 늦출 수만은 없었다.


이재명 지사는 민선 7기를 시작하면서 ‘깨끗한 자연을 도민들의 품으로 돌려주자’라는 목표로 남한산성 인근에서 불법으로 점유하고 영업하는 행위를 뿌리 뽑기로 했다. 윤은미 경기도 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 공원관리팀장은 “남한산성 주변에는 음주판매대와 파라솔을 펼쳐 놓고 불법 노점을 하는 사람이 많았다. 자진 철거 유도와 행정대집행을 동시에 진행했다”고 밝혔다.

우선 단속요원 7명이 남한산성 주변을 하루 8시간씩 돌아다니며 차량이나 천막으로 노점을 설치한 불법 시설물부터 점검했다. 상인을 찾아가 불법 시설물 자진 철거를 왜 해야 하는지도 하나하나 설명했다.

하지만 오랜 기간 불법으로 운영했던 시설물을 자진 철거만으로 한번에 없애는 일은 쉽지 않았다. 생존권이 걸린 상인들의 반발은 거셌고, 급기야 경기도는 2014년부터 △형사고발(37건) △행정대집행(51건) △과태료 부과(74건) 등의 행정절차를 밟았다. 지난해부터는 탐방로에서 음주를 하는 관광객에게도 계도를 하거나 벌금을 부과했다. 2010년 31곳이던 불법 노점상은 하나둘 사라졌다.

수어장대 인근 불법 노점상 2곳은 끝까지 버텼다. 현장지도단속공무원에게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죽는 건 마찬가지다. 같이 죽자’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다. 한번 건드려 봐라’ 같은 협박을 했고 입에 담지 못할 욕설도 이어졌다. 결국 지난해 11월 노점이 있던 곳과 차량 주위에 펜스를 둘렀고 영업 자체를 원천적으로 막았다. 결국 한 달 뒤 끝까지 남아있던 노점상 2곳도 철거했다. 이곳에서 막걸리와 사발면, 어묵 등을 팔았던 60대 A 씨는 지난달 10일 자연공원법 위반과 공무집행 방해, 모욕죄 등으로 구속 수감됐다.

○깨끗한 자연 주민 품으로

이 지사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저항을 두려워하면 개혁도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남한산성 불법 노점 철거)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저항은 늘 있기 마련인데 저항이 두려워 지레 포기해 버린다면 불법은 관례가 되고 근절하기도 더더욱 어려워질 것이다”라며 “법을 지켜 손해 보지 않고 법을 어겨 이익 볼 수 없는 공정한 경기도를 만들어가겠다는 의지와 다짐은 변하지 않겠다”고 적었다.

불법 시설물이 사라진 남한산성은 지금 역사 문화관 건립을 계획 중이다. 2022년까지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면 산성리 일원 9670m²의 땅에 지상 2층, 지하 1층, 연면적 2950m² 규모로 짓는다. 예산은 240억 원이 들어간다. 도는 앞으로 △세계유산 콘텐츠 활용 및 활성화 △남한산성의 역사문화적 가치 재조명 △체류형 관광거점화 △차 없는 산성도시 조성 △거버넌스 협력체제 구축 등 5개 분야 12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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