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삐까뻔쩍 관광지 됐네”…문 열린 청와대, 삼청동 “장사할 맛 난다”

뉴스1

입력 2022-05-13 18:45 수정 2022-05-1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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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낮 서울 종로구 삼청동길을 따라 시민들이 걷고 있다. © 뉴스1 김진 기자
청와대 개방 행사 이틀째인 1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에서 관람객들이 오가고 있다. 2022.5.1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이야 이제는 삐까뻔쩍해졌네~”

12일 낮 서울 종로구 삼청동청사에서 출발한 마을버스가 삼청동길을 따라 내려가기 시작하자 청와대 관람객으로 보이는 일행의 입에서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고개를 좌우로 돌려가며 낯설다는듯 삼청동길을 바라보던 한 주민은 “그동안 사람 없더니 관광지가 다 됐다”고 말했다.

삼청동 상권이 청와대 개방 이후 활기가 넘치고 있다. 청와대를 둘러본 관람객들이 가까운 삼청동을 찾으면서 식당과 카페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청와대 관람객은 1회차(2시간)마다 6500여명, 하루 3만9000여명에 달한다. 이는 코로나19 이전 에버랜드 하루 입장객보다 많은 수준이다.

삼청동길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이날 “확실히 사람들이 다시 다니기 시작하는 거 같아서 세일상품도 밖에 내놓았다”며 “아직 매출이 크게 늘어나진 않았지만 (사람들을)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아진다”고 말했다.

한 인근 상인은 “문재인 대통령 마지막 퇴근날(9일)을 시작으로 청와대 개방(10일)까지 되면서 사람이 엄청 많아졌다”며 “유명 맛집 사장님들은 힘들어서 일부러 문 일찍 닫고 퇴근할 정도”라고 전했다.

이날 점심시간을 앞두고 찾은 삼청동길에는 청와대와 이어진 골목을 통해 선글라스와 모자를 쓰고 배낭을 멘 청와대 관람객들이 끊임없이 밀려 들어왔다. 대부분 중장년층이거나 가족 단위인 이들은 “이제 밥 먹으러 가자” “맛집이 어딘지 찾아보자”며 곳곳으로 흩어졌다.

문을 연 가게마다 마치 주말처럼 손님이 가득했고, 카페는 야외석까지 만석이었다. 인근 직장인뿐 아니라 나들이를 나온 젊은층과 학생들, 전통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외국인 일행 등이 거리를 채우고 있었다. 유명 식당 앞에는 10미터 넘는 줄이 늘어섰다.

이날 오전 딸과 청와대 관람을 했다는 40대 여성은 “날씨가 너무 좋아서 이대로 가기 아쉽더라”며 “청와대를 본 감상도 얘기할 겸 삼청동에서 더 있다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임대료 인상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악세사리 가게를 운영하는 B씨는 “청와대 관람 붐이 이는 것도 다 한때”라며 “괜히 유동인구가 ‘반짝’ 많아졌다고 임대료 오를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7~8월까지도 이렇게 사람이 많으면 다행이지만, 그 전까지는 삼청동이 화제가 되는 게 부담스럽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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