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절벽 따라 수채화 같은 봄 풍경 만끽

이형주 기자

입력 2021-03-31 03:00 수정 2021-03-3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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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천국' 여수]금오도 비렁길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중심 섬인 전남 여수시 남면 금오도는 면적 27㎢, 해안선 길이 64.5㎞로 섬 서쪽은 반도처럼 바다에 돌출돼 있다. 금오도의 매력은 아찔한 해안절벽을 따라 걷는 비렁길이다.
전남 여수시 돌산읍 향일암 금오산 정상에서 남쪽 바다를 보면 섬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바로 금오열도(金鰲列島)다. 금오열도는 화태도, 대두라도, 대횡간도, 소횡간도, 금오도, 안도, 연도 등 30여 개 섬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횡간도 옆 횡간수도가 펼쳐져 있고 그 아래로 금오수도가 열려 있어 금오열도라 불린다. 이들 섬은 행정구역상 여수시 남면에 속해 있다.

금오도는 금오열도의 중심 섬으로, 국내에서 21번째로 큰 섬이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한 금오도 면적은 27km², 해안선 길이는 64.5km다. 금오도는 자연이 살아있는 비렁길로 유명하다.

금오도 최고봉은 서쪽에 솟아 있는 매봉산(382m)이다. 동쪽 옥녀봉(261m)을 비롯해 해발 200m 안팎의 산들이 이어져 있다. 숲이 무성하게 우거져 섬이 검게 보인다고 해서 거무섬으로 불렸고, 섬 생김새가 큰 자라(鰲·오)를 닮았다고 해서 금오도라고 부르기도 했다.

조선시대 금오도는 일반인 출입을 금했던 황장봉산(黃腸封山)이다. 1872년 제작된 전라도 순천 방답진 지도에는 “거마도(금오도)는 황장봉산이며 산꼭대기에 오르면 동남쪽으로 일본의 대마도가 보인다”고 적혀 있다.

금오도는 조선시대 궁궐을 짓고 임금의 관을 짜거나 판옥선 등 군함을 만드는 재료인 소나무를 공급하던 섬이었다. 1885년 황장봉산이 해제되면서 사람들 발길이 이어졌다.

금오도는 전복, 해삼, 톳, 멸치 등 수산자원이 풍부하다. 쌀, 보리, 콩, 고추 등 농산물도 자급자족이 가능할 정도로 논밭이 많다. 중풍에 효과가 있다는 방풍나물이 특산품이다.

금오도의 가장 큰 매력은 아찔한 절벽을 따라 걷는 비렁길이다. 비렁은 벼랑의 여수 사투리다. 비렁길은 주민들이 땔감을 하고 낚시를 위해 다녔던 해안길이다. 비렁길은 파도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바다와 가깝다.

비렁길은 자라의 오른쪽 뒷다리에 해당하는 함구미 나루에서 시작해 바다를 끼고 장지까지 이어진다. 총 18.5km의 5개 코스로, 수채화 같은 봄 풍경을 감상하며 푸릇푸릇 생명감을 느낄 수 있는 힐링 등산로다. 최은숙 문화관광해설사(59·여)는 “봄을 맞아 산과 들에 동백꽃, 방풍이 생명력을 한껏 뽐내고 있다”며 “금오도는 팔색조 등 희귀 동식물의 보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금오도 옆에는 다리로 연결된 안도라는 섬이 있다. 금오도 함구미에서 안도까지 정비된 25.7km 도로는 명품 자전거 하이킹코스로 유명하다. 3시간이 걸리는 하이킹코스는 다도해 풍광을 한눈에 담고 달릴 수 있어 라이더들이 많이 찾는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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