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8000억원 투자 결정…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인수 급물살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20-11-16 13:39 수정 2020-11-1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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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산업은행 8000억 원 투자 결정
한진그룹 이사회,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의
인수자금 총 1조8000억 원
대한항공, 내년 초 2조5000억 원 유상증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부가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를 열어 산업은행의 한진그룹 투자를 결정했고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이사회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의했다. 정부 결정부터 한진그룹 이사회 의결이 거의 동시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한진그룹은 16일 지주사인 한진칼과 대한항공이 각각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세계 항공업계가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이번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국내 항공산업 재편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총 1조8000억 원 규모다. 내년 초 2조5000억 원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대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한진칼은 KDB산업은행과 계약에 따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 원,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3000억 원 등 총 80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해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되고 유상증자 전에라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해당 자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산업은행 투자 직후 8000억 원 전액을 대한항공에 대여한다.

대한항공은 이 자금으로 아시아나항공 영구전환사채 3000억 원을 인수하고 신주인수대금 1조 5000억 원에 대한 계약금 3000억 원에 충당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아시아나항공은 연말까지의 운영자금을 확보하게 돼 자금운영에 숨통이 트이고 영구채 3000억 원으로 자본을 추가 확충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게 된다.

KDB산업은행이 한진칼에 출자하는 방식을 결정한 이유는 한진칼이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한항공에 대한 한진칼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안정적인 지주회사 체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진칼 역시 KDB산업은행으로부터 8000억 원을 전액 차입할 경우 재무구조가 악화될 수 있고 사안의 긴급성을 감안해 신속하고 확실하게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제3자 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한진그룹 측은 설명했다.

현재 항공산업 위기를 고려할 때 공적자금 투입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뿐 아니라 진에어 등 LCC업체 및 항공 관련 업체를 포함한 항공산업 전반의 개편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진그룹은 산업은행이 보유하게 될 신주의 경우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산업은행은 향후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구조 개편 추진 여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전했다.

대한항공이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주요 이유는 코로나19로 고사 직전에 있는 국내 항공산업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서라고 한진그룹 측은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뿐 아니라 대한항공도 코로나19 위기 지속 시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는 상황에서 항공산업 구조 개편을 통해 근본적인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또한 공적자금 투입을 줄여 국민 부담을 줄이는데 기여한다는 목적도 있다고 강조했다.

한진그룹에 따르면 당초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에 많은 고민을 했으나 창업이념인 ‘수송보국’을 바탕으로 두 항공사와 관련 업체 종사자들의 일자리를 보전하고 대한민국 항공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이 같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마치게 되면 세계 10위권 글로벌 네트워크 항공사로 도약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구 1억 명 이하 국가는 대부분 1개 네트워크 항공사만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복수 체제로 독일과 프랑스, 홍콩, 싱가포르 등 주요 선진국 항공사들과 경쟁에서 상대적인 열위에 있었다. 그러나 이번 인수를 통해 대한항공은 노선망과 항공기, 공급규모 등 주요 지표에서 글로벌 초대형 항공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될 전망이다.

한진그룹은 먼저 양사 통합으로 노선 운영 효율을 제고하고 원가 절감 등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허브공항인 인천공항 슬롯(항공기 이착륙 허용능력) 점유율 확대를 바탕으로 글로벌 항공사와 조인트벤처를 확대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 환승 수요를 유치하게 돼 국내 항공산업 성장을 한층 더 견인한다는 복안이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소비자의 경우 노선과 스케줄 선택 폭이 넓어지고 연결편 개선, 마일리지통합 사용 등으로 편익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며 “이번 인수를 통해 인천공항 여객과 화물의 연결 네트워크가 강화돼 허브 경쟁력이 한층 개선되는 등 아시아 대표 허브공항을 지향하는 인천국제공항 경쟁력 제고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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