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해외여행 어떻게 뚫나…포스트 코로나 시대엔 “집 떠나면 고생”?[정미경 기자의 청와대와 백악관 사이]

정미경 기자

입력 2020-09-09 14:00:00 수정 2020-09-13 09:26:5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우리사회 각 부분에 많은 불편과 희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자영업자도, 샐러리맨도, 수험생도, 전업주부도, 어린 아이도 정말 힘든 때입니다.

옛날 같으면 이렇게 정신적으로 지칠 때 에너지 충전과 분위기 쇄신을 위해 해외여행이라는 선택이 있었는데 지금은 꽉 막혀있습니다. 직장인 10명 중 6,7명은 코로나19 때문에 해외여행을 못 가게 된 것이 가장 서글프다고 말하죠. 물론 국내여행을 다녀오면 되겠지만 어떻게 공항이 주는 설렘, 여행 전날 짐을 쌀 때의 기분 좋은 분주함, 여권에 찍힌 스탬프를 보는 뿌듯함에 비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미국에서는 ‘가상 여행놀이(virtual travel)’가 유행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집콕’하면서 뭐하나 봤더니 상상 속에서 여행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거죠. 가고 싶은 곳을 구글맵으로 찾아보고 자연경관과 길거리뷰 등을 샅샅이 훑어보는 인터넷 사이트나 소셜미디어 포스트들이 인기라고 합니다. 비행기 시간표도 나와 있고 호텔 비교도 할 수 있습니다. 소셜미디어 핀터레스트가 특히 이 분야에서 강점이 있다고 하네요. 가상 여행에서는 코로나19도, 사회적 거리두기도 없습니다.


소셜미디어 핀터레스트에 올라온 한 미국인의 캐나다 밴쿠버 가상여행 포스트. 여행지 명소, 자연경관, 하고 싶은 일 등을 피닝(게시)하는 방식이다. 출처 디애틀랜틱


하지만 현실로 돌아와야 할 때입니다. 해외여행이 언젠가는 가능해지겠지만 코로나19 이전보다 복잡해질 것은 분명합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전개될 여행의 세계로 한번 풍덩 빠져볼까요.

첫째, 해외여행 금지 언제 풀리나: 얼마 전까지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별다른 제약 없이 관광 또는 일반적인 방문 목적으로 상대국에 입국해 여행하는 ‘매스 트래블(mass travel)’ 시대에 살았습니다. 이게 언제 다시 가능해질까요. 여행업계, 항공업계에서는 이걸 ‘백만 불짜리 질문’이라고 하더군요. 그 어느 누구도 확답할 수 없는 질문이라는 겁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해외여행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해외자료와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해보면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 여행 제한이 풀리기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백신 가능성, 글로벌 입출국 프로토콜 준비 등에 걸리는 시간을 계산한 것이라고 하네요. 일단 내년은 참고 넘어가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코로나19 이전 복잡하고 정신이 없었던 공항이 한산해진 모습. 출처 트래블퍼크


둘째, 여행 예약 어떻게 달라지나: 많은 분들이 인터넷을 통해 예약 절차를 밟는데요. 일단 이 첫 단계부터 골머리를 앓아야 할 듯 합니다. 내 개인정보, 특히 건강정보가 상당부분 공개될 것을 각오해야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일정 양식에 자신의 인증 받은 건강상태에 대해 기입해 업로드 해야 합니다. 코로나19 증상, 병력은 물론 언제 나올지 모르는 백신 접종, 항체 형성 여부 등에 대해 자세히 기입해야 하겠죠.

예컨대 미국 쪽에서는 여행지 어느 곳이나 돌아다녀도 되는 초록색, 제한이 따라붙는 노란색 등으로 구분되는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자신의 건강정보를 담은 바코드 시계를 차고 다니는 게 현실이 되겠네요.


셋째, 공항 절차는 어떻게 달라지나: 결론부터 말하면 출국검사대와 입국심사대에서 상당히 긴 줄이 예상됩니다. 미국 항공사들은 단계별 공항검역을 추진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우선 폐 단층촬영(HRCT)을 언택트(비대면) 방식으로 실시합니다. 이를 통과하지 못하는 여행객들에 대해서는 좀 더 불편을 감수해야 할 목구멍과 코에 면봉을 밀어 넣어 검체를 채취하는 타액검사법과 혈액검사 등을 실시합니다. 검사 결과는 항공티켓에 전자 기재돼 공항 내 장소 출입이 결정됩니다. 뿐만 아니라 기내 배정에서도 특정 섹션, 특정 좌석만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넷째, 여행객들은 무엇을 눈여겨봐야 하나: 지금까지 여행객들이 좀 더 싸거나 사고 안 나는 항공사를 선호했다면 이제는 기내 방역 수준을 읽는데 초점을 맞추겠지요. 어떤 살균제를 사용해 어느 부분까지 세심하게 소독하는지, 어떤 에어필터를 사용해 기내 공기를 순환시키는지 등을 궁금해 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코로나19 상황은 언제라도 급변할 수 있다는 점에도 환불정책이 조금이라도 더 유연한 항공사가 유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환율 유연성은 호텔에도 적용되겠죠.

기내에서도 마스크는 기본. 기내 방역은 여행객들에게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트래블앤레저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여행을 살펴보니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아 보입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익숙해지겠죠. 뿐만 아니라 조금이라도 여행 절차를 간소화시키는 방안들이 나오리라 기대해 봅니다. 그래도 싫다면, 가상 여행놀이에 만족할 수밖에 없겠죠.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