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밭서 인생사진 두근두근, 미륵사지 돌아보며 도란도란… 영정통엔 문화공간 아기자기

글·사진 익산=김동욱 기자

입력 2020-07-25 03:00:00 수정 2020-07-27 15:2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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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기획]역사와 감성의 고장 전북 익산


전북 익산은 가족 또는 커플들이 여행하기 좋은 곳이다. 특이한 풍광이 많아 인생사진을 건지기 쉽고, 유적지 사이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 보면 추억이 방울방울 쌓인다. 아기자기한 볼거리와 익산에서만 먹을 수 있는 먹을거리도 다양하다.

● 영화 촬영용 교도소 세트장서 특이한 체험
성당포구 바람개비길은 바람이 불 때마다 돌아가는 바람개비는 물론 주위에 넓은 갈대밭이 펼쳐져 있어 시원한 느낌을 준다. 용안면에 있다고 해서 ‘용안’ 조형물이 있는데 사진 찍기에 좋다.
금강변에 위치한 성당포구마을은 50여 가구가 사는 조용한 농촌마을이다. 일몰이 아름다운 이곳에서는 철새 관찰이 포함된 금강 생태 프로그램과 국궁, 농악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즐길 수 있다.
성당포구는 수 만 개의 형형색색 바람개비가 5km 넘게 이어지는 바람개비길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바람개비로 젊은 여행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5km 길이의 길 양옆에 세워진 수만 개의 형형색색 바람개비가 바람에 돌아가는 모습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걷다 보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같은 상상의 나라에 들어와 있다는 착각마저 들게 한다. 차량 통행이 드물어 여유를 갖고 바람개비 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걸어도 좋고 자동차를 타도 좋지만 주변 마을이나 금강체험관 등에서 자전거를 빌려 길을 따라가는 걸 추천한다.

길 중간쯤에 광활한 갈대밭이 펼쳐져 있다. 일몰 때 가면 햇빛을 받은 갈대밭이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는 황홀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길이 끝날 즈음에는 인접한 용안면의 ‘용안’을 한글로 표현한 글자 조형물이 나온다. 조형물을 배경으로도 인생사진을 건질 수 있다.
익산교도소세트장은 초등학교 분교가 폐교된 뒤 그 자리에 영화 촬영용 세트장으로 만들었다. 300여 편의 영화와 드라마가 이곳에서 촬영됐다.

익산교도소 세트장도 재미있고 특이한 사진을 원한다면 빼놓을 수 없는 공간이다. 국내 유일의 영화 촬영용 교도소 세트장인 이곳은 1999년 폐교된 성당초등학교 남성분교 건물 일부를 보수하고 일부 건물은 새로 지어 조성했다. 현재까지 300여 편의 영화와 드라마가 이곳에서 만들어졌다. 세트장 곳곳에 이곳에서 촬영한 영화와 드라마 포스터들이 붙어 있어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죄수복이나 교도관 복장을 빌려 입고 돌아다닐 수도 있으니 놓치지 말자. 영화나 드라마의 주인공이 돼 사진을 남길 수 있다.
교도소세트장 내부에는 많은 사람들이 죄수복, 교도관 복장을 빌려 재미있는 사진을 찍거나 즐거운 추억 만들기에 나선다.
세트장 밖에는 넓은 잔디밭이 있다. 주변 마을 사람들이 매주 축구를 즐기는 공간이다. 그만큼 관리가 잘돼 있다. 회색 담장 밑으로 펼쳐진 초록빛 잔디를 거니는 재미가 적잖다. 입장은 무료. 월요일과 촬영이 잡힌 날을 제외하면 언제든 방문할 수 있다.

● 세계유산 왕궁리유적서 백제의 숨결
20년간의 해체 보수 공사를 마치고 공개된 미륵사지 서탑은 보는 방향에 따라 모습이 다르다. 바로 옆에는 국립익산박물관이 올해 초 문을 열었다.
익산의 대표적인 여행지이자 유적지를 꼽자면 미륵사지는 맨 앞자리에 있다. 미륵사는 백제 최대 사찰로 무왕(재위 600∼641년) 때 창건됐다. 17세기에 폐사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후 서탑(국보 제11호)과 당간지주 한 쌍만 남았다. 동탑도 있다. 하지만 이는 1992년 문헌을 바탕으로 새로 만든 것이다. 예전 탑은 근처에 물이 흐르면서 무너져 내린 것으로 추정된다. 동탑과 서탑 사이에 목탑도 있었지만 현재는 터만 남아 있다.


멀리서 미륵사지를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동탑이다. 9층 높이의 석탑으로 서탑보다 크고 화려하다. 탑을 이룬 돌들은 대부분 현대에 다듬어지고 만들어진 것들이다. 예전 돌들은 탑이 무너진 뒤 지역 주민들이 가져다 쓴 것으로 추정된다.


20년간의 보수 해체 공사를 마치고 지난해부터 완성된 모습을 공개한 서탑은 6층만 남아있는 불완전한 형태다. 한쪽 측면은 훼손된 상태 그대로다. 하지만 동서남북 방향을 바꿔가며 석탑을 바라보면 그때마다 변하는 형태나 분위기에 신비로운 느낌마저 든다.


미륵사지에서 사진 찍기에 가장 좋은 장소는 서탑 주변 돌무더기이다. 서탑에서 나온 석재 중 다시 사용하기 힘들거나 어디에 사용됐는지 몰라 놔둔 돌들이다. 최소 1000년 이상 미륵사지를 지켜왔지만 마땅한 쓰임새를 찾지 못해 방치된 것들이다.
왕궁리유적은 백제왕의 별궁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넓은 성터에 오롯이 서 있는 오층석탑이 인상적이다.

미륵사지에는 그늘이 거의 없다. 그 대신 연못 주변으로 아름드리나무들이 자리하고 있어 더위를 피하기에 좋다. 올해 문을 연 바로 옆의 국립익산박물관도 좋은 쉼터다. 입장이 무료인 데다 3000여 점의 유물들을 감상하다 보면 피로가 가신다. 미륵사지는 6월부터 야간에도 개장한다. 선선한 바람과 함께 조명을 받아 낮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한 석탑들과 주변 풍광을 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된다.

왕궁리 유적도 이야기를 나누며 걷기에 좋은 곳이다. 백제시대 왕궁 등으로 사용되다 이후 절로 바뀐 것으로 추정되는 왕궁리 유적은 201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이름을 올렸다. 동서 245m, 남북 490m 길이의 담장 안에 14개의 백제시대 건물 터가 발견됐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야트막한 언덕 위에 홀로 서 있는 오층석탑(국보 제289호)이다. 아래에서 볼 때와 바로 옆에서 볼 때의 느낌이 판이하다. 왕궁리 유적에서 유일하게 온전한 형태로 남아 있는 것이다. 주변은 넓은 잔디밭이어서 파란 하늘과 초록의 잔디밭 사이에 놓인 석탑이 도드라진다.

● 나바위성당-근대역사관 등 볼거리 풍성
나바위성당은 전라도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으로 한국과 서양의 양식이 혼합된 독특한 건물이다.
망성면에 있는 나바위성당은 독특한 건축 양식으로 보는 재미와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명소다. 이름부터 독특하다. 광활한 평야 끝자락에 자리한 너른 바위에 나바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그 위에 지어진 성당이라고 해서 나바위성당이 됐다. 1897년 설립 당시에는 ‘화산본당’이라 불렸다가 전북 완주군 화산면에 있는 성당과 이름이 비슷해 1989년 현재처럼 바뀌었다.

나바위성당은 한국과 서양의 건축양식이 결합된 모습이다. 정면 계단에서 보면 뾰족한 첨탑이 있는 보통의 성당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옆에서 보면 기와지붕이 눈에 들어오고 목재로 만든 기둥들이 촘촘하게 서 있다. 예전에는 기둥 사이에 마루가 있었다고 한다. 내부도 독특하다. 실내 한복판에 기둥들이 서 있다. 예전에는 기둥을 연결한 칸막이를 설치해 남녀를 분리시켜 미사를 진행했다고 한다. 성당 밖 뒤편으로 화산 정상까지 갈 수 있는 길이 있다. 산 정상에 서면 금강과 넓은 평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에 있는 망금정 아래 바위에는 희미하지만 마애삼존불이 새겨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성당에 삼존불이라니 묘한 동거다.

익산 KTX 역사 맞은편에는 ‘작은 명동’이라 불리던 익산 중앙동 영정통이 있다. 최근 이곳은 전시공간과 공연장, 문화체험공간 등이 들어서면서 예술과 문화의 거리로 변하고 있다.

익산 KTX 역사 맞은편에는 ‘작은 명동’이라 불리던 익산 중앙동 영정통이 있다. 최근 이곳은 전시 공간과 공연장, 문화체험 공간 등이 들어서면서 예술과 문화의 중심지로 변신 중이다. 1922년 의원으로 사용됐던 익산근대역사관 등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건물들이 남아 있어 사진 찍기에 좋다. 된장짜장 등 이색적인 음식도 먹을 수 있다. 익산아트센터가 운영하는 ‘Go100Star(고백스타)’는 사랑에 관한 사진을 찍기 좋은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기에 적당한 사진을 건질 수 있어 연인들이 많이 찾는다.
영정통에는 익산아트센터가 운영하는 ‘Go100Star(고백스타)’는 사랑에 관해 사진을 찍기 좋은 공간으로 구성돼 연인들이 많이 찾는다.

함열읍에 위치한 ‘고스락’은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전통 장을 생산하는 업체로 3500여 개 항아리로 아기자기한 정원을 꾸몄다. 간장, 된장이 익어가는 항아리 사이로 걷다 보면 저절로 치유되는 느낌을 얻을 수 있다. 입장료는 없고 카페와 자체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글·사진 익산=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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