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단체여행 6명 집단 감염… 해수욕장 개장 앞두고 비상

조건희 기자 , 제주=임재영 기자 , 김소민 기자

입력 2020-06-01 03:00 수정 2020-06-0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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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감염’ 전국 확산 우려

최근 휴일이면 제주도행 비행기표 구하기가 쉽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해외여행이 막히자, 대안으로 제주를 찾는 이들이 많은 탓이다. 지난 주말인 5월 22∼24일 3일 동안 제주 방문객이 8만6000여 명에 이르렀을 정도다.

하지만 제주로 단체여행을 다녀온 목사 일가의 집단 감염이 31일 불거지며 또다시 코로나19의 지역 확산 우려가 높아졌다. 게다가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등이 1일 개장하는 등 휴가철까지 다가오고 있어 ‘경로가 불확실한 집단 감염’은 갈수록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제주여행 뒤 9명 감염…초교생도 2명이나
경기 안양시 등에 따르면 안양에 있는 한 교회의 A 목사(62)와 부인(60)이 31일 확진됐다. 이들은 지난달 25∼27일 제주로 단체여행을 다녀왔다. 같은 날 A 목사의 가족 3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나머지 가족은 함께 제주 여행을 가지 않았다. A 목사 부부로 인한 2차 감염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감염된 가족 가운데는 부부의 손자(12)와 손녀(8)인 초등학생이 2명이나 있다. 특히 손녀는 안양 양지초 2학년으로 지난달 28일 등교수업을 받았다. 안양시 관계자는 “학교 학생 및 교직원 150여 명과 교회 신도 50여 명 등에 대해 검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양시는 교육 당국과 협의해 12일까지 해당 학교의 등교수업을 중지하기로 했다. A 목사 등이 속한 교회 3곳에는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A 목사 부부가 간 여행에는 모두 25명이 동행했다. 안양 교회 3곳과 군포 교회 9곳 관계자들이 단체로 다녀왔다. 군포에 있는 한 교회의 B 목사 부부 등 4명도 3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지금까지 여행을 다녀온 6명과 2차 감염된 3명 등 9명이 감염됐다.

A 목사 등은 지난달 25일부터 사흘 동안 제주 주요 관광지 여러 곳을 방문했다. 일행은 서귀포시에 있는 아인스호텔에서 묵었으며, 렌터카를 이용해 향토음식점 등을 들렀다. 다만 공항에서 면세점은 들르지 않았으며, 여행 내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들은 27일 오후 1시 45분 비행기를 타고 김포로 돌아왔다.

제주도는 이들 일행이 들렀던 제주 15곳의 방역 소독을 마치고, 현재까지 확인된 접촉자 119명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B 목사는 27일부터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밝혀져 제주 여행 이전에 감염됐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제주도 관계자는 “단체여행 일행이 제주에 머문 세부 일정을 확인하는 역학조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해수욕장 오늘 개장… “단체여행 자제해야”
관광지인 제주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상황에서 또 다른 여름 관광지인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등이 1일 개장해 우려를 낳고 있다. 방역 당국은 “가급적 단체여행을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휴가철을 맞아 몰려들 관광객을 통제하기 쉽지 않을 거란 지적이 나온다.

제주도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뒤 지난달 30일 열릴 예정이던 포커게임대회에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주최 측은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졌는데도 대회를 강행하려다 경찰 등의 제지를 받고 행사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내놓은 개인 방역수칙에 따르면 여행을 갈 경우엔 개인이나 가족 등 소규모로 이동할 것을 권장한다. 불특정 다수가 밀접 접촉이 발생하는 걸 피하기 위해서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수칙에는 △사람 간 2m 이상 간격을 유지하며 △되도록 개별 차량을 이용하고 △밀폐되거나 밀집된 장소는 피하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조건희 becom@donga.com / 제주=임재영 / 김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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