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최고봉… ‘세계인의 보물’로 거듭날 천년을 준비한다

임재영 기자

입력 2020-03-25 03:00:00 수정 2020-03-25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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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주년 맞아 ‘가치보전 천년대계’ 수립
시범 운영 탐방예약제, 코로나로 중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한라산국립공원 50주년 기념행사가 축소되거나 연기됐다. 기념식 및 유공자 표창 등에 대한 세부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지만 50주년을 기념한 백서 발간은 내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립공원 지정 50주년을 기념하는 추억의 사진 공모전, 한라산 생태 및 자연경관 50선 공모전 등 행사를 지난해 치렀다. 올 2월 1일부터 한라산 보호를 위한 탐방예약제를 시범 운영했으나 코로나19로 13일 만에 중단됐다. 탐방예약제에 따라 정상인 백록담 탐방 가능 인원은 성판악 1000명, 관음사 500명 등으로, 시행 초기에 휴일 예약이 마감되기도 했지만 성과가 나타나기도 전에 유보된 것이다.

탐방예약제는 국립공원 지정 50주년 기념으로 실시한 ‘한라산 가치보전 천년대계’ 수립 용역에 따른 것이다. 이른바 한라산국립공원의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다. 제주연구원과 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공원연구원은 50주년을 앞두고 2018년 용역을 수행했다. 용역보고서는 향후 한라산국립공원이 ‘세계인의 보물, 한라산’을 실현하는 전략으로 자연환경 보전과 환경가치 창출, 역사·인문자원 보전과 천년문화 창출, 미래지향적 탐방 관리와 국제브랜드 가치 제고 등 3가지를 제시했다.


이에 따른 10대 핵심 과제로 한라산의 국제 브랜드 가치 상승, 한라에서 백두까지 남북 학술교류 사업 추진, 공동체에 기여하는 한라산, 한라산 아카이브 구축, 기후변화 대응, 미래지향적 관리시스템 구축, 지속가능한 가치보전, 생물다양성 증진, 백록담의 보전 및 관리 등을 선정했다.

전략별 추진과제로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 구상나무, 제주조릿대, 희귀식물, 노루 등 동식물에 대한 모니터링과 관리는 기본이고 한라산 생물유전자 은행 및 표본관, 한라산 20세기 생물 복원관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화산연구센터, 보호구역 체험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생태계 관제센터 등의 설립을 주문했다.

인문자원 분야에서는 설화, 예술작품, 목축문화, 수렵문화, 풍수적 의미 등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고 신화와 전설 콘텐츠를 기초로 한 스토리텔링, 인문학당 개설 등의 사업을 제안했다. 탐방문화에서는 탐방 정보와 시설 예약까지 가능한 통합 정보체계 구축, 자연치유형 탐방로, 고령화 대비 맞춤형 탐방로, 산악안전경찰대, 탐방로 순환 대중교통체계 구축, 위기관리센터 구축, 에너지자립형 공원시설, 드론을 활용한 공원관리 등을 제시했다.

‘한라산국립공원 깃대종’ 선정은 이 용역에 따른 결과물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6월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한라산의 생태·문화·지리적 특성을 띤 대표 생물종으로 ‘구상나무’와 ‘산굴뚝나비’를 선정했다. 구상나무는 제주 전통 배인 테우를 만드는 데 이용된 나무로, 한라산에 세계 최대 자생 숲이 있다. 산굴뚝나비(천연기념물 제458호)는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으로 백록담 등 고지대에서 서식한다. 깃대종은 공원의 특성을 반영하는 상징적인 야생 동식물로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종이다.

천년대계를 위한 용역에는 한라산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한라산국립공원과 해양 섬 등을 아우르는 가칭 ‘제주국립공원관리청’ 신설이 필요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라산을 비롯해 곶자왈과 오름,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해양도립공원 등을 한데 묶는 것이다. 업무는 제주도에 위임하고 관리·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전액 국가에서 부담한다는 계획으로, 향후 국가 차원의 전략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라산국립공원과 중산간(해발 200∼600m), 해양을 잇는 새로운 형태의 국립공원이 탄생하면 자연환경 보전과 이용은 물론 경제·관광·사회·문화 등 지역사회 전반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지만 사유재산권 행사를 우려하는 토지주 등과의 갈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 드론으로 본 한라산 눈으로 담기 벅찬 감동, 제주의 6色비경 ▼

한라산국립공원은 계절에 따라, 기후에 따라 풍경이 다양하게 변한다. 구상나무 숲이 눈으로 덮인 형상, 잿빛 백록담 화구벽이 하얗게 변한 상고대 등은 육지의 산에서 볼 수 없는 색다른 장관이다. 산정화구호에 물이 찬 사라오름, 주상절리와 기묘한 바위로 이뤄진 영실, 갈기갈기 찢어진 듯 여러 골짜기로 형성된 아흔아홉골, 끊어질 듯 이어지는 어리목계곡 등은 한라산국립공원 비경 가운데 최고로 꼽힌다. 탐방로를 걸으면서 이런 명소를 볼 때와 달리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장엄한 모습이 새롭게 다가온다. 한라산국립공원 비경을 기자가 직접 드론으로 담았다.
-백록담만수

장마철 집중호우나 태풍 등으로 1000㎜ 이상 비가 한꺼번에 내렸을 때 한라산 백록담은 만수의 장관이 드러난다. 보름가량 사이에 담수 상당량이 새나가기 때문에 만수 풍경은 오래가지 않는다.
-영실

영실 기암괴석과 오백나한(명승 제84호)은 제주의 빼어난 경관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경승지이다. 영실은 신령들이 사는 집, 골짜기라는 뜻이다. 봄에는 화사한 꽃, 여름에는 울창한 녹음, 가을에는 형형색색의 단풍, 겨울에는 기이한 형상의 눈꽃세상을 보여준다.

-사라오름

한라산 성판악 탐방로에 있는 사라오름은 등산객이 즐겨 찾는 화구호다. 비가 내릴 때 물이 고였다가 3, 4일이 지나면 붉은 화산탄 바닥을 드러낸다. 물이 가득 찼을 때 화구호 내 탐방로를 걸으면 마치 물 위를 걷는 것처럼 보인다. 안개가 밀려올 때는 신비함이 배가된다.
-아흔아홉골

아흔아홉골은 굽이굽이 흘러가는 산줄기가 겹겹이 쌓인 모습이다. 조면암 질 용암이 분출한 이후 격한 풍화작용을 거치면서 독특한 지형을 한 것이다.
하늘에서 보면 한라산 정기가 아흔아홉골을 따라 제주시내로 흘러 내려가는 듯하다.

-고수목마

제주의 말은 울창한 숲을 배경으로 새로 돋아난 풀을 뜯으며 한가로운 목가적 풍경을 보여준다. 제주의 대표적인 절경을 일컫는 ‘영주 10경’ 가운데 하나인 고수목마(古藪牧馬)이다. 국립공원 지정 이전 여름철에 백록담 근처까지 소나 말을 풀어놓았던 상산 방목의 문화가 있었다.
-어리목계곡

한라산 동어리목골과 남어리목골이 합쳐져 어승생악 옆으로 이어지는 어리목계곡은 흔히 ‘Y계곡’으로 불린다. 백록담 서북벽과 장구목, 민대가리동산 등에서 내린 물이 어리목계곡으로 모아져 어승생수원지로 흘러 들어가는 귀중한 수원이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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