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10% ‘누구나집’ 1만채…민주당이 주택 공급을? 옥상옥 우려

황재성 기자

입력 2021-06-10 12:19:00 수정 2021-06-10 13:4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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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누구나집 5.0 및 누구나주택보증 시스템 도입방안 세미나’에 참석해 서철모 화성시장(오른쪽)과 대화하고 있다. 2021.06.01.사진공동취재단/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집값의 10%만 내면 살 수 있는 주택(‘누구나집’)을 인천 검단과 경기 안산, 화성, 의왕, 파주, 시흥 등에서 1만여 채를 공급하기로 했다. 또 양주 파주 평택 화성 등 2기 수도권 신도시 일부 지역의 유휴용지를 주택용으로 바꿔 5800여 채를 추가로 짓기로 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과 국무조정실, 서울시의회 등에 각각 주택 공급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매월 2차례씩 공급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대선 국면이 본격화되면서 부동산 정책이 핵심 관건이라는 판단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주무기관인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공급대책의 남발을 우려해 사전조율에 나서기로 한 상태에서 민주당이 과속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이 주도해 추진한 부동산 관련 대책이 제대로 된 성과는 내지 못한 채 시장혼란만 부추기고 있어 또 다른 논란의 불씨만 제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 집값 10%만 내고 사는 집 1만 채 공급
김진표(왼쪽 세번째)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위 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추가 공급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부동산특위는 분양가의 6~16%만 내면 입주할 수 있는 ‘누구나집’ 주택 1만785가구의 시범사업지로 인천 등 6개 지역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2021.6.10/뉴스1 © News1
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는 오늘(10일) 이런 내용을 담은 ‘서민·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을 위한 수도권 주택 공급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누구나집’ 프로젝트 후보지 선정이다. 누구나집은 송영길 대표가 과거 인천시장 재직 당시 추진해온 것으로, 무주택자와 청년, 신혼부부 등이 대상이다. 집값의 6~16%를 내면 입주한 뒤 10년 동안 시세의 80% 수준의 임대료를 내며 살다가 10년 뒤에는 입주 때 확정된 집값으로 분양받는 주택이다. 분양 후 발생하는 시세차익은 사업주와 입주자가 공유할 수 있다.

후보지로는 인천 검단(4225채)과 경기 안산 반월(500채), 화성 능동(899채), 의왕 초평(951채), 파주 운정(910채), 시흥 시화(3300채) 등 6곳이 선정됐다. 민주당은 연내 사업자를 선정하고, 이르면 내년 초부터 분양을 시작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2기 신도시인 화성 동탄2(1350채)와 양주 회천(1000채) 파주 운정3(1700채) 평택 고덕(1750채) 내 유보용지 중 3분의 1가량을 주택용지로 활용해 약 5800채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 주택 가운데 일부에 대한 사전청약은 내년 중 진행하고, 2023년 이후 착공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또 이달 말에는 서울시를 중심으로 도심의 저층 주거밀집지역를 고밀도로 복합개발하는 사업지의 추가 후보지도 공개하기로 했다.

● 민주당 주도의 공급방안…옥상옥 우려도
민주당은 앞으로도 공급 대책을 당이 주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당과 정부-서울시의회에 각각 공급 TF를 설치, 운영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민주당에는 부동산특별위원회 해체하는 대신 전담 TF를 상설 조직으로 만들기로 했다. 중앙정부에는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이 주재하는 TF를, 민주당이 다수당인 서울시의회에도 TF를 각각 구성해 운영하게 할 계획이다.

이후 세 TF가 정기적으로 만나 주택공급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또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공급 프로그램을 매월 두 차례씩 발표하기로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토교통부-서울특별시 주택정책 협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노형욱 국토부 장관. 2021.6.9/뉴스1 (서울=뉴스1)
하지만 이런 민주당의 계획은 국토부나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사업들과 충돌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국토부는 이미 매주 수요일마다 ‘위클리 주택공급 브리핑’을 통해 각종 공급대책을 통해 예고했던 사업들의 후속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서울시도 수요일마다 재개발 활성화 등을 염두에 둔 주택 정책을 내놓고 있다.

게다가 국토부와 서울시는 두 기관의 공급방안이 충돌할 것을 우려해 어제(9일) 주택 정책 전반에 대해 포괄적으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또 두 기관은 이달 중 사전검토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구체적인 협력방안도 마련한 상태다. 민주당 주도의 공급방안이 자칫 ‘옥상옥’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세제 완화방안 등 내놓는 대책마다 논란
동아일보 DB
민주당이 ‘4·7보궐선거’ 이후 추진하는 각종 부동산 관련 대책이 논란만 불러일으킨 채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민주당 부동산특위는 공급방안 이전에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양도소득세 완화 방안을 추진했지만 당내 이견에 발목이 잡혀 두 달 넘게 최종안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또 다주택자가 대부분인 민간임대주택사업자를 압박해 매물을 늘리겠다는 생각으로 ‘민간임대사업 등록제’ 폐지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가 해당사업자 반발에 주춤한 상태다.

LH 직원 땅 투기 의혹 제기 이후 불거진 일부 여당의원의 부동산 투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소속 의원 12명에 대해 탈당 유구와 출당 처분을 내렸다가 당사자들의 극심한 반발만 불러 일으켰다.

결국 민주당이 추진한 대책마다 목적한 성과를 내지는 못한 채 논란을 일으키고, 부동산시장의 불안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간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행정부가 할 일을 입법기관이 간섭하는 모양새인 데다,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부동산문제를 전문성이 떨어지는 민주당이 쥐락펴락하는 셈이어서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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