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공공택지 3곳 10만호 확정…부동산 시장 안정될까

황재성 기자

입력 2021-02-24 13:06 수정 2021-02-2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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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경기 광명시 가학산에서바라 본 6번째 3기 신도시 예정지인 경기 시흥시 과림동 일대. 뉴시스

정부가 4일 발표한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 방안(2·4대책)’을 통해 예고했던 신규 택지 공급 물량이 20일 만인 24일 1차로 공개됐다. 경기 광명·시흥과 부산, 광주 등 3곳에서 모두 10만1000채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정부는 나머지 15만 채 공급을 위한 신규 택지도 4월 중에는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또 서울 도심의 고밀 개발을 통해 공급하기로 한 사업물량도 이르면 7월 중 1차로 선정하기로 했다. 지방자치단체와 디벨로퍼 등으로부터 선제안 받은 입지 중에서 주민 참여의사가 있는 일부 후보지는 3월 중에도 공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후속 조치에 대한 속도를 높여 2·4대책에 대한 강력한 실현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게 정부의 숨겨진 의도다. 실제로 시장에선 2·4대책 발표 당시 정부가 구체적인 사업 입지를 공개하지 못하면서 제기됐던 대책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이날 1차 신규 택지 공개로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반응이 많다.

다만 광명·시흥지구는 2·4 대책 발표 이전부터 신도시 ‘0순위’ 후보지로 예상됐던 곳이고, 부산, 광주는 규모가 크지 않은 택지지구이다. 언제든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카드’였다는 뜻이다. 2.4대책에서 83만 6000채를 공급하겠다며 밝힌 정부의 계획에 대해 쏟아져 나온 ‘뻥튀기 논란’을 완전히 잠재우기에는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4월에 치러질 4·7보궐선거를 염두에 둔 정치적 의도가 있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 광명·시흥, 포스트코로나 대비 명품도시

윤성원 국토교통부 1차관은 이날 발표에서 “1차로 추진되는 3곳은 국제설계공모 등을 통해 명품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1차 물량에서 면적 규모와 공급 물량 측면에 단연 두드러진 광명·시흥지구에 대해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는 세계적인 명품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광명·시흥지구(1271만㎡)는 면적 기준으로 지금까지 수도권에 조성된 1·2기 신도시를 모두 합쳐 6번째에 해당하는 큰 규모다. 국토부에 따르면 2기 신도시인 동탄2가 2400만㎡로 가장 크고, 분당(1960만㎡) 파주운정(1660만㎡) 일산(1570만㎡) 고덕국제화(1340만㎡) 등이 뒤를 잇는다. 3기 신도시 가운데에선 단연 크고, 서울 여의도(380만㎡)의 4.3배 크기다.

국토부가 이곳의 공급 주택수를 7만 채로 정한 것을 고려할 때 비교 대상은 고덕국제화신도시(5만7200채)보다는 일산신도시다. 일산신도시는 1990년부터 1995년까지 6년에 걸쳐 15만 7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6만 9000채의 주택이 조성됐다.

광명·시흥지구는 2·4대책 발표 전부터 신도시 후보지 ‘0순위’로 꼽혔다. 2010년 보금자리주택예정지구로 지정됐다가 사업이 지지부진해지자 2015년 지구 지정이 해제됐지만 이후 특별관리지역으로 보존돼 왔기 때문이다. 또 경기도와 광명시, 시흥시, LH, 경기도시공사 등이 테크노밸리 등을 조성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해와 개발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 분류됐다. 다만 사업이 지체되는 과정에서 당초 9만 8000채를 공급할 수 있었던 택지에 물류시설, 산업단지, 공공주택단지 등이 들어서고, 면적은 7만 채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서울과의 접근성도 광명·시흥지구의 유력 후보설에 힘을 실어줬다. 여의도에서 12km 거리로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안쪽에 위치한데다 서울에서 직선거리로 1km 정도 떨어져 서울의 주택 수요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입지를 갖췄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이곳을 서울 서남권 발전을 주도하는 거정도시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여의도 면적의 1.3배 규모의 공원과 녹지를 조성하고, 다기능 주택과 헬스케어 등이 가능한 스마트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서울 도심까지 20분대에 접근이 가능하도록 철도 중심의 대중교통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하철 1·2호선 환승역인 신도림역과 KTX광명역이나 신안선 학은역 등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경전철이 건설된다. 이를 통해 지하철 1·2·7호선과 신안선, 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을 모두 연결한다는 게 국토부의 구상이다.

● 광주·부산, 일자리 연계형 대단지 아파트 지구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국토부는 부산대저지구와 광주산정지구는 ‘일자리’와 연계한 중규모 택지지구로 조성하기로 했다.

우선 부산대저지구에는 연구개발 특구의 배후주거지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청년창업주택 등을 집중 공급하기로 했다. 연구개발 특구는 조선·해양·항만 등 부산이 가지고 있는 해양산업 관련 인프라와 부산대, 한국해양대 등 조선해양 분야 대학과 연구소가 집중된 곳이다.

쾌적하고 편리한 주거 환경을 위해 62만㎡ 규모의 공원 녹지와 생활권별로 공원과 연계한 생활SOC 등을 배치하기로 했다 부산김해경전철 역사와 강서선 트램 정거장 등이 신설되고, 대저로 및 평가로 확장 공사도 진행한다.

광주산정지구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과 연계해 인근에 위치한 빛그린산단 등의 근로자용주거 공급과 청년 창업 플랫폼 제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빛그린산단은 광주 광산구와 함평군 일대에 위치한 407만㎡ 규모의 국가산업단지이다. 이곳에는 광산업, 디지털정보가전, 자동차, 첨단부품소재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 등이 밀집돼 있다.

국토부는 광주산정지구에 자연친화적 주거단지와 함께 38만㎡ 규모의 공원 녹지, 에듀파크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원활한 교통을 위해 도심 연결 도로를 신설하고 손재로 등 기존도로도 확장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송정역, 도시철도 1·2호선 등 주요 환승 거점을 연결하는 버스 연계 체계도 구축한다.

● 도심 고밀 개발 후보지도 7월 중 공개
정부는 이날 발표에서 17일 개소한 3080+ 통합지원센터를 통해 사업컨설팅 등 초기 사업 검토를 적극 지원하고, 지자체 디벨로퍼 등이 제안한 입지 가운데 주민 참여의사가 있는 후보지를 3월 중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5월 중에는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등 주요 사업에 대한 선도사업 후보지 1차 통합 공모를 실시하고, 공모 받은 후보지 등은 관할 지자체와 협의를 거쳐 7월 1차 후보지를 확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공급계획물량·13만600채)에 대한 사업설명회와 컨설팅을 23일 시작했고,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19만 6000채)과 소규모 재개발(11만 채)은 다음달 2일, 도시 재생(3만 채)은 4월부터 각각 착수하기로 했다.

새로운 주거플랫폼을 통해 지역 균형 발전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주거뉴딜’은 사업추진 방안 마련, 관계기관 협의 등을 거쳐 상반기 중에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하기로 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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