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팀목 전세대출 5년來 3.7배↑…“갭투자·집값상승 원인”

뉴스1

입력 2020-09-29 06:16 수정 2020-09-29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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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8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5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8월(지난해 말~8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5.9% 상승했다. 이는 2015년(16.96% 상승) 이후 연간 상승률을 뛰어넘은 수치다. 사진은 18일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2020.9.18 © News1

정부의 버팀목 전세자금대출(버팀목 대출)이 5년 만에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보증금과 집값의 차이를 이용한 갭투자뿐만 아니라 급등하는 아파트값 탓에 아예 전세로 눌러앉은 수요도 늘었다는 분석이다.

버팀목 대출은 주택도시기금을 통해 전세보증금을 지원하는 상품이다. 부부합산 연소득 5000만원 이하, 순자산가액 2억8800만원 이하의 무주택 가구를 대상으로, 수도권은 최대 1억2000만원, 지방은 8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최장 10년, 최저 연 1.8%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어 선호도가 높다.

29일 국토교통부가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던 버팀목 대출은 문재인 정부 이후 급격히 증가했다. 2015년 4조4043억원 수준이었던 버팀목 대출은 2016년(4조6980억원)까지 3000억원가량 늘었다가 2017년 6조6151억원, 2018년 9조7301억원, 2019년 16조2146억원으로 최소 3조원에서 최대 9조원대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2015년과 2019년의 대출액을 비교하면 5년 만에 3.7배나 급증했다.

버팀목 대출액 증가 원인은 전세대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2015년 10만9360건, 2016년 10만6016건을 기록한 대출건수는 2017년 12만8419건, 2018년 15만7809건, 2019년 23만2건으로 집계됐다. 5년 만에 전세대출 건수가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중 전세금 대비 대출비율이 60~70%인 고액대출 건수는 2015년 5만422건, 2016년 5만2055건 등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2017년엔 6만7934건을 기록했다. 이어 2018년 60% 이상 대출건수는 9만9955건, 2019년17만1192건을 나타냈다. 5년 만에 고액대출 비중이 3배 넘게 급증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2017년 이후 3년간 전세자금대출이 매년 최저 2조원에서 최대 10조원 가까이 급증한 것은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자금대출을 활용한 갭투자도 원인을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은 과거보다 순수전세 비중이 뚜렷하게 늘어났다”며 “서울집값 상승이 가팔라지자 몇 년간 임대보증금을 높인 갭투자의 수요가 늘어간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저금리 기조로 임대수익이 해마다 떨어졌지만 서울 전세거래가 2017년 21만5016건, 2018년 24만650건, 2019년 25만9798건으로 매년 1만건에서 3만건 이상 늘어난 점이 이를 증명한다는 설명이다. 전세물량이 3년간 4만4783건(17%)이나 늘어난 셈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값 상승이 전세보증금 인상에 영향을 끼친 것도 있다. 2016년 6만4741건의 아파트 전세대출액은 3조1946억원이지만 2019년 10만3244건의 대출액은 7조2060억원에 달한다. 단순계산이지만 대출건수가 37.2% 늘어난 것에 비해 대출액은 56% 증가해 전세보증금의 인상폭이 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집값 급등으로 전세에서 내집마련 기회를 놓친 무주택 가구가 보증금을 늘린 재계약을 하며 기존 전셋집에 눌러앉은 것도 원인으로 손꼽힌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 향방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거주 수요자들이 전세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버팀목 대출 등 기금 대출 이자가 저렴한 것도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박상혁 의원은 “전세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주거를 위한 비용부담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라며 “갭투자와 같은 투기수요는 철저히 가려내되, 효율적인 정책금융은 물론 신속한 주택공급과 공공임대 주택 확대를 통해 주거안정이 절실한 무주택자를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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