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래퍼 4억·리센츠 3억 ‘뚝’…文, ‘집값 원상회복’ 경고 통했나

뉴스1

입력 2020-01-21 06:22 수정 2020-01-21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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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0년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대통령이 직접 나서 ‘투기와의 전쟁, 집값 원상회복’을 언급하는 등 강남 아파트 규제 의지를 재차 강조하면서 부담을 느낀 집주인들이 매물을 하나둘 내놓는 것 같습니다. 대책 전보다 수억원 낮은 급매물이 나와도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 매수자들은 관망하는 분위기입니다.”(서울 서초구 A 공인)

정부의 고강도 세금·대출 규제인 12·16 부동산대책의 여파로 서울 강남권 재건축에 이어 일반 아파트에서도 급매물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대책 전 실거래가보다 최대 4억원 이상 저렴한 급매물이 나와도 매수자들이 관망하면서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21일 강남권 중개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대장주인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에서 전용면적 84㎡ 주택형(로열층 기준)이 최근 27억원에 급매물로 나오고 있다. 직전 실거래가 대비 4억원, 호가 기준으로는 그 이상 떨어진 값이다. 해당 주택형은 지난해 10월 31억원(20층)에 최고가 거래된 뒤 호가는 더 올랐었다.

인근 반포 리체 아파트에서도 전용 84㎡ 주택형이 24억원 중후반대에 급매물로 나왔다. 해당 주택형은 대책 직전 25억5000만원에 최고가 거래된 뒤 호가가 27억원까지 올랐었다.

송파구에서도 급매물이 등장했다. 잠실동 리센츠 아파트 전용 84㎡는 대책 전인 11월 21억원(18층)에 최고가 거래된 뒤 호가가 22억원 이상까지 올랐으나, 지난주부터 18억5000만~19억원대에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강남권에서는 대책이 발표된 뒤 재건축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나왔었다. 일반 아파트는 호가를 조금씩 낮춘 단지들이 보이긴 했지만, 두드러지는 급매물은 보이지 않았다. 이후 재건축 하락세가 지속하고 정부의 규제 기조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지난주부터 일반 아파트에서도 급매물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아파트 전경.© News1
문재인 대통령은 연초 신년사에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고, 연이어 지난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일부 지역의 급격한 가격상승은 원상회복해야 한다”며 강남권을 겨냥해 추가 규제를 예고했다. 이어 정부는 고가 아파트 소유자의 전세대출 마저 금지하며 투기수요의 돈줄을 차단했다.

재건축 역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는 이달 초 대책 전보다 3억원가량 떨어진 19억원 중반에서 한동안 버티다 지난주부터 18억원 후반대 급매물이 나와 19억원 지지선이 무너졌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전용 84㎡가 지난달 말 대책 전보다 2억원 이상 낮은 22억원에 급매물이 나온 뒤, 호가를 유지하다 지난주부터 21억5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이들 급매물 영향은 집값 통계에도 반영돼 고공 행진하던 서울 집값 상승세가 빠르게 둔화하는 모습이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지난주 0.04%를 기록해 전주(0.07%) 대비 절반가량 줄었다. 특히 강남4구(0.04%→0.01%)의 상승세 둔화 속도가 빨랐다. 서초구는 보합(0)을 기록해 지난해 6월 셋째 주 이후 30주 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를 멈췄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 기조에 급매물이 나오더라도 매수세는 회복되지 않는 분위기”라며 “보통 매도·매수자들은 설 연휴 가족들과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결정을 내리게 되는데, 이때 집값의 방향성이 보다 명확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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