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집값 20% 내리자 팔렸다…바닥 다졌나?

뉴스1

입력 2020-06-04 10:07 수정 2020-06-0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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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 5단지 모습.© News1 황기선 기자

 은마아파트, 잠실주공5단지 등 한동안 거래가 끊겼던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 최근 거래 신고가 잇따르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로 지난해 고점 대비 최대 20%가량 값을 낮춘 급매물 거래로, 일각에선 이번 급매물 소진으로 집값이 바닥을 다진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표 재건축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지난 한 달간 15건 거래 신고(6월3일 기준)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거래가 신고기한이 계약 후 30일이어서 거래량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은마아파트 거래량은 고가 주택을 겨냥한 세금·대출 규제인 12·16 부동산대책과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여파로 지난 3월 단 2건에 그치며 거래절벽이 심화하는 듯했으나, 4월 8건으로 반등한 뒤 지난달 15건으로 2배가량 더 늘었다.

은마아파트와 함께 강남 아파트 시세 바로미터로 꼽히는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도 규제와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3월 5건이 거래되며 주춤하는 듯했으나, 4월 8건으로 거래량이 반등한 뒤 5월 거래량도 집계 중반인 현재 이미 7건이 신고됐다.

전문가들은 집값 하락기에 값을 낮춘 저가 급매물과 절세용 매물이 소진되면서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4~5월 서울 아파트값 하락세가 지속되자 조급해진 집주인들이 호가를 거듭 낮추면서 지난해 고점 대비 수억원 저렴한 급매물들이 등장했다. 또 주택 보유세 과세 기준일(6월 1일)을 피해 5월 말 잔금 조건으로 절세용 급매물이 나오자 매수 타이밍을 기다리던 매수자들이 이를 거둬들였다.

실제 4~5월 신고된 잠실5단지 전용면적 82㎡ 거래 건을 보면 실거래가가 19억원 후반대에서 20억 초반대로 지난해 12월 고점(24억3400만원) 대비 약 17%~20% 떨어진 값에 거래된 것으로 조사됐다.

은마아파트 전용 84㎡도 4~5월 19억원대에서 20억원대 사이에 주로 거래돼, 12월 고점(23억5000만원)과 비교해 15%~19% 떨어진 값에 거래가 성사됐다.

다량의 급매물이 소진되자 일각에선 강남권을 중심으로 하락세를 지속하던 집값이 바닥을 다지고 반등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강남구 아파트값 변동률은 지난주 -0.08%로 전주(-0.13%) 대비 하락 폭이 줄었고, 송파구도 -0.07%에서 -0.04%로 낙폭이 축소됐다. 민간 조사기관인 부동산114 통계에서도 강남구(-0.06%→-0.03%)는 낙폭을 줄였고, 송파구(+0.02%)는 상승 전환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급매물 소진 이후 추격매수가 끊긴 데다 코로나19에 의한 경기침체가 아직 본격화하지 않은 만큼 급매물 소진으로 집값 하락세가 둔화할 순 있으나, 단기간 반등할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급매물이 소진된 일부 지역 위주로 하락 폭이 소폭 축소됐으나, 경제성장률 전망 악화, 실업급여 증가 등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돼 집값이 반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1.3%로 뒷걸음질 쳤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지난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한 2분기 성장률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노동부 조사에서 4월 실업급여 지급액은 9933억으로 1조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거래됐지만,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도 상존하고 있어 추격 매수세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며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도 여전해 주택시장 분위기가 급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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