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셋값 47주째 올라…‘트리플’ 상승세에 전세대란 오나

뉴시스

입력 2020-06-03 07:18 수정 2020-06-03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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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장기화·보유세 부담 강화·청약 대기 수요 증가 전셋값 '꿈틀'
집값 상승 기대 심리 '뚝'…은행 이자 수익보다 나은 월세 전환 확산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아파트 매매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과 달리 전세시장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사실상 제로금리에 가까운 저금리 장기화와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보유세 부담 강화, 청약 대기수요 증가 등으로 전세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전셋값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7월 첫째 주 이후 47주째 오름세를 이어가는 등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 주택 임대시장에서 전세 거래량은 줄어들고 있지만 전셋값은 꾸준한 오름세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전월세 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672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 1만3274건과 비교하면 두 달여 만에 절반 가까이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8853건)과 비교하면 2000여건 감소했다.

반면 전셋값은 지난해 7월 이후 47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지난달 넷째주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02% 상승했다.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이 0.07%로 지난주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서울은 0.02% 올라 지난주와 같은 상승률을 보였지만, 인천(0.10%)·경기(0.12%)권은 지난주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수도권 전체적으로도 0.08%의 전셋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은 도심 접근성이 양호한 역세권과 학군이 양호한 지역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용산구(0.08%)를 비롯해 강북구(0.06%), 마포구(0.04%), 강동구(0.04%), 서초구(0.01%) 등을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상승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전용면적 59.96㎡)는 지난달 14일 12억60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성사됐다. 지난 2월 10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3개월 새 1억8000만원이 상승했다. 여의도 ‘롯데캐슬 엠파이어’(전용면적 156.66㎡)는 지난해 12월 10억원에 거래됐지만 이달 20일에는 2억원이 오른 12억원에 계약됐다.

전셋값의 꾸준한 상승은 정부의 잇단 규제정책과 코로나19 여파로 집값 향방을 가늠할 수 없게 되자 매매 대신 전세 연장을 선택하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또 당첨만 되면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청약 대기 수요까지 전세시장에 몰리고 있다.

특히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낮고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집주인들의 월세 전환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전세 대신 월세·반전세로 전환하는 집주인들이 늘면서 주택시장에서 전세 물건이 줄고, 덩달아 전셋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전망이다.

주택시장에서는 전세시장이 월세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전세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세입자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주택 임대시장 안정을 위해 ‘전월세 신고제’를 비롯해 전세금을 인상률을 최대 5% 제한하는 ‘전월세 상한제’와 임대차 계약이 만료됐을 때 임차인이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 추진을 고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전셋값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의 잇단 규제와 코로나19 등으로 매매시장의 약세가 임대시장의 수요를 유지시키고 있다”며 “시세차익을 노리는 청약 대기 수요가 임대시장에 머무르는 것도 전셋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함 랩장은 “저금리 상황에서 은행 이자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전세보다 월세를 전환하는 집주인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당분간 전셋값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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