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에 덩달아 오르는 전월세…1년새 4~5억 더 오른 곳도

이새샘기자, 정순구기자

입력 2020-06-01 17:17 수정 2020-06-0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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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최근 2, 3년 간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서울 집값이 크게 오르며 전세 가격까지 덩달아 오르고 있다. 여기에 2018년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뷰신반포(595채), 송파구 헬리오시티(9510채) 등 신축아파트가 대거 공급될 당시 전세계약을 한 세입자의 재계약 시점까지 다가오고 있다. 재건축 이주, 청약 대기수요 등이 겹치며 하반기(7~12월) 전세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1일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2018년 5월 입주한 아크로리버뷰신반포의 경우, 당시 전세 10~11억 원 선에 거래됐던 전용 78㎡이 15억 원 대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은 워낙 전세가 많이 올라 대부분 보증금을 그대로 올려 내기 보다 월세를 일부 끼고 재계약을 한다”며 “매물 자체도 많이 없어 손바뀜도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최근 입주한 단지 뿐 아니라 학군이 형성돼 있는 지역 중심으로 강남권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치역 인근 ‘학군 1번지’로 꼽히는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는 전용 84㎡ 전세 호가가 15억5000만 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지난해 자율형사립고 폐지 방침이 전해진 이후인 9월경 13억5000만 원 선에 거래됐던 것을 감안하면 6개월 사이 2억 원 가까이 올랐다.

서울 송파구 20평대 아파트에 사는 박모 씨(34)는 최근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전세 재계약 여부를 묻는 전화를 받고 고민에 빠졌다. 입주할 당시만 해도 6억 원 대였던 보증금이 2억 원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박 씨는 “아이 어린이집 때문에 멀리 이사하기도 힘들고 주변도 다 그만큼씩 올라 대출을 받거나 월세를 조금 더 내는 반전세로 재계약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전세가 너무 많이 올라 당황스럽다”고 했다.

실제로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4구의 전월세 거래 중 월세(반전세 포함)의 비중이 2018년 1~5월 30.7%였는데 올해 1~5월에는 39.7%로 늘어났다. 단순히 전세가격만 오르는 것이 아니라 월세로 전환되는 사례도 많다는 것이다.

2019년 초 입주했던 강남구 개포래미안블레스티지는 입주 당시 4~5억 원 선이었던 전용 49㎡ 전세 가격이 8억 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는 “아직 재계약 시점이 다가오지 않아 전세 매물 자체가 없다고 보면 된다”며 “월세 매물을 찾는 것이 그나마 빠른 것”이라고 전했다. 2018년 12월 입주한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는 전용 84㎡ 전세 시세가 실거래 기준으로는 8~9억 원, 호가 기준으로는 10억 원 대에 형성돼 있다. 입주 당시만 해도 6~7억 원에 전세 입주가 가능했던 매물이었지만 현재 3억 원 정도가 올랐다.

문제는 앞으로 정부의 고분양가 관리, 대출 규제에 저금리 등이 겹치며 전세가격이 오를 요인이 더 많다는 점이다. 특히 강남권의 경우 3000여 채 규모 서초구 신반포4지구재건축 이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데다 강동구 둔촌주공의 분양이 지연되며 전세로 눌러앉으려는 대기수요는 줄지 않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 규제로 매매시장이 주춤하면서 기존의 매매수요가 대기수요로 전환되고 있다”며 “정부가 전월세 관련 규제를 한다 하더라도 올해 안에 본격적인 시행이 어렵기 때문에 하반기 전세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iamsam@donga.com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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