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집값 급등했는데 “안정적”이라는 국토부

김호경 기자 , 유원모 기자

입력 2019-11-11 03:00 수정 2019-11-11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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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비쌌던 작년 11월 기준삼아 “서울 집값 32주 연속 하락” 부각
文정부 출범후 2년 6개월 동안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 44% 껑충
전문가 “올 하락세는 급등따른 조정”… 지방 집값은 계속 하락 시장 양극화





국토교통부가 10일 ‘국토교통부 2년 반 중간평가와 새로운 출발’이라는 자료를 내고 “8·2대책, 9·13대책 등 국지적 과열에 대응한 결과 전국 주택가격은 예년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 중”이라며 “주택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 중”이라고 자평했다.

서울 집값 상승을 체감하고 있는 실수요자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이후 서울 집값이 실제로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이 집계하는 서울의 주택종합 매매가격지수는 2017년 5월 97.8에서 계속 올라 지난해 11월 역대 최고치인 106.8을 기록했다. 주택종합 매매가격지수는 2017년 11월 가격을 100으로 놓고 가격 변동 추이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 지수는 올해 5월 105.9까지 떨어졌다가 정부가 7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예고한 이후 8월부터 다시 올라 10월 지수는 106.7로 역대 최고치에 근접했다.

국토부는 자료에서 “과열 양상을 보이던 서울 주택가격은 지난해 11월 둘째 주부터 32주 연속 하락했다”고 밝혔다. 주택 가격이 가장 비쌌던 지난해 11월 이후 최근 1년 치 통계치를 근거로 주택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평가한 셈이다.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에서 최고가를 경신한 아파트들이 속속 나오면서 실수요자가 체감하는 집값 상승세는 더욱 가파르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아크로리버파크아파트’ 전용면적 84m²의 실거래가는 2017년 5월 21억5000만 원에서 지난달 34억 원으로 12억5000만 원(58.1%) 올랐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의 ‘마포래미안푸르지오’도 올해 8월 전용면적 84m²가 16억6000만 원에 팔려 2017년 5월(9억4000만 원)보다 76.6%나 올랐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 가격은 2017년 5월 6억635만 원에서 지난달 8억7525만 원으로 44% 올랐다.

서울 및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집값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계속 떨어지고 있다. 지방의 주택종합 매매가격지수는 2017년 5월 100.2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달 94에 머물렀다. 서울 집값은 급등하고 지방 집값은 침체되는 등 부동산 시장이 양극화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많다.

국토부는 최근 1년간 서울 집값이 안정되고 있는 데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지난 정부의 규제 완화와 주택경기 부양책으로 2014∼2018년 과열 양상을 보인 서울 집값이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올해 하락하는 등 안정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서울의 연도별 아파트가격 상승률이 2017년 4.69%, 2018년 8.03%에서 올해는 10월까지의 상승률이 ―0.81%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지난 2년 반 동안 굵직한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집값이 급등했다고 보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올해 서울 집값 상승률이 하락세로 나온 건 지난해 가격이 워낙 급등한 데 따른 조정 국면으로 봐야 한다”며 “정부가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향후 공급 축소가 우려됨에 따라 집값이 들썩였다”고 말했다.

김호경 kimhk@donga.com·유원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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